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에 명문대 중퇴한 ‘이 남자’…삼성도 SK도 “제발 나랑” 구애 [방영덕의 디테일]
지난해 11월에는 그가 몸담고 있던 회사 이사회로부터 잠시 해고를 당하자 마이크로소프트(MS) 주가가 1.68%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다시 MS 합류 가능성이 제기되자 2.05% 올랐죠.
오는 26일 방한 기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등과의 면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반도체 기업들과 AI 반도체 개발 공급 대책을 논의하는 그는 다름 아닌 ‘챗GPT의 아버지’라 불리는 샘 올트먼 오픈AI의 최고경영자(CEO) 입니다.
현재 AI 반도체는 엔비디아가 점유율 80% 이상 독점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AI 열풍으로 높은 가격에도 AI반도체 품귀 현상이 빚어지자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생산이란 카드를 꺼내들고 있습니다. 올트만이 이끄는 오픈AI도 그 중 한 곳입니다.
오픈AI는 올해 거대언어모델(LLM)인 GPT-4의 주요 업그레이드를 내놓을 예정이어서 더더욱 고가의 AI 반도체가 대량으로 필요한 상태입니다.
엔비디아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국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과의 협업을 논의하려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거물’. ‘신생 AI 반도체 동맹’ 구축을 꿈꾸는 샘 올트먼이 궁금해집니다.
8살 때부터 컴퓨터를 이용해 코딩을 익힌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공학에 진심인 그는 2003년 스탠퍼드대 컴퓨터 공학과에 입학했지만 2년 만에 중퇴하고, 2005년 친구들과 위치 공유 소셜 서비스인 ‘루프트(Loopt)’를 공동 창업합니다.
자신의 위치를 선택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루프는 그 가능성을 인정받기는 했지만 크게 흥행하지는 못했습니다. 그 결과 그린닷코퍼레이션이라는 금융회사에 인수되고 맙니다. 당시 인수가는 4340만 달러(약 560억원)였습니다.
참고로 올트먼은 16살때 부모님께 동성애자로 커밍아웃을 했고 채식주의자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올트먼과 그의 동거자인 올리버 멀헤린이 지난 10일(현지시간) 하와이에서 결혼식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루프트 개발 당시 인연을 맺은 ‘와이 콤비네이터’(Y콤비네이터)라는 VC로 자리를 옮기게 됩니다. YC는 미국 실리콘밸링서 초기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로 아주 유명한 VC입니다.
당시 Y콤비네이터를 이끌던 유명 투자자 폴 그레이엄은 올트먼을 보고 ‘19살의 빌 게이츠가 딱 이런 모습이었겠군’이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그를 눈여겨 보았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2014년 자신보다 어린 올트먼에게 Y콤비네이터 CEO자리를 물려주기까지 하죠. 이 때 올트먼의 나이가 28살이었습니다. 2015년 당시 그는 포브스 선정 ‘30세 미만 최고 투자자’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Y콤비네이터 CEO 자리에 오른 올트만은 에너지, 생명공학, 로봇공학, 인공지능 분야 스타트업을 Y콤비네이터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고 실제로 2014년부터 2019년까지 2000개가 넘는 기업에 초기 투자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의 비상장 기업)으로 성장시킨 대표적인 스타트업이 에어비앤비, 드롭박스, 도어대시, 인스타카트, 레딧, 핀터레스트 등이 있습니다.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가 인간 바둑 챔피언을 잇달아 꺾는 것을 보면서 인간이 더 잘하는 일의 범주가 계속 좁아지고 있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특히 몇몇 대기업이 강력한 AI를 독점하고, 소수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게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는 그의 신념이 오픈AI의 창업을 이끌었습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도 그와 뜻을 함께해 2015년 비영리 AI연구소인 오픈AI를 공동 창업했지요.
여기서 잠깐, 올트먼과 머스크의 인연을(나중에는 서로 갈라서며 신경전을 벌이지만) 말씀드리면 올트먼이 Y콤비네이터에서 스타트업을 키울 당시 여러 창업자는 물론, 성공한 실리콘밸리 인사들과 교류를 했는데 머스크도 그런 인연이었습니다.
올트먼이 2015년 “구글의 딥마인드 AI 기술이 더 이상 경쟁자들이 넘볼 수 없을 지위에 오를 수 있다”며 자신의 소신을 밝히자 이 말에 머스크가 깊이 공감했고 바로 그 해 두 사람은 오픈AI를 공동 창업하게 된 것입니다.
오픈AI에 더 집중하기 위해 올트먼은 2019년 Y콤비네이터 CEO 자리에서도 물러났습니다. 하지만 막상 오픈AI를 운영하며 막대한 연구비용과 인건비로 경영난을 겪게 되죠.
그 결과 오픈 AI를 ‘수익은 추구하되 사회공헌을 우선하는 하이브리드 모델’ (오픈AI LP)로 탈바꿈하기에 이릅니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MS)가 10억 달러를 투자해 연구에 박차를 가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같은 영리 자회사의 설립과 MS의 투자 등 오픈AI의 방향성에서 올트먼과 이견을 보였던 머스크는 급기야 오픈AI를 떠나고 맙니다. 머스크는 2018년 오픈 AI 이사회에서 사임했습니다.
올트먼과 머스크 둘 다 책임감 있고 윤리적인 방식으로 AI를 개발해야 한다는 목표 의식은 비슷하게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위한 방법은 서로 정반대에서 찾고 있어 갈등이 생겼습니다.
우선 올트먼은 AI 발전을 피할 수 없다면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소수가 아닌 다수를 위해 사용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비전을 실현하려면 AI 기술의 개발 단계에서 사회에 배포하고, 다양한 문제에 부딪혀 봐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즉, 빠른 학습과 반복을 통해 올바른 방향을 찾아 나갈 수 있고, 그러려면 기술 발전을 어떤 기업보다 빠르게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머스크는 AI가 인류의 지능을 넘어서는 순간 인류를 전멸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그래서 AI기술이 핵무기보다 위험하며, 세계 3차대전까지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AI를 연구하되 끊임없이 규제하고 경계하며 최대한 조심스럽게 발전시켜나가야 한다는 게 머스크의 입장입니다. 그러다보니 두 사람의 의견 충돌은 필연적이고, 여전히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입니다.
즉 메신저에 채팅을 하듯 질문을 입력하면 AI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답을 해주는 시스템입니다.
이때 챗GPT는 사용자가 입력한 내용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이전 대화 내용을 기억함으로써 마치 사람과 대화하듯 질의응답이 가능합니다.
생성형 AI ‘챗GPT’는 단 두달만에 월 실 사용자 수로 1억명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 투자은행 UBS는 “지난 20년간 인터넷 공간에서 이보다 더 빠른 성장은 없었다”고 평가했죠.
오픈AI는대량의 데이터를 학습시켜 사람과 비슷한 방식으로 대화할 수 있도록 계속 업그레이드 해나가고 있습니다. 보고서 작성과 데이터 분석을 맡기는 등 사람의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도구로 활용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먼 미래로 느껴졌던 AI를 전 세계 산업 질서를 빠르게 재편하는 축으로 자리잡게 한 데에는 우리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는 챗GPT 역할이 커 보입니다.
지난해 6월 방한했던 올트먼은 윤석열 대통령을 접견했으며 중소벤처기업부·소프트뱅크벤처스 주최로 열린 행사에 참석을 했습니다. 오는 26일 반나절 가량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다보스 포럼 참석차 스위스에 머물던 그가 시간을 쪼개 한국을 방문하는 만큼, 재계 어떤 인사와 만남을 가질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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