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RPG, 상장 미루다 1000억 손해배상 소송당해… “당기손실로 추진 불가”
[마이데일리 = 구현주 기자] 게임 ‘로스트아크’ 개발사 스마일게이트RPG가 라이노스자산운용 등 투자자로부터 1000억원 규모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라이노스자산운용 측은 스마일게이트RPG 상장 후 이익을 예상하고 전환사채(CB)를 샀는데, 스마일게이트RPG가 당기순손실 등으로 상장을 포기해서다. CB는 일정한 조건에 따라 채권을 발행회사 주식으로 전환하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이다.
2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11월 23일 스마일게이트RPG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 민사부에 손배소 및 매매대금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소가는 1000억원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스마일게이트RPG CB 발행사이기 때문이다. CB 관련 소송을 할 때 형식적으로는 발행사가 소송을 제기하지만, 실제 소송 주체는 라이노스자산운용이다.
지난 2017년 스마일게이트RPG는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2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라이노스자산운용이 펀드를 통해 이를 사들이면서, 스마일게이트RPG 상장 후 CB를 주식으로 전환할 계획이었다.
CB 만기는 작년 12월 20일까지였다. 그 중 30%는 스마일게이트RPG가 2019년 콜옵션(살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해 상환했다. 나머지 70%는 작년 11월 20일 주식 전환 기한이 만료돼 CB로 남아있는 상태다.
문제는 스마일게이트RPG가 당기순손실 등을 이유로 상장을 포기하면서 발생했다.
당시 양측이 합의한 투자 조건은 “CB 만기 직전 사업연도 당기순이익이 120억원 이상일 시 상장을 추진할 수 있다”였다.
라이노스자산운용은 2022년 스마일게이트RPG가 120억원 이상 순이익을 냈다고 판단해 상장을 요구했으며, 스마일게이트RPG는 계약대로 상장을 추진하기 위해 증권선물위원회에 지정감사인 지정을 신청했다.
그러나 지정감사인 감사 결과 스마일게이트RPG는 2022 회계연도에 1426억원 당기순손실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영업이익은 3641억원 발생했지만, 국제회계기준(IFRS)상 CB가 부채로 인식되면서 파생상품 평가손실이 나며 당기순손실로 계상됐다. 파생상품 평가손실은 현금 유출이 없는 회계상 평가손실에 그친다. 상장을 준비하는 회사는 일반 회계기업 기준이 아닌 IFRS를 적용해야 한다.
라이노스 측은 당기순손실 발생은 사실이지만 이는 회계상 문제일 뿐 상장 추진을 못할 이유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스마일게이트RPG 관계자는 “계약서상 상장 추진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CB 계약은 만기상환이 된 것이다”며 “경기 상황이나 국내 증시를 보더라도 현시점의 상장추진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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