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랜디 존슨, 딸 위해 한국행 준비중…"나를 보러 오셨으면 좋겠다"

윤욱재 기자 2024. 1. 26. 18:1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랜디 존슨(왼쪽)과 윌로우 존슨 ⓒ랜디 존슨 SNS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나를 보러 오실 수 있으면 좋겠다"

메이저리그를 호령한 전설의 투수 랜디 존슨(61)의 딸로 유명세를 떨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의 새 외국인선수 윌로우 존슨(26)이 V리그 데뷔에 앞서 흥국생명에 합류한 소감과 각오를 전했다.

윌로우는 26일 흥국생명 구단을 통해 "미국 애리조나에서 온 윌로우다. 한국에 와서 정말 기쁘다. 프로 리그에서 4년을 뛰었고 한국에 올 수 있어 영광이다"라면서 "드디어 한국에 와서 정말 기분이 좋다. 이런 기회가 주어져서 V리그에서 드디어 능력을 보여줄 수 있게 됐다. 놀라운 팀원들과 함께 매우 높은 수준에서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기쁘다"라고 한국 무대에 입성한 소감을 나타냈다.

흥국생명 구단은 지난 22일 윌로우와의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당시 흥국생명은 "지난 두 시즌 동안 동행한 엘레나 므라제노비치와의 계약을 마무리하고 미국의 프로 리그 애슬레틱 언리미티드에서 활약 중인 미국 국적의 윌로우 존슨과 영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윌로우는 2020년 오레곤대학교를 졸업했고 2020-2021시즌 튀르키예 리그 니루페르 벨레디에스포(Nilüfer Belediyespor)를 거쳐 지난 2020년부터 미국 프로리그에서 아포짓 스파이커로 활약했다.

윌로우는 꾸준히 V리그 입성을 노크했던 선수다. 2021-2022시즌을 앞두고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부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 지원했으나 튀르키예 리그로 방향을 틀었던 윌로우는 2022-2023시즌과 2023-2024시즌을 앞두고도 KOVO 여자부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을 신청했으나 어느 팀에게도 지명을 받지 못하면서 V리그 입성의 꿈을 미뤄야 했다.

그래서일까. 윌로우는 흥국생명 입단이 결정되자 자신의 SNS에 "3년 동안 기도했던 내 꿈이 마침내 현실이 됐다. 나에게 이런 기회를 준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에 감사하다"라는 글을 올릴 정도로 한국행의 꿈이 절실했음을 이야기했다.

▲ 20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윌로우 존슨 ⓒ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 윌로우 존슨 ⓒ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이미 윌로우는 흥국생명 입단과 동시에 "평소 K-컬쳐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한국리그에서 뛰는 것이 꿈이었다. 한국의 전통적인 명문 구단인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에서 좋은 선수들과 함께 뛰게 돼 영광이다"라면서 "한국리그의 수준이 기대되고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를 우승으로 이끄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윌로우는 '자신의 장점을 말해달라'는 질문에 "팀에 좋은 에너지와 기운을 가져온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이것이 팀의 에너지를 끌어 올려서 코트 위에서 즐길 수 있을 것이고 경기를 계속해서 이겨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윌로우의 가족 역시 한국행 소식에 크게 반가워했다는 후문이다. "내가 한국 리그에서 여러 번 도전했다는 것을 가족도 알고 있기 때문에 드디어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에 대해 굉장히 기뻐했다"는 윌로우는 "아빠는 제 커리어에 대해 조언을 해주셨다. 항상 몸 관리를 잘 하고 매일 최선을 끌어내라고 해주셨다. 또 내가 한국에 가게 된다는 사실을 아셨을 때도 같이 굉장히 기뻐해주셨고 가서 최선을 다하고 얻은 기회에서 최대한을 끌어내보라고 해주셨다"라고 말했다.

윌로우의 아버지는 메이저리그 전설의 좌완투수 랜디 존슨이다. 랜디 존슨은 208cm의 큰 키를 이용한 폭발적인 구위를 자랑했던 선수로 사이영상 수상 5회, 올스타 10회 선정의 경력을 가졌으며 명예의 전당에도 입회한 '레전드'다. 1998년 몬트리올 엑스포스(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한 랜디 존슨은 1995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214⅓이닝을 던져 18승 2패 평균자책점 2.48을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로 이적한 1999년부터 4년 연속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랜디 존슨은 2001년에는 249⅔이닝을 던져 탈삼진 372개를 수확하면서 21승 6패 평균자책점 2.49로 활약하며 애리조나의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으며 커트 실링과 함께 월드시리즈 공동 MVP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한국인 메이저리거 김병현은 애리조나의 마무리투수로 활약했다. 랜디 존슨의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618경기 4135⅓이닝 303승 166패 평균자책점 3.29 탈삼진 4875개.

평소 '딸바보'로 알려진 랜디 존슨은 정말 딸 윌로우를 보기 위해 한국을 찾을까. 윌로우는 "아빠가 아마 시즌 끝날 때쯤에 오실 것 같다"라면서 "최근 무릎 수술을 받아서 아직 회복 중이신데 나를 보러 오실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랜디 존슨은 딸 윌로우의 한국행이 결정되자 한국행을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메이저리그 통산 303승과 탈삼진 4875개에 빛나는 랜디 존슨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절 랜디 존슨.

과연 윌로우는 V리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전에 한국에서 뛰었던 미국 선수들이나 수준 높은 선수들한테서 V리그에 대해 너무 놀랍고 대단한 점들에 대해 전해들었다. 당연히 어렵겠지만 무척 재밌고 팬들이 정말 대단할 것이라고 들었다. 또한 팀 동료들 모두 내가 왔다는 사실에 기뻐해주고 포용해줄 것이라고 했다"는 윌로우.

이어 그는 "팀원들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기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내가 여기 왔던 첫 날에 팀 전체가 굉장히 환영을 해줬기 때문에 우리 팀이 힘든 순간을 겪거나 내가 개인적으로 힘든 순간을 겪게 되더라도 팀원들이 곁을 지켜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국에 대한 첫 인상은 어땠을까. "우선 사람들이 너무 좋고 지금까지 내가 본 바로는 서울은 정말 아름답고 깨끗한 도시였고 모두가 다정하고 행복한 것 같다. 팀원들도 너무나 친절하고 다정했다"라는 윌로우는 "특히 내 통역이 너무 잘 해줬다. 통역 없이는 여기서 살아남을 수 없을 것 같다"라고 웃음을 짓기도 했다.

흥국생명은 전반기에 24경기를 치르면서 18승 6패(승점 50)를 마크하며 정규시즌 2위를 달리고 있는 팀이다. 현재 1위는 현대건설 힐스테이트(19승 5패 승점 58)이 지키고 있다. 양팀은 승점 8점 차이를 보이고 있다.

흥국생명이 윌로우의 합류로 선두 도약의 시발점을 마련할 수 있을까.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윌로우는 오른쪽에서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갈 잠재력을 갖춘 선수“라면서 ”시원한 공격력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선수라 믿는다“라고 신뢰를 보였다.

윌로우도 "한국에 와서 설레고 내가 이 팀에 도움이 돼 또 다른 챔피언십으로 이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 팬들이 나를 두 팔 벌려 환영해줬으면 좋겠고 팬들과 팀을 위해 코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정말 기대하고 있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흥국생명은 오는 30일 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 후반기 첫 경기를 치른다. 윌로우는 이 경기에서 V리그 데뷔전을 치를 가능성이 크다. 현재 V리그는 올스타 휴식기를 갖고 있으며 오는 27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도드람 2023-2024 V리그 올스타전이 열린다.

▲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던 랜디 존슨의 딸인 윌로우 존슨이 흥국생명의 새 외국인선수로 합류했다. ⓒ오레건대 SNS
▲ 윌로우 존슨 ⓒ윌로우 존슨 SNS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