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무임승차, 경마장역이 최다”…역 이름까지 바꿔 갈라치기?

이승준 기자 2024. 1. 2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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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살 이상 지하철 무료 승차' 제도를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이에 반발하는 김호일 대한노인회 회장이 얼굴을 맞대고 설전을 벌였다.

이 대표와 김 회장은 26일 시비에스(CBS)라디오 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개혁신당이 최근 "만 65살 이상 지하철 무임승차를 폐지하겠다"고 내놓은 공약을 두고 토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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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일 대한노인회장(왼쪽)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CBS 유튜브 갈무리

‘65살 이상 지하철 무료 승차’ 제도를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이에 반발하는 김호일 대한노인회 회장이 얼굴을 맞대고 설전을 벌였다.

이 대표와 김 회장은 26일 시비에스(CBS)라디오 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개혁신당이 최근 “만 65살 이상 지하철 무임승차를 폐지하겠다”고 내놓은 공약을 두고 토론을 했다.

앞서 지난 18일 개혁신당은 지하철 적자 누적과 지역 간 공정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임승차가 폐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김 회장은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하철 적자와 노인 무임승차는 상관이 없고, 무임승차는 노인들의 건강과 연결돼 있다고 반박했다. 김 회장은 이 대표를 향해 “결혼도 아직 안 하고 애를 키워본 일도 없고 가정 살림도 해본 일 없어 세상 물정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헛소리를 남발한다”고 비난하며 공약 철회와 사과도 요구했다.

“유지비용 늘어난다” vs “적자 상관 없어…왜 노인만”

이날 얼굴을 맞댄 두 사람은 기존 입장을 반복하며 충돌했다. 이 대표는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가 전두환 대통령 때 도입됐는데, 지금은 노인 인구 비율이 크게 차이 난다. 지하철 적자가 누적되고 있고 좀 있으면 자본 잠식까지 가서 국세 지원이 들어가는데 정치인들이 방치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공약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역세권이나 대도시권이 아닌 곳에 거주하는 노인분들은 오히려 제값 다 내고 대중교통 이용하시는 경우가 많다”며 지역 간 불공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러자 김 회장은 지난해 2월 공개된 국토교통부의 대한교통학회 연구 중간 보고서를 인용하며 “지하철 적자 요인하고 노인의 무임승차하고는 상관관계가 없다. 승객 승차 여부와 상관없이 열차는 운행이 되기 때문에 무임승차가 있더라도 실질적으로 비용이 상승하는 것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지하철이 시발점에서 종점까지 갈 때 전기료는 사람이 탔든, 안 탔든 똑같다. 요금이 싸다든지 방만한 경영을 통해서 필요 없는 인건비가 나간다든지 그런 요인이 적자 요인이지 사람 타는 거 하고는 적자 요인하고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무임승차 비율에 따라서 실제 운행 시에 전기 요금이 차이가 난다. 지하철 유지비용이라는 것이 또 굉장히 다양하다”며 “이는 총 승객량에 비례하는 거기 때문에 무임 비율이 올라가게 되면 이 비용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김 회장은 “어린이나 장애인도 무료인데 왜 툭 하면 노인이냐. 그런데 지하철을 건설한 것도 노인들이 광부나 간호사나 월남전에 참전해서 달러 벌어서 그 돈 가지고 이 지하철을 만든 사람이 노인들이다. 노인한테 우대 차원에서 그렇게 해주는 것이다”며 “다른 나라도 영국이나 프랑스는 100% 면제를 하고 있는데 왜 유독 우리나라만 그러냐”고 받아쳤다.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왼쪽)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CBS 유튜브 갈무리

“교통카드 증액도 가능” vs “노인은 집에만 있으란 건가”

개혁신당이 제도를 폐지하고 ‘연 12만원 선불형 교통카드’를 제공하겠다’고 한 것을 두고도 설전이 이어졌다. 개혁신당은 연 12만원 교통카드를 제공하고 모두 쓴 뒤에는 청소년 요금을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회장은 “연 12만 원이면 한 달에 1만원이다. 만 원이면 한 달에 한 3회 정도만 외출하라는 이야기고, 방콕을 하고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 것이다”며 “가만히 있으면 노인이 건강이 얼마나 나빠집니까”라고 했다. 그는 “지하철 타니까 연 4000억원 정도의 의료비 절감이 날 정도로 노인이 건강하고 국가의 이익이 발생한다”고도 덧붙였다.

이 대표는 “제가 월 1만원으로 처음에 제시한 것은 그 정도면 지금 전체 무임승차 손실액과 거기에다 약간의 보조를 얹어서 유지 가능한 제도라는 것이다. 만약에 이거를 국회에서 합의하면 한 달에 10만원으로 갈 수도 있다”고 답했다.

“세상물정 모른다고 한 건 사과” vs “데이터를 놓고 이야기하자”

김 회장은 “세상 물정 모른다”고 한 자신의 발언을 사과했다. 그는 “살림을 살고 모든 걸 해본 사람과 안 해본 사람과 피부로 느끼는 것이 틀리기 때문에 그런 현실을 좀 잘 모르고 하는 소리다, 이런 이야기를 한 것이다. 조금 과한 거는 내가 이 자리에서 사과를 드리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경험이나 이런 것에 기반한 토론보다는 실제 데이터를 놓고 저희가 얘기를 해야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좀 아쉬움이 있다”고 답했다.

이준석 “4호선 최다 무임승차역 경마장역”

이 대표는 토론 막바지에 “4호선 51개 지하철역 중에서 가장 (노인)무임승차 비율이 높은 역이 어딘지 아냐”고 묻더니 “경마장역이다. 저는 이게 어떻게 젊은 세대에 받아들여질지 한번 살펴봐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지하철 무료이용으로 노인들이 먼 곳에 있는 전통시장에 가면서 상권에 영향을 끼치는 등 파생되는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펼치던 중에 나온 발언이다. 방송이 종료되며 김 회장은 답을 하지 않았다.

현재 수도권 전철 4호선(과천선)에는 경마장역은 없다. 4호선 설치 당시 이름은 경마장역이었지만, 2000년 ‘경마공원역’으로 이름을 바꿨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일부 누리꾼은 이 대표가 ‘경마장역으로 표현해 노인들에 나쁜 이미지를 씌우고 갈라치기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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