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AL 도하] 졸전 끝 최약체와 ‘충격’ 무승부에도 환한 미소…경각심 없는 클린스만, 현지서는 “일본 피해서 기뻐하는 것”

[골닷컴, 도하(카타르)] 강동훈 기자 =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최약체’로 평가받는 말레이시아와 졸전 끝에 무승부를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경각심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 나타난 그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였다”며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를 두고 현지 언론은 클린스만 감독이 “16강전에서 일본을 피해서 기뻐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타르 비인 스포츠는 25일(한국시간) “클린스만 감독은 16강에서 일본을 피해 기뻐서 웃는 것 같다”고 보도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강력한 ‘우승 후보’이자 ‘숙명의 라이벌’ 일본을 조기에 만나면 부담이 되는 만큼 피해서 기뻐하고 있다고 분석한 것이다.

실제 클린스만 감독은 같은 날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말레이시아와의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최종전에서 3-3 무승부를 거둔 직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미소를 잃지 않았다. ‘최약체’로 평가받는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졸전 끝에 무승부를 거뒀음에도 표정이 어둡기는커녕 해맑게 웃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박진감 넘치는 경기였다. 양 팀 통틀어 6골이 나왔다”며 “선수들은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찬스도 많이 만들었다. 선수들은 운동장에서 최선을 다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그는 현재 경기력으로도 여전히 우승할 수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웃으면서 자신에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

다만 비인 스포츠가 분석한 것과는 다르게, 클린스만 감독은 무승부를 거둔 것이 16강에서 일본을 피하기 위한 전략이었냐는 질문에 “전혀 그런 계획은 없었다. 일본을 피할 생각은 없었다. 오늘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과 미팅을 통해 무조건 E조 1위로 올라가고, 좋은 경기력으로 승리하자고 이야기했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16강 상대가 누가 되든 우리는 대회를 우승할 것이고, 잘 준비해서 8강에 오르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클린스만 감독의 이러한 태도에 축구 팬들은 분개하고 있다. 특히 이날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도중 말레이시아에 역전을 허용하면서 끌려가고, 또 실점을 내줄 때도 벤치에서 웃음을 짓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포착됐는데, 이를 두고 팬들은 수위 높은 비난을 퍼붓고 있다. 선수들은 어두운 표정 속에 하나같이 고개를 숙였는데 정작 수장은 경각심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다.

한편 이날 클린스만호는 그야말로 ‘굴욕적인’ 결과를 받아들였다. 전반 21분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의 선제골로 앞서가다가 후반 6분과 17분 각각 파이살 할림(슬랑오르)과 아리프 아이만(조호르 다룰 탁짐)에게 실점을 내줬다. 다행히 후반 38분과 추가시간 4분 각각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연속골로 가까스로 승부를 뒤집었지만, 후반 추가시간 15분 로멜 모랄레스(쿠알라룸푸르 시티)에게 재차 동점을 허용하면서 무승부에 그쳤다.

무승부를 거둔 클린스만호는 E조 2위(1승2무·승점 5)로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클린스만호는 이제 16강에서 F조 1위로 녹아웃 스테이지에 진출한 사우디아라비아와 맞붙는다. 클린스만호는 휴식을 취하고 재정비 시간을 가진 이후 오는 30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16강전을 치른다.

사진 = 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