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배현진 습격한 중학생, 학생부에 기록 안 남는다

교내 최고 징계 ‘출석 정지’
배현진 폭행은 학생부에 안 남지만
‘미인정 결석일’은 기재 가능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오후 5시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 거리에서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행인으로부터 머리를 가격당했다. 배 의원은 둔기로 추정되는 물체에 맞았으며, 피를 흘려 순천향병원으로 옮겨졌다. 사진은 배현진 의원 피습관련 CCTV 화면. /배현진 의원실 제공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을 둔기로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중학생 A군은 이 사실이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 기록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폭력으로 징계를 받으면 학생부에 기재되지만, 일반적인 폭행 사건으로 처벌을 받으면 기록할 수 있는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26일 경찰과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배 의원을 습격한 A군은 서울의 한 중학교에 재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군은 범행 직후 자신의 나이가 15세라며 촉법소년(형사 미성년자)이라고 주장했지만, 촉법소년 대상자는 아닌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나타났다.

촉법소년은 범죄를 저지른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소년으로, 형사처벌이 면제된다. 만 14~18세 청소년은 범죄를 저지르면 성인과 동일하게 처벌받을 수 있다. A군은 배 의원을 폭행한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 A군의 학생부에는 배 의원을 폭행했다는 내용이 기록되지 않는다. 중학교 학생부는 특목고 진학 등 고입과 고교생의 대입에 영향을 준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폭력으로 인한 결과만 학생부에 남길 수 있고, 배 의원 습격은 학교 폭력이 아니기 때문에 관련 기록을 남길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정법원 소년부 등에서 처벌을 받아도 학생부에 기록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A군의 배 의원 폭행이 학생부에는 적히지 않더라도 교내 징계는 받는다. 학교는 A군에 대한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 생활교육위원회를 열고 선도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생활교육위원회는 학교 규칙 위반 사안에 대해 심의하는 징계위원회다. 학교마다 자체적으로 운영하며 사회 봉사, 특별 교육 이수, 출석 정지, 퇴학 등의 징계를 결정할 수 있다. 다만 중학교는 의무교육에 해당돼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퇴학 처분은 불가능하다.

A군에 대해 최대로 내릴 수 있는 징계는 1회 10일 이내 연간 30일 이내 출석 정지 처분이다. A군이 출석 정지 처분을 받으면 학생부에 배 의원 피습에 대한 내용은 기재되지 않아도 출석 정지로 인한 ‘미인정 결석 O일’이라는 내용은 적을 수 있다.

배 의원은 전날 오후 5시 18분쯤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건물 내부에서 A군으로부터 둔기로 머리를 가격당했다. 경찰은 A군을 현행범으로 체포해 응급 입원시켰다. 응급 입원은 신경 정신질환자로 추정되는 사람 중 자신이나 타인에게 해를 끼칠 위험이 있고 다른 입원을 진행할 여유가 없는 경우 의사와 경찰 동의를 받고 72시간 이내 정신의료기관에 강제 입원시키는 제도다.

A군은 연예인이 많이 다니는 미용실에서 사인을 받으려고 기다리다가 배 의원을 보고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도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