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또 정치인 피습, 증오의 정치구조 타파에 뜻 모아야

연합뉴스 2024. 1. 2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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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대낮에 서울 한복판에서 생면부지의 남성에게 돌로 머리 부위를 가격당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일 부산에서 괴한의 칼에 목 부위를 찔린 지 한 달도 채 안 돼 다시 정치인 피습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A군은 경찰 조사에서 사건 발생 2시간 전 외출했다가 배 의원을 우연히 만나 범행을 저질렀으며, 최근 우울증 증상이 심해져 폐쇄병동에 입원하란 지시를 받고 대기 중이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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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실, 피습 현장 상황 CCTV 공개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서울 송파을)이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건물에서 괴한에게 습격 당하는 장면이 담긴 CCTV 화면을 배 의원실이 공개했다. 2024.1.25 [배현진 의원측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대낮에 서울 한복판에서 생면부지의 남성에게 돌로 머리 부위를 가격당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일 부산에서 괴한의 칼에 목 부위를 찔린 지 한 달도 채 안 돼 다시 정치인 피습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범인이 남자 중학생인 데다가 범행 직전 배 의원의 신원까지 확인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이 크다.

26일 경찰과 배 의원 측에 따르면 범인인 A군은 전날 오후 5시20분께 강남구 신사동의 한 건물에서 배 의원에게 다가가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죠?"라고 두 차례 묻고는 손에 쥔 돌덩이로 배 의원의 머리를 가격했다. 배 의원의 머리를 15차례 이상 내리친 끝에 제지당한 A군은 두피가 1㎝가량 찢어져 피를 흘리는 배 의원을 계속 지켜보면서 자신이 15살이라며 "촉법 소년"이라는 말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A군은 경찰 조사에서 사건 발생 2시간 전 외출했다가 배 의원을 우연히 만나 범행을 저질렀으며, 최근 우울증 증상이 심해져 폐쇄병동에 입원하란 지시를 받고 대기 중이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범행에 사용한 돌도 평소 지니고 다닌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A군은 자신 또는 타인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경찰 판단에 따라 정신 의료 기관에 응급 입원한 상태다. 이에 따라 우발적 범죄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A군이 배 의원에게 재차 신원을 묻고 돌덩이를 쥐고 있었던 만큼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경찰은 서울경찰청에 수사전담팀을 구성했는데, 범행 동기와 배후 유무 등 사건의 진상을 조속히 밝혀내 국민에게 소상히 알리기 바란다.

이번 사건이 모방범죄를 낳아 4·10 총선을 앞두고 불필요한 정쟁과 사회적 혼란을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제1야당 대표 피습 후 3주 만에, 이번엔 여성 유명 정치인을 표적 삼은 유사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정치 테러'가 유행처럼 번질 가능성도 배제해선 안 된다. 여야, 좌우로 갈라져 상대를 악마화하고 적대시하는 정치 고관여층의 감정 대립이 극단적 양상으로 치닫고 있고, 그 폐해가 거리의 폭력으로 표출된 것이 이달 초 이 대표 피습 사건이었다. 특정 정당과 정치인이 싫다고 폭력적 수단을 동원하는 것은 어떤 이유와 명분으로도 용납될 수 없는 중대 범죄이자 대의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정치인의 신체를 노리는 폭력 범죄가 우리 사회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범죄 형량을 높이는 등 실효적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아울러 경찰은 각 당 지도부와 국회의원 및 총선 후보 등에 대한 신변보호 체계를 한층 강화하는 등 주요 인사의 안전 확보에 빈틈이 없어야 할 것이다.

정치권의 대오각성도 필요하다. 그간 정치적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극악스러운 행태를 보였던 것이 정치권 스스로를 백주 테러의 위협에 빠트린 원인이 된 게 아닌지 자성해야 한다. '아니면 말고' 식의 근거 없는 비방과 가짜뉴스 유포 등 언어 폭력과 선동을 멈추지 않는 한 이 대표와 배 의원에 이은 불행한 사건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편 진영을 향해 독설과 저주를 퍼붓는 극단적 정치 유튜브 방송에 대한 규제 방안도 시급히 검토할 때다. 증오와 분노 유발로 지지층의 환심을 사려는 정치 구조를 혁파하는 데 여야가 뜻을 모아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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