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김동전' PD "낙제점에 가까운 성적표, 팬들 덕분에 자존감 무너지지 않았다" [전문]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홍김동전' 연출을 맡았던 박인석 PD가 시청자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박인석 PD는 25일 KBS2 '홍김동전' 공식 SNS에 "홍김동전을 사랑해 주시는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연출을 맡았던 박인석피디입니다"라는 장문의 글을 적었다.
이날 박인석 PD는 "피디는 프로그램으로 말하는 직업인데요, 담당 피디가 이렇게 시청자 여러분께 직접적으로 인사를 드리는 게 맞는 일인지, 과연 이랬던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는지 싶어서 꽤나 고민을 했다"면서도 "그렇지만 시청자 여러분께서 1%대 시청률에 불과한 프로그램에 이렇게 직접적이고 지속적으로 애정의 메시지를 보내주신 것부터가 이례적인 일이었고 홍김동전은 언제나 꾸준히 이상함(?)을 추구했던 프로그램이었기에 마음이 내키는 대로 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인석 PD는 "예능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건 매주 전 국민에게 성적표가 공개되는 일이다. 71번의 방송을 만드는 내내 사실 낙제점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아 들었던 프로그램이었지만, 팬 여러분께서 다양한 채널로 보내주시는 사랑과 응원 그리고 인정 덕분에 제작진 모두 자존감이 무너지지 않고 행복하게 프로그램을 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와 함께 박인석 PD는 시청자들이 보내줬던 커피차부터 선물, 트럭 시위, 폐지 반대 청원 등을 언급하며 "사실 매주 다양한 채널에서 달아주시는 응원 댓글 하나하나부터가 저희 제작진이 매일을 살고, 다음 회차를 좀 더 힘내서 준비하게 되었던 원동력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아울러 박인석 PD는 출연진 김숙, 홍진경, 조세호, 주우재, 장우영을 언급하며 "사실 작년 연예대상 때, 내심 우리 다섯 명의 멤버가 최고의 프로그램상 후보가 되어 투표를 독려하는 모습을 상상하곤 했다. 저희가 부족해서였지만, 그때 후보에 오르지 못했던 아쉬움이 저희 팀에 있었던 걸 어찌 아셨는지 마지막 방송 당일 저금통 분들께서 '최고의 프로그램상' 트로피를 KBS까지 직접 전달해 주셨다. 끝까지 어찌할 바를 모를 과분한 사랑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보내주신 마음들을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박인석 PD는 "홍김동전이 없는 목요일이다. 아직도 어색하고 서운한 마음이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제작진은 프로그램과의 이별에 더해서 함께 했던 팀원들 한 사람 한 사람과의 이별 또한 힘들게 이겨내는 중이다. 훌륭한 팀이었다. 어디 내놔도 에이스라 불러 손색없을 훌륭한 피디들과 실력과 미모를 겸비한 작가님들, 음지에서 늘 가장 고생하는 FD들을 비롯한 수많은 촬영 스태프들 모두 참 고생 많았고 잘했다. 한 번쯤 마음으로 그들에게도 격려를 보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하 박인석 PD 공식입장 전문.
홍김동전을 사랑해주시는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연출을 맡았던 박인석피디입니다
피디는 프로그램으로 말하는 직업인데요, 담당 피디가 이렇게 시청자 여러분께 직접적으로 인사를 드리는 게 맞는 일인지, 과연 이랬던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는지 싶어서 꽤나 고민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시청자 여러분께서 1%대 시청률에 불과한 프로그램에 이렇게 직접적이고 지속적으로 애정의 메시지를 보내주신 것부터가 이례적인 일이었고 홍김동전은 언제나 꾸준히 이상함(?)을 추구했던 프로그램이었기에 마음이 내키는 대로 해보기로 했습니다
예능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건 매주 전 국민에게 성적표가 공개되는 일입니다. 71번의 방송을 만드는 내내 사실 낙제점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프로그램이었지만, 팬 여러분께서 다양한 채널로 보내주시는 사랑과 응원 그리고 인정 덕분에 제작진 모두 자존감이 무너지지 않고 행복하게 프로그램을 할 수 있었습니다. 돌아보면 앞으론 정말 다시 없을 특별한 경험을 했고 뭉클한 사랑을 많이 받았습니다. <수저게임 리턴즈> 녹화 당시 커피차가 서 있는 오프닝 장소에 도착했더니 메인작가님이 울고 계시더라고요. 커피차라기보단 거대한 러브레터에 가까운 그 “작품”을 바라보며 제작진 모두 과분한 사랑 속에 눈물 콧물을 훌쩍이면서 기념사진들을 찍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이후로 계속된 다양한 선물들, 편지들, 또 커피차, 밥차, 그리고 트럭시위에 이어 폐지반대 청원까지. 사실 매주 다양한 채널에서 달아주시는 응원 댓글 하나하나부터가 저희 제작진이 매일을 살고, 다음 회차를 좀 더 힘내서 준비하게 되었던 원동력이었습니다
물론 모든 제작진은 알고 있습니다. 프로그램에 보내주시는 이런 팬분들의 응원과 사랑은 결국 저희 훌륭한 멤버들 덕이라는 것을요
멤버십 버라이어티를 구성할 때 대한민국에 이보다 훌륭한 중심축은 없노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숙이 누나. 제게는 누나가 No.1 국민MC 입니다. 그리고 그냥 세상에서 제일 웃긴 진경 누나. 홍김동전에는 일명 “유강이신”도 없고 S급 배우 멤버도 없고 20대 라이징스타도 없지만, 홍진경이 있습니다. 늘 웃음의 정점을 찍어주었던 누나의 독한 분장과 손상된 해마가 그리울 거예요. 그리고 두 주먹 불끈 쥐고 여기까지 올라온 세호. 이제는 주먹 좀 덜 세게 쥐어도 괜찮은데 단 한 번의 녹화도 허투루 하지 않고 늘 제작진의 마인드로 무대를 휘저어 준 모습에 개인적으로는 홍김동전의 MVP라는 타이틀을 주고 싶습니다. 세호한테 MVP를 줘도 우재는 이해할 거예요. 실제로 4가지가 없다면 방송에서 절대 그렇게 캐릭터를 부여하지 않았을 속 깊고 인간적인 우재는 아마 앞으로 더 잘 될 겁니다. 이제 곧 우재의 세상이 온다에 늘 던지던 500원을 걸어볼까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막내 우영이. 언제 어디서든 기가 죽지 않고 에너지를 유지하는 이유는 표면적으로 밝은 성격 탓도 있겠지만, 아마 외부의 영향에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내면이 있기 때문이라고 저는 느낍니다. 늘 긍정의 기운으로 모든 스태프들을 많이 웃게 해줘서 진심으로 고마웠습니다.
사실 작년 연예대상 때, 내심 우리 다섯명의 멤버가 최고의 프로그램상 후보가 되어 투표를 독려하는 모습을 상상하곤 했습니다. 저희가 부족해서였지만, 그 때 후보에 오르지 못했던 아쉬움이 저희 팀에 있었던 걸 어찌 아셨는지 마지막 방송 당일 저금통 분들께서 <최고의 프로그램상> 트로피를 KBS까지 직접 전달해주셨습니다. 끝까지 어찌할 바를 모를 과분한 사랑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보내주신 마음들을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겁니다
홍김동전이 없는 목요일이네요
아직도 어색하고 서운한 마음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제작진은 프로그램과의 이별에 더해서 함께 했던 팀원들 한 사람 한 사람과의 이별 또한 힘들게 이겨내는 중입니다. 훌륭한 팀이었습니다. 어디 내놔도 에이스라 불러 손색없을 훌륭한 피디들과 실력과 미모를 겸비한 작가님들, 음지에서 늘 가장 고생하는 FD들을 비롯한 수많은 촬영 스태프들 모두 참 고생 많았고 잘했는데요, 한 번쯤 마음으로 그들에게도 격려를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의 사랑 덕에
정말 꿈같이 행복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우재가 마지막에 던진 동전은 아직 돌고 있다고 합니다
이 친구 평생 살면서 나올 뒷면 그동안 다 나온 것 같은데 그쵸?
프로그램으로 다시 인사드리는 날까지
많이 웃으시고 행복한 하루하루 되시길 마음 다해 응원하겠습니다
- 홍김동전 제작진을 대표하여 박인석 피디 드림 -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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