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이달에만 4천억 매수한 서학개미 '눈물'

주가 작년 5월 이후 최저수준
레버리지투자 마이너스 속출

전기차 대장주 테슬라가 지난 24일(현지시간)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이후 25일 주가가 급락하자 서학개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증시 상승 국면에는 테슬라의 주가 상승폭이 다른 성장주보다 커서 서학개미들에게 '러브콜'을 받았다. 그러나 결국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매출과 이익을 발표하자 주가는 하루 만에 12.13% 떨어졌다. 전기차 시장 둔화에 따라 지난달 중순부터 주가 하락세가 시작됐는데, 24일 콘퍼런스 콜에서 '올해는 매우 낮은 성장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비치자 주가는 200달러가 붕괴되고 182.63달러로 주저앉았다.

국내 투자자들은 올 들어 테슬라 주식을 대거 매수해왔다. 한때 300달러가 넘던 테슬라가 200달러 초반으로 내려오자 테슬라와 테슬라를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까지 동반 매수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25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사들인 테슬라 관련 주식은 테슬라(순매수 2위·1억5042만달러), 테슬라 1.5배 ETF(순매수 3위·5617만달러), 테슬라 옵션 인컴형 ETF(순매수 5위·5087만달러), 테슬라 2배 ETF(순매수 6위·4723만달러)였다. 총 3억469만달러(약 4000억원) 규모다. 예탁결제원 집계에는 현지시간 기준 25일 이후 거래가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테슬라 하락장에서 국내 투자자들의 누적 순매수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고점 대비 하락한 주가에 매집하기는 했지만 현재로서는 평가손실이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다. 테슬라는 연초 대비 주가가 27% 떨어졌으며 테슬라 2배 추종 ETF는 31%까지 급락한 상태다. 테슬라 주가는 작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이른 시일 내 반등하기 어렵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성장이 계속될 수 있지만 이번 실적발표로 단기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심화됐다. 게다가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와 중국 전기차 BYD와의 경쟁 외에 최고경영자(CEO) 리스크 문제 등도 남아 있다.

[김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