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FA, 두 번 다 사인&트레이드···김민성, LG 떠나 14년 만에 롯데 컴백
자유계약선수(FA) 김민성(36)이 롯데로 이적했다. 한 번 되기도 쉽지만은 않은 FA 자격을 두 번이나 달성했는데 두 번 다 사인 앤 트레이드로 어렵게 이적했다.
김민성은 26일 LG와 2+1년 최대 9억원(계약금 2억원, 연봉 5억원, 옵션 2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동시에 롯데로 트레이드 됐다. 롯데 내야수 김민수가 LG로 이동하는 1대1 트레이드다. 원소속구단 LG와 잔류를 전제로 협상해왔으나 긴 시간 동안 진척이 없는 상황에서 선수가 직접 사인 앤 트레이드로 살 길을 뚫었다.
김민성은 2019년부터 LG에서 뛰었다. 내야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는 우타자로 주전 3루수로 뛰다 신예 문보경이 등장한 이래 백업 혹은 대타 자원으로 활약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두번째 FA 자격을 얻었으나 구단과 합의를 하지 못했다. 지난 12월에 LG는 ‘최종안’을 제시한 채 선수의 선택을 기다려왔으나 답을 얻지 못했고, 최근 롯데가 뒤늦게 관심을 보이면서 김민성은 사인앤트레이드 방식으로 진로를 결정했다.
김민성은 FA에 우여곡절이 많은 선수다. 데뷔후 두 번의 FA 자격을 얻은 김민성은 두 번 다 사인앤트레이드로 이적하게 됐다. 넥센에서 2018년 시즌을 마치고 첫 FA가 됐을 때도 잔류 합의를 하지 못했고 스프링캠프도 치르지 못하고 있다가 2019년 3월에야 LG로 이적할 수 있었다. 당시 넥센과 3년 총액 18억 원(계약금 3억 원, 연봉 4억 원, 인센티브 3억 원)에 계약했고, LG는 그 계약을 안고 김민성을 트레이드로 영입하면서 넥센에 현금 5억원도 더해줬다.
당시 FA 등록일수에 딱 하루가 모자라 예상보다 1년 늦게 FA 자격을 얻었고 이후 KBO를 상대로 법원에 가처분 신청까지 냈던 김민성은 두번째 FA를 앞두고도 FA 등록일수에 이틀이 모자라 첫 FA 뒤 5년이 지난 2023년 시즌을 마치고야 FA 재자격을 취득했다. 결국 돌고돌아 2007년 프로 데뷔 당시 첫 팀이었던 롯데로 돌아가게 됐다. 김민성은 2010년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에서 넥센으로 이적했었다.
롯데는 시즌을 마치고 베테랑 2루수 안치홍이 FA 계약을 통해 한화로 이적하면서 2루 주전을 비워놓은 상태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오선진을 영입했고 기존 내야수인 박승욱 등이 경쟁을 통해 주전을 가려야 하는 상황에 베테랑 내야수 김민성이 입성했다. 김민성의 ‘전공’은 3루수지만 롯데에서 내야 포지션별로 중복되는 선수가 많은 롯데에서는 2루수로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26일 기자와 통화에서 “김민성의 자리로는 2루를 생각하고 있다. 현재 김민성보다 경쟁력에서 앞서는 선수는 롯데에 없다. 무조건 잘 하는 사람이 (주전으로) 뛸 것”이라고 말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일단 경쟁력을 확인해야겠지만 이번 영입을 통해 김민성을 주전 2루수로 기용하겠다는 방침을 드러냈다. LG에서 최근 몇 년 간 잔부상이 있었던 김민성으로서는 건강하게 풀타임에 가깝게 출전할 수만 있다면 롯데행을 통해 또 야구인생을 새롭게 그려갈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할 수도 있다.
반대로 LG는 잔류를 예상했던 김민성이 이적하면서 1루(오스틴 딘)와 유격수(오지환)를 제외하면 백업까지도 신예들에게 내야를 맡기게 됐다.
김민성과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LG로 이동하는 김민수는 2017년 2차 2라운드로 롯데에 입단해 지난해까지 18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0, OPS 0.630을 기록했다. 백업 내야 유망주다. LG는 “김민수는 병역을 마쳤고, 타격에서 장점이 큰 내야수로서 핸들링이 우수하고 준수한 송구 능력을 갖고 있는 유망주로 판단했다”고 트레이드 합의 배경을 설명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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