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기소 1810일 만에 마라톤 선고…무죄에 박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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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 이후 1810일, 선고에만 4시간27분이 소요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 의혹' 1심은 무죄로 막을 내렸다.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선고기일은 26일 서울중앙지법 358호에서 이뤄졌다.
남색 정장을 입고 법정에 들어온 양 전 대법원장은 선고가 진행되기 전 의자에 기대서 눈을 감고 있거나 책상 위의 서류를 응시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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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선고 도중 이례적 휴정해
양승태, 무죄 판단 연속에 눈웃음
무죄 선고 나오자 방청객 박수도
[서울=뉴시스] 한재혁 기자 = 기소 이후 1810일, 선고에만 4시간27분이 소요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 의혹' 1심은 무죄로 막을 내렸다.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선고기일은 26일 서울중앙지법 358호에서 이뤄졌다. 약 90석에 달하는 법정은 방청객과 취재진, 사건 관계자들로 가득 찼다.
남색 정장을 입고 법정에 들어온 양 전 대법원장은 선고가 진행되기 전 의자에 기대서 눈을 감고 있거나 책상 위의 서류를 응시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오후 2시께 입정한 형사합의35-1부(부장판사 이종민·임정택·민소영) 재판부는 선고에 앞서 "이 사건은 공소장만 약 300페이지이고 판결 이유를 설명하는 데도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이런 방식으로 선고기일을 진행해도 일과 중에 선고가 마쳐질지는 미지수"라고 운을 뗐다.
선고는 약 2시간10분갸량 이어졌다. 재판장을 맡은 이종민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의 혐의를 법정 내 준비된 화면에 송출하며 판결 요지를 읽어 내려갔다.
재판부는 양 전 대법원장의 혐의마다 "범죄 혐의사실에 대한 증명이 없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 기간동안 정면만 계속 응시했다.
이날 오후 4시10분께 재판부는 선고공판에선 이례적으로 10분간 휴정을 선언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뒷짐을 진 채 일어나 다른 피고인이나 변호인과 머리를 맞대고 대화를 주고 받았다. 줄곧 무표정으로 일관하던 그는 대화를 이어가면서 이따금씩 눈웃음을 지어 보이기도 했다.
선고는 이후로 2시간 5분가량 계속 진행됐다. 판결 요지를 낭독하던 이 부장판사는 선고가 길어지자 더 빠른 속도로 내용을 읽어가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판결 요지 낭독은 오후 6시25분에 마무리됐다. 이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은 각 무죄"라며 주문까지 모두 읽었다. 무죄가 선고되는 순간 방청석에 있던 일부 방청객이 박수를 치기도 했다.
재판부는 양 전 대법원장에게 무죄 요지 공시를 할 것인지 여부를 물었다. 양 전 대법원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한 뒤 다시 한 번 눈웃음을 지으며 안내문을 전달받았다.
재판부는 "끝으로 원활한 재판절차를 위해 협력한 검사들과 변호사들, 오랜 기간 재판에 출석한 피고인들께 고생했단 말씀을 드린다"며 오후 6시27분 모든 선고 절차를 마무리 지었다.
양 전 대법원장은 함께 재판을 받았던 박 전 대법관, 고 전 대법관과 웃으며 악수를 주고 받았다. 변호인들은 양 전 대법관에게 연신 허리 굽혀 인사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aebyeo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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