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민주당 화약고 떠올랐다…‘친문·친명’ 공천 갈등 불붙나

김혜진 매경닷컴 기자(heyjiny@mk.co.kr) 2024. 1. 26.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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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해 5월 10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책방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책을 추천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총선을 7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더불어민주당 친문(친문재인)계와 친명(친이재명)계 갈등이 표면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양측 간에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임 전 실장은 ‘서울 중성동갑’에서 출마를 준비중이었지만, 민주당은 이 지역을 전략 선거구로 지정했다.

친명계에서 ‘윤석열 정부 심판론’을 위해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의 불출마를 압박하고 있는 데다가 ‘중성동갑’에 영입 인재를 전략공천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지도부의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종석 “성동구, 정치 시작하고 저를 키워주신 곳”
26일 임 전 실장은 페이스북에 “행당역에서 아침 출근 인사를 드렸다. 바쁜 출근길에도 반갑게 인사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지역구에서 출근 인사를 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그는 해당 게시물 말미에 ‘중구성동구갑 국회의원 예비후보 임종석’이라고 적었다.

앞서 임 전 실장은 지난 11일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로부터 중구성동구갑 예비후보 적격 판정을 받았다. 이후 15일 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임 전 실장은 “성동구는 제가 정치를 시작한 곳이고 저를 키워주신 곳”이라고 설명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26일 행당역에서 출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임종석 페이스북]
민주당, 중성동갑 전략공천 선거구 지정
다만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15일 중성동갑을 전략선거구로 지정했다. 해당 지역의 현역 의원인 홍익표 원내대표가 험지인 서초을로 출마 지역을 옮겨가면서 당규에 따라 ‘불출마로 공석이 된 선거구’로 봤기 때문이다.

한 민주당 의원은 “홍 원내대표가 타 지역으로 옮겼고 현재 중성동갑에서 나올 사람이 정해진 게 아니니까 전략이 된 것”이라며 “지금 거기에 지역위원장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당에서 결정을 좀 전략적으로 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당내에서 홍 원내대표가 아예 불출마가 아니라 다른 곳으로 옮겨간 것이니 중성동갑이 전략선거구가 되라는 법은 없다는 의견도 있긴 하다”고 덧붙였다.

전략선거구는 후보자들 간의 경선을 치르지 않고 당 지도부와 공천기구의 결정을 통해 우선적으로 공천할 수 있다. 이에 중성동갑에 영입 인재 등 친명계 인사의 전략 공천 가능성이 흘러나온다.

친명계 “석고대죄해야 할 文정부 비서실장들”
친명계에서는 친문계 밀어내기에 나섰다. 윤용조 전 당대표실 부국장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지난 정부의 청와대 비서실장이셨던 임종석, 노영민 두 분이 출마하시면 국민이 검사 독재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가 아니라 전 정부와 현 정부의 대결처럼 보실 수 있다”며 “물러서시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친명계 원외 조직 ‘더민주혁신회의’도 논평을 통해 “전 정부 인사들의 출마는 총선의 구도를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며 친문계 불출마를 요구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지난 24일 “책임을 지고 석고대죄해야 할 문재인 정부의 두 비서실장이 총선에 나온다고 한다”며 “윤한(윤석열 대통령-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커플이 저지른 난동질에 제동 걸지 못한 참담한 결과에 대한 책임감과 정치적 양심을 보여줘야 한다”고 비난했다.

친문계 “이런 대립 구도는 오히려 총선 승리와 멀어져”
이에 한 친문계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도 단일대오, 단결, 단합을 계속 강조하고 있는데 한명의 세력이라도 모아서 선거를 치를 생각을 해야지 ‘너 안돼’ 이런 식으로 해서는 선거를 치를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계파색이 옅은 한 의원은 “친명VS비명 구도에서 또 친문VS친명 이런 식의 갈등과 대립 구도로 가는 것은 대단히 바람직하지 않다”며 “오히려 총선 승리와 더 멀어지게 되는 거고 그래서 굉장히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임 전 실장은 지난 22일 CBS 라디오에서 “이 대표를 중심으로 더 많은 사람이 총선에 중심을 구축해야 하고, 당연히 문재인 정부 때 일했던 많은 사람들의 참여도 덧셈정치”라고 반박했다.

한 문재인 청와대 출신 의원은 통화에서 “전략 선거구로 지정되기는 했지만 아직 누구에게 준다고 확정되지는 않았다”며 “2월 중순에서 말 사이 쯤 결정할 것 같은데 다시 당이 임 전 실장에게 줄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고 기대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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