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생각] 클린스만 감독의 ‘無전술’ 축구와 맹목적인 희망 찬가에 한국축구는 아프다

김덕기 2024. 1. 2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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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이 사우디아라비아와 태국의 맞대결을 마지막으로 조별리그가 모두 끝나 16강 진출팀이 가려졌다. 그 결과 이변은 없었고 대회 개최전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혔던 한국(E조), 일본(D조), 이란(C조), 호주(B조), 사우디아라비아(F조) 등 5개국이 무난히 조별리그 문턱을 넘으며 우승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섰다. 그러나 조별 리그에서 우승 후보 5개국의 여정은 순탄하지 않았고, 이로 인하여 희비가 엇갈리며 예상외의 순위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 중 대표적인 국가는 바로 한국과 일본으로 서 두 팀은 나머지 3개국이 받아든 조 1위 순위에 걸맞지 않게 각 각 1승 2무와 2승 1패를 기록 조 2위로 밀려나며 16강에 진출하는 실망스러운 결과물을 얻었다. 단일 대회에서의 우승을 성취하기 까지에는 한 두번의 고비가 찾아 온다는 것이 축구계 정설이다. 이를 유추해 본다면 나머지 이란(3승), 호주(2승1무), 사우디아라비아(2승1무) 역시 조별리그에서 고비가 있었다. 먼저 이란은 약체 홍콩과의 맞대결(2차전)에서 피 말리는 1-0 신승을 거두는데 만족해야 했고, 호주 또한 복병 시리아를 상대로(1차전) 1-0 진땀승을 거두는데 그쳤다.

뿐만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도 오만과의 일전(1차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까지 끌려가다 추가시간 극적인 극장골로 2-1로 승리 16강 진출의 혹독한 신고식을 치뤘다. 그렇다면 결정적으로 순위에 영향을 미친 한국의 요르단(2차전)전 2-2, 말레이시아전 3-3 무승부와, 일본의 이라크(2차전)전 1-2 패배는, 우승 도전의 고비를 이란,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보다는 미리 맞은 예방 주사로 간주할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 한국과 일본의 조 2위 순위는 대회 개최 전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잠재된 순위일 수 있다는데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

한국과 일본은 아시아축구 발전의 쌍끌이 역할을 하고 있는 최강자라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이런 위치에서 유럽 빅리거 선수 활약상 노출과 빈번한 A매치 평가전 등으로 아시아 국가들에 상대적으로 선수 역량을 비롯한 팀 전술, 전략이 적나라하게 노출되어 있다. 이는 곧 정보 취득에 의한 분석의 용이함으로 작용 을 급기야 조별리그에서 졸전의 경기력으로, 조 2위를 기록했다고 평가해도 결코 무리가 아니다. 더불어 한국과 일본이 조 2위로 밀려나게 됐던 이유와 원인에 안일함과 함께 현실 안주도 포함된다.

그동안 한국과 일본은 해외파를 앞세워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과 세계축구 강호와의 A매치 평가전 등을 통하여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아시아 축구를 의식하지 않고 오직 세계 축구 강국 대열 동참을 위한 정책 추진에 포커스를 맞춘 채 대표팀 운영에 전념한 측면이 없지 않다. 결국 이 같은 정책은 이번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고비가 아닌 불합리한 문제점으로 드러나며 세계 축구 강국 동참을 위한 우선 순위가 과연 무엇인지 여실히 일깨워 줬다. 한국과 일본의 조별리그 순위 2위 추락이 제시해 주는 관건은 또 있다.

그것은 바로 아시아 축구 수준이 상향 평준화 시대에 접어들어 있다는 점이다. 이에 조별리그에서 나타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만만한 상대가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침체에 빠졌던 이라크(D조)는 2007 AFC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아시안컵 정상의 주인공으로서 3전 전승으로 명예를 회복했고, 개최국 복병 카타르(A조) 또한 우승 후보 이란과 함께 조별리그 전승으로 16강에 진출 성장에 날개를 달았다. 뿐만 아니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6위 타지키스탄(A조)과 99위 팔레스타인(C조)은, 나란히 1승1무1패 성적을 거두며 146위 1승2패의 인도네시아(D조)와 함께 와일드 카드로 사상 처음으로 16강 대열에 동참 약체의 이미지를 씻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축구에 필승 조건은 많이 존재한다. 그 조건에 정보 취득에 의한 분석은 필승을 위한 지침서로 서 부족함이 없다. 따라서 축구는 경기 이전에 정보 취득을 위한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져 급기야 비공개 훈련까지 실시한다. 이에 한국이 64년만의 아시안컵 우승 숙원을 풀기 위하여 과연 상대팀 정보 취득에 의한 분석이 얼마 만큼 효과적이었는 가에 의구심이 제기된다.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위르겐 클린스만(60.독일) 감독은 2, 3차전 상대였던 요르단과 말레이시아와의 조별리그 경기를 직관 이를 토대로 한 분석으로 경기를 소화했지만, 결과적으로 요르단은 물론 말레이시아에게도 무승부를 기록하는 졸전으로 그 효과성은 전연 나타나지 않았다.

경기는 선수가 한다. 그렇지만 선수 개인 역량에 의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전술, 전략은 디테일해야 되고 분석에 의한 대응, 대처도 실효성이 있어야 한다. 그 몫은 전적으로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에게 주어져 있고 그효과와 실효성 유.무는 바로 지도 능력 잣대다. 그렇다면 클린스만 감독의 제기된 ‘無전술’ 지도 능력은 도마에 오르기에 충분하다. 마지막으로 클린스만 감독의 선수 선발 난맥상도 조별리그의 실망스러운 성적과 무관치 않다.

결국 이로 인하여 클린스만호는 ①팀 전력 약화 ②부상 악재에 따른 선수 기용 효율성 부족 ③경고(옐로카드) 누적에 따른 선발 구성 부담 및 경기력 저하 ④클린스만 감독의 경기 운영 미흡 등으로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다. 조별리그는 끝났다. 이에 클린스만호에게 요구되는 것은 이를 빨리 잊는 것이다. 축구에서 좋지 않는 결과를 잊는 것도 기술이다. 따라서 클린스만호는 그 기술을 발휘하여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31일) 부터는 조별리그와는 다른 플랜 B 가동과 더불어, 차원이 다른 전술, 전략 변화의 '필승' 카드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사실에 사고력 전환이 요구된다.

여기에 또 한 가지 클린스만 감독이 뽑아야 될 '필승' 카드는 선수들이 정신적, 심리적 안정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리더십은 물론 매 경기 확실한 동기부여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클린스만 감독은 ‘無전술’ 축구라는 비난에서 자유로워 지며 한국 축구 숙원인 우승컵도 들어올릴 수 있다. 조별리그에서 전연 예상하지도 그렇다고 전연 기대하지도 않은 수치와 치욕의 여정으로 일관한 클린스만호다. 이에 그 어느때 보다 16강전 부터의 클린스만호 여정에 쏠리는국민들의 관심은 뜨겁다.

김병윤(전 한국축구지도자협의회 사무차장)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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