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포연에 글로벌 호흡 곤란…세계 경제 ‘목 졸림’ 위협 속 韓美 증시도 위기? [신동윤의 투자,지정학]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구약 성경 속에선 모세가 바다를 가르는 기적을 일으켜 이스라엘 자손들을 이집트 땅에서 구출했던 곳이었고, 현대에 들어서는 따뜻한 기후와 수온, 많은 산호초 덕분에 ‘다이버들의 성지’로 불리며 휴양지로 각광받는 곳. 아프리카와 아라비아 반도를 나누는 좁은 해로인 이곳은 바로 홍해입니다.
지금 전 세계인들에게 홍해란 공간은 사람의 몸으로 볼 땐 ‘대동맥’의 역할을 담당하는 곳입니다. 바로 유럽의 지중해와 아시아의 홍해를 최단 거리로 연결하는 ‘수에즈 운하’가 자리 잡은 국제 물류의 요충지이기 때문이죠.
이곳 홍해의 초입에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짙게 피어오르고 있는 포연과 화약 냄새로 글로벌 물류가 ‘동맥 경화’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바로 예멘의 친(親) 이란 시아파 무슬림 무장 단체 ‘후티(Houthi) 반군’ 때문인데요. 이들은 이스라일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이 발발한 지난해 11월 이후 이스라엘 상선과 이스라엘로 향하는 선박을 표적으로 삼겠단 명분 하에 서방 상선을 대상으로 무차별 공격을 가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홍해를 거쳐 수에즈 운하를 타고 지중해와 유럽으로 가려는 수많은 대규모 상선들이 어쩔 수 없이 뱃머리를 돌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죠.
주요 국제 수송로에 대한 위협에 세계 최강 전력의 해군을 보유한 미국이 직접 팔을 걷고 나선 형국입니다. 지난달부터 영국, 프랑스, 캐나다, 바레인 등 10개국과 합동으로 ‘번영의 수호자 작전(operation guardians of prosperity)’을 전개, 홍해 초입인 바브엘만데브(Bab-el-Mandeb)해협과 아덴만 등에 대한 순찰에 착수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는 후티 반군을 향해 미국은 이달 예멘 본토에 위치한 거점지를 직접 공습하기 시작하면서 홍해 상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정점을 향해 치닫는 모양새입니다.
지난 12일부터 시작된 후티 반군에 대한 미국의 공습은 지난 24일(현지시간)까지 총 8차례가 진행됐습니다. 그중 미국과 영국의 합동 공격으로 진행된 대대적인 공습은 총 2차례죠. 미·영 합동 작전으로 진행됐던 1차 공습 땐 예멘 내 60여개 후티 반군 목표물에 150발 이상의 미사일이 투하됐다고 합니다. 당시 영국은 지중해 키프러스 내 공군기지에서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를 발진했고, 미국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항공모함에서 F-18 전투기를 띄웠다고 합니다.
이처럼 미국이 후티 반군에 대해 초강경 대응에 나선 이유는 후티 반군의 홍해상 선박 공격을 더 이상 두고 볼 수만은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을 겁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최소 31차례에 걸쳐 후티 반군이 상선을 향해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를 날렸다고 하네요.
글로벌 물동망을 지켜 작전명처럼 글로벌 번영을 수호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 백악관·국방부 등이 연일 내놓고 있는 후티 반군에 대한 초강경 발언을 통해 명확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공격의 종료 시점을 후티 반군의 위협이 홍해상에서 자취를 감출 때까지로 못 박으면서죠.
중요한 것은 미국의 공습으로 인해 후티 반군의 군사 작전 ‘수행 능력’과 ‘의지’가 모두 꺾였는지일 텐데요. 전문가들은 지대함 미사일과 드론 등의 무기와 이를 활용해 상선을 공격하려는 시도를 사전에 막아냈다는 점에선 수행 능력을 저하시키는 데는 일정 부분 성과가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후티 반군의 의지까진 저하시키진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후티 반군의 최고 지도자 압둘말리크 후티는 동영상 성명에서 “미국의 침략에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항전 의지를 다지기도 했죠. 미국이 직접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홍해 입구에 대한 사실상의 봉쇄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번 ‘홍해 사태’의 여파는 주변 인접국으로 가장 먼저 퍼지는 모양새입니다.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홍해 상의 군사적 긴장 격화로 주변 중동국의 경제가 무너질 위험이 커졌단 분석을 내놓았죠.
후티의 무력 도발 이후 홍해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기존의 30% 정도까지 떨어졌다는 것이 이코노미스트의 지적입니다. 이로써 수에즈 운하를 운영하는 이집트가 재정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집트는 지난 한 해 102억5000만달러(13조7000억원)을 수에즈 운하를 통해 벌어들였는데, 올 들어 이집트의 수에즈 운하 통항료 수입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나 감소했다고 합니다.
홍해 연안 아프리카 국가인 에리트레아의 경제는 홍해를 통한 어업, 농업, 광업 생산물 수출로 유지 중이지만, 이 통로가 마비되며 국가 경제도 멈춰 선 상황입니다. 여기에 내전 중인 수단도 해외 원조를 받는 유일한 통로가 막히는 바람에 2480만명에게 원조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고 하죠.
이 밖에도 이스라엘은 국내총생산(GDP)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첨단 기술 분야가 타격을 받아 경제적 충격에서 벗어나기 힘들다고 지적됐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중동의 많은 국가가 채무 위기에 빠진다면 지역적 위기가 전 세계로 번질 수 있을 정도로 지금과 상황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며 “채무 위기의 경우 특히 젊은 층 실업으로 이어지면서 정치의 극단화를 부르고, 이에 따른 파장이 전 세계에 미치게 할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당장 강력한 공습으로 피해를 보은 것은 후티 반군일 테지만, 장기화될 경우 더 아픈 쪽은 미국 자신을 비롯해 전 세계 미국의 우방국일 수 있다는 점을 잘 아는 미국도 외교 채널을 총동원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 종식에 전념을 기울이는 모습입니다. 후티 반군이 상선 공격의 명분으로 삼았던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 자체가 종식된다면 홍해상의 군사적 리스크 역시 자연스럽게 해소될 테니까요.
국제 외교 전문가들 사이에선 바이든 미 행정부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과 인질 석방 협상을 촉진하기 위해 최고위직 보좌관인 브렛 맥거크 중동 담당 특사를 현지에 파견한 것을 두고 바이든 대통령의 다급한 심사가 투영됐다는 해석을 잇따라 내놓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물류 동맥 경화’ 현상에 따른 피해 역시도 즉각적으로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는 상황입니다.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최단 길목인 ‘홍해→수에즈운하→지중해→지브롤터해협’ 통로가 순식간에 쉽게 선택할 수 없는 위험한 항로로 변하면서 글로벌 대형 선사들은 더 오랜 시간과 더 많은 비용을 들여서라도 안전이 보장되는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 우회 항로를 선택하기 시작했습니다. 운임은 3배가량 더 들고, 운송 시간은 2~4주가 더 걸린다고 하는 데도 말이죠.
세계 물동량의 5분의 1 가까이를 소화하는 길목이 사실상 틀어 막히다 보니 전 세계 공급망에도 벌써 이상 신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독일 브란덴부르크주(州) 그룬하이데에 위치한 기가팩토리의 조업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한 것이입니다. ‘모델Y’ 생산에 필요한 주요 부품이 제때 도착하지 못하면서 빚어진 문제라고 합니다. 오토포어캐스트솔루션의 샘 피오라니 부사장은 “모든 자동차 제조 업체의 공급망에서 아시아, 특히 중국에 너무 많은 핵심 부품을 의존하는 것이 잠재적인 약점이었다”며 “테슬라는 문제를 가장 먼저 반영했을 뿐”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홍해 사태가 다른 자동차 제조사에도 타격을 입히는 것이 시간문제란 지적이죠.
피오라니 부사장의 지적처럼 또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 볼보도 자동차 기어박스 납품 지연으로 벨기에 헨트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요, 프랑스 유명 타이어 제조사 미슐랭은 스페인 공장의 주말 근무를 2주 넘게 철폐하기도 했습니다.
당장 소비자들에게 체감되는 기업 소비자 간 거래(B2C) 부문도 난리입니다. 영국 의류 업체 넥스트, 스웨덴 가구 브랜드 이케아, 미국 신발 브랜드 크록스 등도 ‘배송 지연’을 경고했죠.
‘커피플레이션(커피와 인플레이션의 합성어)’도 일반인들이 확 체감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쓴맛으로 인해 인스턴트 커피 등에 주로 활용되는 로부스타 원두의 1월물 선물 가격이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톤(t)당 3443달러에 달하며 지난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인데요. 올 들어서만 7% 넘게 가격이 뛰어오른 데는 주요 생산국인 베트남의 커피 재고 감소가 주요 요인이었지만, 홍해 물류 대란의 여파까지 겹친 것도 한몫을 했다는 평가입니다.
역설적이게도 단기적으론 글로벌 금융투자시장에선 홍해 물류 대란이 기회가 될 것이란 평가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이달 19일 기준 글로벌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달 1일보다 121% 상승한 2239.61로 집계됐는데요. 이 때문에 글로벌 해운 경기 침체 직격탄을 맞았던 해운사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적에 맞춰 상승하기 마련인 주가 역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요.
실제로 세계 2위 규모 덴마크 해운사 머스크의 주가는 한 달 새 8% 상승했습니다. 물류 대란이 장기화할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호황을 재현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최근 머스크에 대한 투자 의견을 ‘보류’에서 ‘매수’로 조정하기도 했죠.
실제로 지난 2022년 초 국제 배송량 폭증에도 항만 노동력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중국 상하이(上海) 등 주요 항만이 컨테이너선으로 가득 찼던 ‘병목 현상’ 시기 머스크 주가는 4배 이상(2020년 3월 5800크로네→2022년 1월 2만4020크로네) 이상 오른 바 있죠. 당시 SCFI는 역대 최고치인 5109.6을 기록했습니다.
이 때문일까요? 국내 증시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4일 종가까지 흥아해운, HMM, 대한해운 주가는 각각 64.71%, 28.89%, 10.66% 상승했습니다. 머스크와 같은 이유 때문이죠.
정유주 역시 가격 상승에 따른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힙니다. 23일(현지시간) 발틱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중동산 에너지를 일본으로 수송하는 데 드는 하루 운임은 미·영 연합군의 후티 반군 공격이 시작된 지난 12일 2만9400달러에서 23일 8만3000달러로 올랐습니다. 주로 휘발유, 나프타(플라스틱 원료)를 운반하는 유조선의 하루 운임이 11일 만에 3배 가까이로 뛴 것이죠.
이 덕분인지 한때 정유주인 S-Oil, 극동유화, 흥구석유, 중앙에너비스 등이 ‘반짝’ 강세를 띄기도 했죠.
하지만, 조금만 시간을 길게 본다면 홍해 사태는 글로벌 금융투자시장, 특히 ‘위험자산’의 대표격인 주식시장엔 치명타를 날릴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관된 평가입니다.
‘왜(Why)’에 대한 정답은 지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당시의 경험을 기억한다면 나와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강해진다는 것은 전 세계 주식 시장엔 악몽과 같은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팬데믹 마무리 국면 이후 인플레이션이라면 눈에 불을 켜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 중앙은행 내 ‘매파(긴축 선호)’ 본능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주요국 증시 투자자가 목을 빼고 기다리고 있는 피벗(pivot, 금리 인하) 개시 시점을 늦춰버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고금리 시대가 정점을 지나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단 시그널이 주요국 증시를 지금보다 더 높은 곳으로 올려놓을 것이란 기대는 바로 주요 선진국들의 산업 구조가 첨단 기술 산업의 비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이로 인해 시총 내 첨단 산업의 비중 역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하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시총 중 30.11%가 소위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Seven, 애플·마이크로소프트·구글·아마존닷컴·엔비디아·메타플랫폼·테슬라)’으로 불리는 7개 대형 기술주가 차지했습니다. 국내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코스피 지수 전체 시총 중 35.74%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네이버, 카카오, LG전자 등 시총 상위 7개 반도체·IT·바이오주의 몫이었습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미국, 일본을 비롯해 글로벌 주요국 증시의 대표 대형주는 이미 ‘빅테크’로 불리는 대형 기술주와 반도체로 대표되는 필수 소재를 제조하는 기업 등으로 구성돼 있는 상황”이라며 “물류대란에 따른 비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문제가 불거질 경우 금리 인하 속도는 느려질 수밖에 없고, 금리에 가장 민감한 기술주의 특성상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경우 최근 인공지능(AI) 투자 붐 등으로 쌓아 올린 상승분을 빠른 속도로 반납하고 우하향 곡선을 그리게 될 위험성도 배제하긴 힘들다”고 설명했습니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고위관계자는 “최근 급등세를 보여온 미 증시 내 ‘빅테크’ 주식들에 대한 ‘과매수’ 우려가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피벗 개시 시점 연기 등 주요 중앙은행들의 ‘매파(긴축 선호)’적 신호는 이들 종목에 대한 주가 조정세를 더 깊고 길게 이어지도록 부추길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번 홍해 물류 사태는 ‘세계화’의 근간이던 해상 운송 시스템 전체가 위기에 빠져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게 만들고 있기도 합니다.
특히, 세계의 주요 지점들을 서로 연결하는 전략적이고 좁은 통로인 ‘초크 포인트(Choke Point)’들 중 많은 곳들이 지정학적 위기 상황에 놓여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가장 대표적인 지점 중 하나인 흑해와 지중해를 연결하는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보스포루스해협은 이미 2년이 넘어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탓에 상당 기간 위험에 노출돼 있는 상태입니다. 보스포루스해협은 전쟁 전까지만 해도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생산되는 밀, 옥수수, 해바라기씨 등 농작물을 전 세계 각지로 실어 나르는 통로였습니다. 전쟁 직후 세계 곡물 가격은 물론, 이와 연동된 각종 식료품 가격이 요동쳤던 것도 이 때문이죠.
전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지인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호르무즈해협도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이 촉발한 미국과 이란의 본격적인 충돌의 여파로 위험지역으로 변한 지 오랩니다. 이곳은 특히 국내에 수입되는 원유의 72%가 지난다는 점에서 더 중요한 곳이기도 하죠.
‘주요 2개국(G2)’으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 간의 패권 경쟁의 영향권에 놓인 초크 포인트들은 특히 한국의 목줄과 직결된 곳들이라 해도 전혀 과하지 않습니다. ‘대만해협’를 중심으로 한 남중국해와 동중국해가 바로 그곳입니다.
얼마 전 블룸버그 이코노믹스가 중국과 대만 간의 전쟁으로 대만해협의 글로벌 물동망이 완전히 단절됐을 때 한국의 GDP가 23.3%나 감소하며 대만(-40%)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피해를 입는 국가가 될 것이라 지적한 점은 국내외적으로 큰 충격을 안기기도 했습니다. 특히, 한국의 예상 국내총생산(GDP) 감소율 가운데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 게 바로 ‘반도체’란 사실도 걱정되는 지점입니다. 반도체 쇼크 만으로 무려 17.8%에 이르는 GDP가 감소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죠.
상대적으로 안정된 곳이란 평가를 받지만, 미·중 전면 충돌 시 미군 주둔지로서 중국의 공격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믈라카해협 역시도 지정학적 위험에 놓인 초크 포인트 중 한 곳입니다.
대외 수출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고, 원자재와 에너지원은 물론 식량 등에 대한 수입 비중이 높은 한국. 이번 홍해 사태처럼 글로벌 초크 포인트들이 위기에 빠질 때마다 GDP, 증시 등이 큰 폭으로 출렁일 수밖에 없는 운명을 갖고 있는 만큼 글로벌 지정학에 대한 관심을 놓을 수 없는 처지입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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