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추신수-한유섬의 공통점은? 제도 변화, 성적 향상으로 이어질까

김태우 기자 2024. 1. 2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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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프트 제한의 수혜를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한유섬 ⓒ곽혜미 기자
▲ 3유간 타구의 아웃처리 비율이 높았던 최정에게도 시프트 제한은 득이 될 수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추신수(42‧SSG)는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당시부터 코치들에게 위로를 많이 받던 선수였다. 당시 코치들은 추신수에게 “너는 공짜로 만들어내는 안타가 없다”는 말을 했다. 당시 메이저리그에서 갑자기 유행처럼 번진 수비 시프트 때문이었다.

야구는 통계의 스포츠고, 표본이 충분히 모인 통계는 믿고 따라갈 만하다는 게 당시 메이저리그를 이끌던 선구자들의 판단이었다. 몇 년 이상 뛴 선수의 타구 분포는 선수의 타격 스타일에 따라 대개 일정하게 ‘탄착군’이 형성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타구가 많이 가는 쪽에 수비수들을 집중 배치해 그 길목을 차단하려는 게 수비 시프트의 기본이다. 내야는 물론, 외야도 그렇다. 선수마다 수비 위치를 옮기는 건 이제 일상이 됐다.

일부 구단은 내야 한쪽은 수비수 하나만 배치하고, 나머지 세 명의 내야수를 한쪽에 배치하는 그물망을 폈다. 극단적인 구단들은 이도 모자라 외야에서 한 명의 선수를 더 끌어와 한쪽 내야에 네 명을 배치하기도 했다. 보통 좌타자들은 우측 방향, 우타자들은 좌측 방향 타구가 조금이라도 더 많은 법인데 1루까지 송구거리가 짧은 좌타자들이 특히 이 시프트에 손해를 많이 봤다. 추신수도 마찬가지였다.

추신수는 3루 쪽으로 기습 번트를 대 보는 등 이 시프트를 흔들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지만 이 벽을 넘기는 쉽지 않았다. 이를 너무 의식하면 타격 메커니즘도 흔들려 궁극적으로는 좋지 않은 성적을 낸다. 그래서 메이저리그에서 가르치는 시프트 타개법은 “야수들이 공을 잡지 못하도록 최대한 강한 타구를 날릴 것”이다. 제아무리 수비수가 많아도 엄청나게 빠른 타구라면 내야를 빠져 나갈 확률이 높고, 아예 외야로 보내면 시프트는 무용지물이 된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칼을 빼들었다. 시프트가 전통적인 야구를 변형시키고 공격적 야구 추구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프트를금지했다. 내야수는 2루를 중심으로 양쪽에 무조건 두 명이 위치해야 하고, 외야로는 나갈 수 없도록 했다.

2022년 메이저리그 전체 좌타자의 타율은 0.239였고, 우타자는 0.247이었다. 2023년은 우타자 전체 타율이 0.248이었는데 좌타자는 0.249로 뛰었다. 2022년 좌타자의 잡아당긴 타구 타율은 0.310이었지만 2023년 0.338로 껑충 뛴 게 영향을 미쳤다. 아주 극적인 변화까지는 아니더라도 시프트 철폐의 효과는 있었던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KBO리그도 메이저리그의 영향을 받아 최근에는 수비 시프트가 대세였다. 처음에는 이를 부담스러워하는 선수나 벤치도 있었지만 최근 3년간은 메이저리그 못지않은 과감한 시프트가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KBO리그에서도 올해부터는 시프트를 제한한다. 메이저리그를 따라갈 것으로 보인다. 그간 시프트로 특히 고생했던 좌타자들의 성적이 크게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룰 안에서 움직일 수 있는 ‘묘수’들이 있기는 하지만 단순한 효과는 물론 심리적인 효과도 볼 수 있는 까닭이다.

▲ 시프트 제한이라는 경력에서 낯선 일을 맞이하게 될 추신수 ⓒSSG랜더스

그렇다면 SSG에서 가장 수혜를 볼 만한 선수는 누구일까. SSG 데이터 전문가는 메이저리그 때부터 시프트에 고생했던 추신수를 비롯, 한유섬과 최정이 가장 덕을 볼 수 있는 이론적 여지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좌타자 기준 1‧2루간 땅볼, 우타자 기준 3‧유간 땅볼에서 가장 아웃 처리가 많은 3명”이라고 설명했다. 이 구간 인플레이타구 타율이 많이 떨어지는 선수라는 의미다.

실제 잡아당기는 비율이 높은 한유섬은 시프트에 자주 걸리는 선수다. 추신수는 3루 쪽에 번트라도 댈 수 있어 수비수들이 긴장하지만 한유섬은 번트도 잘 대지 않는다. 최정의 이름은 다소 의외지만, 빠른 타구를 만들어내는 거포가 3‧유간 땅볼의 아웃처리 비중이 높다는 건 그만큼 상대의 정교한 시프트에 많이 걸렸음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세 선수가 팀 타선을 이끌어가는 주축이라는 점에서 기대는 걸어볼 수 있다. 2024년 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나기로 한 추신수는 높은 출루율에 비해 낮은 타율이 항상 자신의 고민거리였다. 실제 추신수의 KBO리그 통산 출루율은 0.391로 굉장히 높은 편이지만, 타율은 0.260으로 이와 거리가 크다. 볼넷을 많이 고르는 선수라는 점도 있으나 시프트 제한으로 타율도 소폭 높아지면 마지막 시즌까지 4할 출루율을 노릴 만한 선수가 될 수 있다.

지난해 전반기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한유섬은 후반기 상당 부분 반등한 상황에서 시즌을 끝냈다. 최악의 구간을 벗어난 만큼 2024년에는 예전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를 모은다. 시프트 제한은 그런 한유섬의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여전한 공격 생산력을 뽐내고 있는 최정 또한 나쁠 것은 없는 제도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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