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권 전력 세팅? 비시즌 숨가빴던 '심단장의 시간', 그 결과가 궁금하다
[OSEN=이선호 기자] 심단장의 시간은 결실로 돌아올까?
심재학 KIA 타이거즈 단장은 비시즌 기간중 팬들의 눈길을 받는 여러가지 행보를 했다. FA 시장에서 거물급을 잡은 것은 아니다. 대신 2024 전력 완성을 위해 힘을 기울였다. 포수 김태군 다년계약, 1군 투수코치진 전면교체, 호주리그와 시애틀에 유망주들을 파견하고 강력한 외인 원투펀치 영입, 김선빈 FA 계약, 서건창 영입까지 유의미한 작업을 했다.
작년에는 두 가지 선택을 했다. 6월말 외국인 투수 숀 앤더슨과 아도니스 메디나를 과감하게 모두 교체하는 모험을 했다. 결과는 실패였다. 대신 영입한 마리오 산체스는 초반 반짝였을뿐 보크 이슈에 발목일 잡혔고 부상까지 당했다. 토마스 파노니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7월에는 삼성 포수 김태군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반대급부로 주전급 유틸리티 내야수 류지혁을 내주었다. 외인 투수 2명 교체와 더불어 가을행을 위한 승부수였다. 결과적으로 주전들의 줄부상이 겹치며 가을행은 실패했지만 김태군의 영입은 안방의 안정화를 이루었다는 점에서는 성공적이었다. 시즌을 마치고 첫 번째 행보로 포수 김태군과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3년 총 25억 원의 규모였다.
사실 2023 전력구성은 전임 장정석 단장이 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박동원과 잔류 협상과정에서 뒷돈을 요구한 사실이 드러나 경질됐다. 해설위원으로 마이크를 잡고 있던 심 단장은 갑작스럽게 부임하게 됐다. 팀 전력과 운영시스템을 파악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시즌이 끝나자 드디어 심단장의 시간이 왔고 2024 전력을 구성에 나섰다.
시즌을 마치자 1군 투수들을 맡은 코치진을 전면교체했다. 서재응 메인코치와 곽정철 불펜코치와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대신 두산 정재훈 메인코치, 이동걸 불펜코치를 영입했다. 모두 타이거즈와 인연이 없었던 코치들이었다.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보겠다는 의중이었다. 스프링캠프에서 본격적으로 1군 주력 투수들과 합을 맞춘다. 스프링캠프를 보내면서 서로 적응을 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스카우트를 전담하는 국제파트를 신설했다. 탄탄한 외국인 구성은 절대적인 숙제였다. 2년동안 주력타자로 활약한 소크라테스 브리토와는 재계약을 진행했고 두 명의 투수는 모두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우완투수를 물색하느라 시간이 걸렸지만 현역 메이저리거 윌 크로우와 제임스 네일을 영입했다. 모두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갖춘 구위형이자 원투펀치로 기대감이 높다.
김선빈과 FA 잔류 계약도 무난하게 성공했다. 차이가 큰 탓에 해를 넘기는 등 진통이 있었다. 그러나 끈질기게 기다리면서 파열음 없이 잘 마무리했다. 김선빈은 작년 3할2푼, 통산 3할3리의 정교함을 자랑한다. 박찬호 김도영 최원준의 발야구, 나성범 최형우 소크라테스의 장타력, 김선빈이 이끄는 하위타선까지 타선의 짜임새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KBO리그 최초로 200안타를 기록한 베테랑 서건창의 영입도 주목을 받았다. 최근 수 년동안 타격과 수비에서 하락세를 겪었다. 2023시즌 LG 트윈스에서 44경기 출전에 그쳤고 방출됐다. 강렬한 재기의지와 몸상태를 확인하고 영입했다. 2루수 김선빈의 뒤를 받치고 1루수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전력의 빈틈을 메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젊은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위해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11월 호주리그 캔벌리 캔버라에 6명의 선수들을 파견했다. 내야수 박민, 투수 유승철과 김기훈 곽도규 김현수 홍원빈은 실전을 통해 기량을 끌어올렸다. 박민은 유틸리티 내야수로 기대가 높다. 곽도규는 제 2의 최지민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고 김기훈과 유승철은 좌우 구위형 불펜의 백업카드이다.
12월에는 시애틀의 드라이브인 베이스볼센터에 주력 영건들을 파견했다. 동작분석을 통해 투구폼을 정밀 진단해 밸런스를 잡고 최대한 볼에 힘을 실어주는 방법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마무리 정해영 선발 이의리와 윤영철 황동하 곽도규가 한 달 넘게 머물며 구슬땀을 흘렸다. 모두 유익한 시간이었고 새로 익힌 훈련법을 꾸준히 이어간다면 구위 향상을 기대받고 있다.
심 단장은 비시즌 기간 중 자신의 의중대로 전력구성을 완료했다. 벌써부터 KIA는 정상권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만큼 투타에서 짜임새가 생겼다는 것이다. KIA는 오는 29일 호주로 건너가 스프링캠프를 진행한다. 심단장의 시간이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 것인지 새삼 주목되고 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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