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달에 큐브위성 보내주겠다” 제안에도 한국 “예산 없어”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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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계획'의 일환으로 한국이 만든 큐브위성을 달에 보내주겠다며 제안하는데도 대한민국 정부가 "예산이 없다"며 거절해 최종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우주 분야 복수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지난해 10월 말 한국을 비롯해 아르테미스 계획에 참여하는 국가들에 현재 개발 중인 '아르테미스 2호'에 각국의 큐브위성을 실어 달로 보내는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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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화학상 수상자 “韓 R&D 예산 줄인 이유 타당성 있는지 모르겠다”
1997년 외환 위기 때 조차도 삭감하지 않았던 과학기술 R&D 예산
미국이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계획’의 일환으로 한국이 만든 큐브위성을 달에 보내주겠다며 제안하는데도 대한민국 정부가 “예산이 없다”며 거절해 최종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우주 분야 복수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지난해 10월 말 한국을 비롯해 아르테미스 계획에 참여하는 국가들에 현재 개발 중인 ‘아르테미스 2호’에 각국의 큐브위성을 실어 달로 보내는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큐브위성은 초소형 위성의 한 종류로 가로·세로·높이가 모두 10㎝인 정육면체를 하나의 ‘유닛(U)’으로 규격화한 위성이다. 과거에는 학생 교육용으로 활용돼 왔지만, 최근에는 소형위성 성능이 좋아지며 달이나 화성 탐사에도 쓰이고 있다.
나사는 우주비행사를 싣고 달 궤도를 도는 것을 목표로 하는 아르테미스 2호에 여분의 공간이 확보되자 협력 강화를 위해 각국 기관이나 기업에 달을 탐사할 큐브위성 탑재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 100억원 규모 비용과 함께 큐브위성을 제작해 조달하면 이를 달에 실어 보내주겠다는 것이다.
우주 분야 한 관계자는 “큐브위성의 크기 등을 알아야 하지만, 달에 위성을 보내는 예산으로는 비싸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제안을 받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시간이 촉박해 예산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나사에 “참여가 어렵다”고 답했다.
지난해 연구개발 (R&D) 예산을 삭감해 과학기술 분야가 힘든 한해를 보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는 현실화됐다.
지난달 국회에서는 지난해보다 4조6000억원 삭감된 25조9000억원 규모로 책정된 연구개발(R&D)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자원 없는 나라에서 기술력이 살길이라는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R&D 투자는 국가경제가 흔들릴 때 조차 꾸준히 증가해왔는데 1991년 이후 처음으로 국가 R&D 예산이 줄어든 것이다. 1997년 외환 위기 때도 삭감하지 않았던 과학기술 R&D 예산 삭감이었다.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마이클 레빗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교수는 지난해 9월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한 행사장에서 “이번에 한국 정부가 R&D 예산을 줄인 이유가 타당성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예산을 삭감하는 일 자체가 결코 좋은 결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한 바 있다.
우주기업 한 고위 관계자는 “앞서 20년 전 미국이 국제우주정거장을 만들 때도 한국이 예산을 이유로 참여하지 못했는데, 여기에 참여한 캐나다는 우주정거장 로봇팔 분야에서 독보적 기술을 가져 지금은 미국이 프로젝트 참여를 애원하게 됐다”며 “이번처럼 이런 기회를 계속 놓치면 미국이 지정하는 우주 분야 ‘티어1’(최상위) 그룹에 낄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내 6개 대학 우주항공 학부 연합체인 '천문우주항공 분야 유관 학과 공동행동'의 조현서 의장(연세대 천문우주학과)은 “소통 없는 R&D 예산 삭감으로 천문 및 우주과학계 사기와 의지가 떨어진 상황에서 이런 소식은 정부에 대한 학생들의 신뢰를 더욱 저하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우주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주장과 다르게, 현장에서는 이런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번 주 해외 출장길에 오른 조성경 과기정통부 1차관이 NASA와 만나 아르테미스 참여 확대를 논의한다고 밝혔지만, 어떻게 진행이 될지는 미지수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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