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방문자, 뉴스보다 다른 콘텐츠 찾나… 뉴스 이용 '뚝'
포털 뉴스 이용 70% 이하
한국 언론 가장 문제점 '낚시성 기사' '편파적 기사'
매체를 불문하고 국내 뉴스 수용자 전반의 뉴스 이용이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포털을 통한 뉴스 이용률의 경우 2021년과 비교해 약 10%p가 급감하며 포털이 조사에 포함된 이래 처음으로 70% 선이 무너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언론진흥재단(언론재단)이 최근 공개한 <2023 언론수용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매체 유형과 상관없이 수용자의 뉴스 이용이 직전 2021년 조사와 비교해 전반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매체별 뉴스 이용률을 보면 TV 76.2%(7.2%p 하락), 포털 69.6%(9.6%p 하락),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25.1%(1.6%p 하락), SNS 8.6%(3.3%p 하락) 등이었으며 이는 이번에 처음 포함된 숏폼, OTT 서비스 항목을 제외한 미디어유형 9개 중 7개에서 이용률이 하락한 결과였다.
특히 포털을 통한 뉴스 소비 하락폭이 컸다. 포털이 조사에 처음 포함된 2017년 포털 뉴스 이용률은 73.0%, 이후 2018년 76.0%, 2019년 73.6%, 2020년 75.8%, 2021년 79.2%로 지속 상승세였다. 하지만 지난해 이 수치는 직전보다 약 10%p가 떨어진 69.6%로 급감, 조사 이래 가장 낮은 포털 뉴스 이용률이자 처음으로 70% 선이 붕괴된 결과로 기록됐다. TV를 통한 뉴스/시사정보 이용 역시 2021년 83.4%에서 지난해 76.2%로 낮아졌는데, 미디어에서 수용자 전반의 뉴스 이용이 줄어들고 있는 흐름을 드러낸다고 볼 수 있다.
뉴스를 포함한 포털 전반에 대한 이용률 변화와 비교해 보면 ‘뉴스’란 콘텐츠에 대한 이용 감소는 보다 분명히 확인된다. 지난해 포털 이용률은 83.8%로, 이전 2021년 84.5%, 2020년 85.9%와 비교해 낙폭이 크지 않았다. 모든 연령대에서 나타난 경향이었다. 언론재단은 “이러한 결과는 뉴스 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뉴스 사용자들이 이전에는 인터넷 포털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 중 뉴스를 주로 이용했다면 이제는 뉴스 대신 다른 콘텐츠를 이용하는 것일 수 있다”면서 “최근 네이버가 모바일 초기 화면의 버튼을 ‘뉴스’에서 ‘콘텐츠’로 바꾼 만큼 이러한 경향은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 같은 뉴스 이용률 전반의 하락은 20, 30대 연령대의 이탈이 주요했다. 2021년 조사와 비교해 지난해 TV의 경우 20대 뉴스 이용률은 15%p 가량 하락(59.5%->44.6%)했고 30대도 약 13% 떨어졌다. 20대의 SNS와 메신저 서비스를 통한 뉴스 이용도 각각 약 12%p, 8%p 줄며 젊은층의 뉴스 소비 감소가 이 경향 밑단에 있었다. 포털의 경우에도 20대가 가장 큰 폭의 감소로 2021년 95.4%에 비해 뉴스 이용률이 13.5%p(81.9%) 줄었고, 40대와 50대도 각각 11.2%p, 13.0%p 준 것으로 나타났다.
포털 사이트별로 뉴스 이용률을 살펴본 부분에선 네이버의 시장 지배력이 더 커진 결과가 나왔다. 포털 뉴스 이용자 92.1%가 네이버를 이용한다고 응답, 2021년의 86.7%에 비해 증가한 이용률이 확인됐다. 다음 이용자는 23.1%로 이전 조사 19.1%보다 다소 증가했으며, 구글 이용자도 이전 8.4%에서 지난해 14.3%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재단은 “포털을 통한 뉴스 이용자 중 네이버 이용자는 다음 이용자의 네 배 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나 네이버가 뉴스 유통 시장을 독점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별개로 이용자들이 포털뉴스를 이용하는 유형을 조사한 데선 수용자들이 특정 언론사를 선택하는 경험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결과도 나왔다. ‘포털에서 검색해서 뉴스를 본다’는 응답 평균이 5점 만점 중 3.38점으로 가장 높았고, ‘포털에서 구독하는 언론사/언론인의 뉴스를 본다’는 답은 2.49점으로 가장 낮았다. 2021년 조사에 포함된 ‘미리 설정한 메뉴를 통해 뉴스를 본다’ 2.48점, ‘특정 언론사 뉴스를 찾아본다’ 2.54점으로 유사한 수준이었다. 포털에서 구독하는 언론사/언론인의 뉴스를 “자주 혹은 매우 자주” 봤다는 답도 22.5%에 불과했다.
반면 ‘언론사의 홈페이지’, ‘언론사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뉴스를 이용한 경험은 각각 6.1%, 5.6%에 불과해 이전과 비교해 유사하거나 다소 감소한 결과가 나타나며 포털 종속 체제가 남긴 상흔이 수치로 확인되기도 했다.
이번 조사엔 뉴스 혹은 언론인에 대한 평가, 문제점에 대한 인식을 담은 내용도 포함이 됐다. 지난해에도 언론에 대한 신뢰는 이전과 비교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뉴스 전반에 대한 신뢰’는 2021년 평균 3.32점(5점 만점)에서 3.27점으로 하락했고, ‘실제 이용하는 뉴스에 대한 신뢰’는 3.48점에서 3.28점으로 더 크게 떨어졌다. 거의 모든 연령대에서 신뢰 하락이 고르게 나타났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언론인과 언론 전반에 대한 평가도 저하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공정성 3.04점(0.08점 하락), 전문성 3.37점(0.18점 하락), 정확성 3.16점(0.09점 하락), 언론활동 자유 3.43점(0.24점 하락), 3.55점(0.29점 하락)이란 평가도 나왔다. 응답자들은 한국 언론의 가장 큰 문제점으론 ‘낚시성 기사’와 ‘편파적 기사’(각 3.83점)를 꼽기도 했다.
이번 조사는 언론재단이 한국갤럽에 대행을 맡겨 지난해 9월5일부터 10월22일까지 전국 만19세 이상 성인 5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대면 면접조사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4%p다. 해당 조사는 한국인의 미디어 이용실태 및 언론/언론인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 언론재단은 1984년 처음 실시한 이래 명칭, 세부문항을 몇 차례 변경했지만 지속 조사를 이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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