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 장학금” “무료 현장학습”…호객 행위인줄 알았더니 학생 유치?
교육청-서울시 논의 지지부진
조희연은 ‘도시형 캠퍼스’ 추진
지방서는 동물보호·드론센터 등
‘학생 유치전’ 나선 경기 초교들
통학 버스·장학금까지 내걸기도
올해 도봉고등학교와 성수공업고등학교, 덕수고까지 3곳이 문을 닫는 서울은 항상 땅이 모자란 곳인 만큼 폐교 부지를 어떻게 활용할지 관심이 모인다. 우선 덕수고의 경우 서울시교육청은 이 부지를 가칭 ‘서울 통합온라인 학교’로 활용할 계획이다. 각 지역마다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실시간 원격 수업을 들을 수 있는 학교를 마련하는 정책에 따른 것으로, 온라인 전용 강의실 30개, 온오프라인 겸용 교실 10개 등이 마련될 예정이다. 성수공업고등학교 부지에는 지체장애 특수학교인 가칭 ‘성진학교’와 AI융합진로직업교육원을 설립할 계획이고, 도봉고등학교 건물은 인근 도봉초와 특수학교인 도솔학교가 리모델링 등을 이유로 나눠쓰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 시설로 재정비하는 것 외에는 주민편의시설로 쓸 수도 있고, 민간 매각 등은 마지막에 고려해야 한다”며 “행정적으로 개발을 제한할 수 있는 도시관리계획 조례 등이 있다보니 민간보다는 공적인 사용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일이 무수히 벌어질 예정이기에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10월 ‘도시형 캠퍼스 설립 및 운영 기본계획’을 발표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이는 폐교 위기에 처한 소규모 학교를 활용해 인근 과밀학교 학생을 분산시키는 게 골자다. 서울에 학교를 새로 세우거나 없앨 때 과정과 조건이 까다로운데, 과밀학교의 캠퍼스(분교)로 활용하면 ‘폐교의 생존’과 ‘과밀학급 해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게 교육청 설명이다.
지방의 경우는 폐교를 보다 다양한 모습으로 탈바꿈시키기도 한다. 경북 고령군은 지난달 폐교된 개진면 직동초 부속 건물에 드론 방제, 교육, 경정비 서비스를 제공하는 드론센터를 준공했다. 지난 2012년 문을 닫은 경상남도 통영시 한산초 용호분교는 작년 9월 공공형 고양이 보호·분양센터로 재단장해 최대 120마리의 고양이를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 됐다. 각 지역의 상황에 맞춰 운영의 묘가 필요한 부분이다.
경기도 교육청 관계자는 “각 초등학교들이 조기 스카우트 경쟁을 펼치는 바람에 형은 A초등학교, 동생은 B초등학교로 미리 약속을 하는 광경도 본 적이 있다”고 밝혔다. 양주, 김포, 여주 등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는 공동학구제를 통해 특정 지역을 복수 학교의 통학구역으로 정해 학생이 학교를 선택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인접 2개 학년 학생 수가 8명 이하일 경우는 복식학급을 편성해야 하고, 이를 통해 총 학급수가 6개 미만으로 줄어들면 교감도 배치되지 않아 그만큼 남은 교사들의 업무 부담이 커진다. 학생 모집 성과에 따라 교직원들의 워라밸이 영향받는 셈이다.
이처럼 학교들이 학생 모집에 열을 올리면서 학생들을 위한 통학 버스는 이제 경기도에서 흔한 모습이 되었다. 경기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도내 초등학교 1147개교의 평균 통학거리는 860m로 나타났고, 평균 통학거리가 1㎞를 초과하는 학교도 28.1%(322개교)에 달했다. 도보보다는 부모 자동차로 등교하거나 통학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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