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현장] 말 없이 떠난 김민재, 사우디 보러 간 클린스만...대이변 후 믹스트존 상황은?

[인터풋볼=신동훈 기자(알와크라)] 이변이 일어난 만큼 경기 후 믹스트존 분위기는 상반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25일 오후 2시 30분(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에 위치한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말레이시아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E조 3차전에서 3-3으로 비겼다. 한국은 조 2위에 머물며 한일전은 성사되지 않았다. 바레인이 조 1위, 요르단이 3위에 올랐고 말레이시아는 4위에 머물렀다.

대이변이었다. 정우영 선제골로 앞서간 한국은 압도적 공세 속에서 말레이시아에 주도권을 잡았는데 후반 초반 2실점을 허용하면서 무너졌고 계속된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답답함을 느끼게 했다. 이강인의 프리킥 골이 나왔고 손흥민 페널티킥 득점이 기록되면서 한국이 3-2로 역전승을 거두는 듯 보였으나 종료 직전 모랄레스의 득점으로 3-3이 돼 경기는 무승부로 종료됐다.

비겼지만 사실상 진 한국은 침울한 분위기였다. 현장에 있던 국내 취재진, 방송사 모두 헛웃음을 짓는 가운데 믹스트존에서 클린스만 감독이 먼저 나왔다.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나와 뛰어 믹스트존을 나갔는데 사우디아라비아를 보러 간다고 대한축구협회 관계자가 밝혔다. 현지 시간은 6시에 경기가 있고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거리가 있는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리기에 빨리 이동해야 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를 보러 가지 못했다. 협회 관계자는 "출발시간이 늦기도 했고 교통체증이 심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가 대거 로테이션을 활용해 기존 선발진에서 9명을 바꿔 숙소에서 TV로 관전했다"고 했다.

이어 선수들이 나왔다. 김민재는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도 말없이 믹스트존을 떠났다. 조규성, 설영우 등 대부분의 선수들은 응했고 복귀전을 치른 황희찬과 김진수도 인터뷰에 나섰다. 모두 웃음기 없이 진지한 모습으로 인터뷰에 임했다. 가장 마지막에 나온 건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에겐 국내, 외신 기자들이 모두 달려들어 인터뷰를 했다. 손흥민은 모든 질문에 친절히 답했고 향후 토너먼트에선 달라진 모습을 다짐했다.

뒤이어 말레이시아 선수들이 나왔다. 우선 김판곤 감독은 국내 취재진과 한국말로 반갑게 인사했다. 코치진 중 한국인들이 다수 있어 마찬가지로 인사를 나눴다. 말레이시아 선수들이 나왔는데 비겼고 탈락은 했지만 얼굴에 웃음꽃이 가득했다. 말레이시아 관계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국내 취재진에 "우리에 이겼으면 일본을 만났을 것이다"고 우스갯소리로 말하기도 했다.

한국 상대로 골을 넣고 흐름을 바꾸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세리머니까지 한 파이살 할림은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했는데 "한국 같은 세계적인 팀과 경기를 하는 건 말레이시아에 쉽지 않았다. 냉정히 우린 그 수준이 아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하고 노력을 했다. 한국은 챔피언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좋은 팀이고 좋은 선수들을 보유했다. 경기를 뛰면서 한국 선수들을 상대로 공을 잡기 어려운 걸 보면서 좋은 팀이라는 걸 느꼈다. 행운이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