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 33연승 깨진 조코비치 "메이저 대회 최악의 경기"

김동찬 2024. 1. 26.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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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오른 신네르, 지난해 이탈리아를 47년 만에 데이비스컵 우승으로 견인
노바크 조코비치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가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33연승 행진을 마친 뒤 "내가 기억하는 한 메이저 대회에서 치른 최악의 경기"라고 자평했다.

조코비치는 26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남자 단식 준결승에서 얀니크 신네르(4위·이탈리아)에게 1-3(1-6 2-6 7-6<8-6> 3-6)으로 졌다.

경기 내내 브레이크 포인트를 한 번도 잡지 못한 조코비치는 2018년 16강전 정현과 경기에서 0-3(6-7<4-7> 5-7 6-7<3-7>)으로 진 이후 무려 6년, 날짜로는 2천195일 만에 호주오픈에서 패배를 당했다.

조코비치의 33연승은 모니카 셀레스(1999년)와 함께 호주오픈 단식 최다 연승 기록으로 남게 됐다.

조코비치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이 대회 3연패를 달성했고, 2022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문제로 불참했다가 지난해 왕좌를 되찾았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늘 경기를 완전히 압도한 신네르는 결승에 오를 자격이 있다"며 "특히 1, 2세트에서는 내가 제대로 한 것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조코비치는 "내가 기억하는 메이저 대회 최악의 경기 중 하나"라고 아쉬움을 삼켰다.

그는 이날 공격 성공 횟수는 32-31로 신네르와 비슷했지만 실책을 54-28로 2배 가까이 많이 쏟아냈다.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했더라면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 횟수를 25회로 늘리며 이 부문 신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조코비치 외에는 마거릿 코트(은퇴·호주)가 여자 단식 24회 우승 기록을 갖고 있다.

1987년생으로 만 36세인 조코비치로서는 이번 대회가 메이저 25승을 채울 가장 좋은 기회였다.

그는 메이저 24승 가운데 호주오픈에서만 10번 우승해 유독 강한 면모를 보였기 때문이다.

1981년생으로 조코비치보다 6살 많은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은퇴·스위스)의 마지막 메이저 우승도 6년 전인 2018년 호주오픈이었다.

조코비치로서는 올해가 메이저 왕좌에 오를 마지막 기회가 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경기가 끝난 뒤 신네르와 포옹하는 조코비치(오른쪽) [로이터=연합뉴스]

특히 이날 조코비치를 완파한 신네르(2001년생)를 비롯해 2003년생 카를로스 알카라스(2위·스페인)와 홀게르 루네(8위·덴마크) 등 차세대 선수들의 약진은 조코비치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알카라스, 신네르 등보다 윗세대인 다닐 메드베데프(3위·러시아), 알렉산더 츠베레프(6위·독일), 스테파노스 치치파스(7위·그리스) 등도 언제든지 메이저 정상에 도전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신네르는 21세 이하 상위 랭커들을 초청해 치르는 남자프로테니스(ATP)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 2019년 대회 챔피언 출신이다.

2017년 창설된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는 정현, 치치파스, 신네르, 알카라스 등이 우승하며 유망주로 발돋움한 대회다.

윔블던 2022년 8강과 2023년 4강에서 연달아 조코비치에게 져 탈락한 신네르는 메이저 대회 세 번째 맞대결에서 드디어 조코비치의 벽을 넘었다.

키 188㎝에 몸무게 76㎏의 호리호리한 체형이지만 어린 시절 스키 선수로 활약한 경험으로 인해 탄탄한 하체를 앞세운 코트 커버 능력과 묵직한 스트로크가 장점이다.

지난해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에서 이탈리아를 47년 만에 우승으로 이끈 주역이 바로 신네르다.

얀니크 신네르 [AP=연합뉴스]

신네르는 "윔블던에서 조코비치에게 패하면서 많이 배웠고, 지난 시즌 막판에도 조코비치를 상대하며 세계 최고의 선수와 겨룰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데이비스컵과 ATP 투어 파이널스에서 신네르는 조코비치와 세 번 만나 2승 1패를 기록했다.

신네르는 "1, 2세트를 이긴 뒤 조코비치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생각해 더 밀어붙이려고 했다"며 최근 조코비치를 상대로 3승 1패를 거둔 것에 대해 "우리는 비슷한 스타일이고, 상대 공을 최대한 받아내면서 조코비치를 많이 움직이게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워낙 서브가 좋은 선수라 어떨 때는 코스를 예측해서 움직였다"며 "앞으로 그와 몇 번 더 만나야 하기 때문에 모든 작전을 공개할 수는 없다"고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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