한국영화 첫 르네상스' 6~70년대 영화 대거 발굴
[EBS 뉴스]
1960년대는 연간 100편이 넘는 한국영화가 제작돼서 한국영화의 첫 번째 르네상스 시기로 불리는데요.
유실됐던 60년대, 70년대 영화 필름이 대거 발굴돼 디지털로 복원되게 됐습니다.
황대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정진우 감독이 연출한 영화 '배신'.
한국영화의 틀을 깨는 영상미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지만, 시나리오조차 남아있지 않는데, 이번에 필름이 발굴됐습니다.
이 작품을 계기로 세기의 커플로 발전했던 엄앵란, 신성일 배우의 모습도 디지털로 복원됐습니다.
인터뷰: 정진우 감독 / 영화 '배신' (1964)
"(신성일이) 늦었어. 한 11시 돼서 왔어. 내가 화가 치밀어서 '야, (강물) 중간에서부터 헤엄치고 와' 그러니까 어리둥절하지. 도대체 그런 장면이 없는데 그래서 (신성일이) 헤엄을 쳤어. 그 추운 날. 옆에다가 이제 엄앵란 씨가 모닥불을 피워줬어."
당시의 시대상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들도 발굴됐습니다.
홀어머니가 아이를 떠나보내는 영화, '어머니의 힘'은 분단이 고착화되는 현실과 맞물려 많은 관객의 눈물을 자아냈습니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고 김수용 감독의 영화 '석녀'는 이혼녀를 가정 파괴의 주범으로 비난하던 세태와 달리, 여성의 주체성을 강조합니다.
"내 배는 지금 돌밭이에요. 자갈밭이에요. 아무것도 심을 수가 없어요."
"당신이란 남자는 글렀어요. 지금 그 밭을 경작할 사람은 내 옆에는 없어요."
한국영상자료원은 KBS 수원센터가 소장하던 필름 가운데서 88편의 극영화 방영본 필름을 발굴했습니다.
이 가운데는 유실됐던 작품 16편과 불완전판으로 보유하던 작품 19편이 포함됐습니다.
특히 한국영화가 한 해 200편 넘게 제작되며 첫 번째 르네상스 시기를 맞이한 1960년대 작품들이 많습니다.
인터뷰: 김종원 영화사학자
"수적인 풍요로움 뒷면에 풍성한 수확을 거뒀다라는 것을 입증하는 하나의 객관적인 자료가 될 것입니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오는 6월 다섯 작품을 시작으로, 발굴된 작품 88편 전체를 디지털로 복원해 공개할 예정입니다.
EBS 뉴스 황대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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