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소년의 정치테러…혐오 부추긴 정치권부터 반성해야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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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기야 10대 중학생이 백주 대낮에 정치 테러를 저지르는 일이 벌어졌다.
잇단 정치 테러는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이참에 혐오정치를 조장하는 소셜미디어 생태계를 확 바꿔놓아야 한다.
중학생까지 정치 테러에 가담한 것은 타협과 협치가 실종된 혐오·대립의 정치가 근본적인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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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기야 10대 중학생이 백주 대낮에 정치 테러를 저지르는 일이 벌어졌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26일 15세 소년에게 돌로 머리 부위를 가격당해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에서 흉기 습격을 받은 지 23일 만이어서 더 충격을 주고 있다. 잇단 정치 테러는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인근 중학교 2학년생인 범인은 초등학교 때부터 우울증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등 정신질환을 앓았다고 한다. 경찰은 범인을 정신의료기관에 응급입원 조치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우발적 범행이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범인이 범행 1시간 전부터 건물 주위를 서성였던 점, 배 의원의 신원을 두 차례 확인한 뒤 돌로 잔혹하게 10여 차례 내리친 것을 보면 우발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중학생이 왜 증오에 차서 범행을 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는 평소 정치 관련 글과 영상을 소셜미디어와 채팅방에 자주 올렸다고 한다. 혐오와 증오를 퍼 나르고 증폭시켜온 극단적인 소셜미디어와 유튜브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이참에 혐오정치를 조장하는 소셜미디어 생태계를 확 바꿔놓아야 한다. 필요하다면 강력한 규제나 제재도 마련해야 한다.
중학생까지 정치 테러에 가담한 것은 타협과 협치가 실종된 혐오·대립의 정치가 근본적인 원인이다. 우리 정치판은 진영 논리에 따른 정치 양극화와 강성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팬덤 정치가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이런 편 가르기 정치가 폭력을 낳은 것이다. 길거리에 난립한 정당 현수막만 봐도 우리 정치 수준이 얼마나 저급한지 알 수 있다. 상대를 모욕하는 문구가 가득한 현수막을 보고 청소년들이 뭘 배우겠는가. 정치 불신만 키울 뿐이다. 상대편을 악마화하고 혐오를 부추긴 정치권부터 반성해야 한다. 여야는 반짝 자성의 목소리를 내다가 총선이 가까워지면 다시 상대 비방에 열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정치 테러 재발을 막으려면 타협과 소통이라는 정치 고유의 기능 복원이 절실하다. 약점을 부각해 상대방을 비난하기보다 국가 비전과 정책을 갖고 경쟁하는 것도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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