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어마한 XX 같아'...김희애·한소희 뒤잇는 역대급 불륜녀 송하윤('내남결')

정석희 칼럼니스트 2024. 1. 26.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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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캐릭터 만난 송하윤과 이이경, ‘내남결’ 돌풍의 진짜 주역


[엔터미디어=정석희의 TV 돋보기] 연일 화제성 지수 1위를 달리며 순항 중인 tvN 월화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 정수민(송하윤), 박민환(이이경), 찌질하고 가증스럽고, 이 땅 어딘가에 살고 있을 것만 같은 상간 남녀. 이 둘이 <내 남편과 결혼해줘>를 보는 큰 재미다. 아울러 갈등을 속 시원히 그때그때 풀어버리는 것도 인기 비결 중 하나일 테고. KBS 주말극이라면 한두 달은 끌고 남았을 오해 소지를 이 드라마는 당일 바로 해소시켜주지 않나. 주인공 강지원(박민영)과 유지혁(나인우)이 과거로 회귀했다는 설정인데 BTS를 매개체로 서로의 회귀 사실을 알아채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2020년에 나온 '다이너마이트', 2017년의 '봄날' 얘기를 2013년에 주고받는 두 사람, 6화 엔딩은 명장면으로 두고두고 회자되지 않을까?

송하윤, 이이경 두 배우가 이번에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MBC <놀면 뭐하니?>에서 배우 김석훈이 이이경에게 악역을 맡았으면 확실하게 욕을 먹어야 한다고 조언을 했는데 이이경이 맡은 박민환은 그야말로 욕을 부르는 캐릭터다. 마침 지난 12일에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 '키'가 안무가 카니의 신혼집을 방문해 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의 충격적인 전개에 과몰입하는 장면이 나왔다. 2007년 방영된 SBS 24부작 월화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 김희애가 <내 남자의 여자> 이전에는 지고지순한, 강직하면서 단정한 역할을 주로 맡아왔는데 절친의 남편과 바람이 나는 이 드라마 한 편으로 새로운 길이 열렸다.

뜨는 불륜녀들의 특징이 뻔뻔하다는 거다. 그래서? 뭐? 니 남편이랑 그랬다, 어쩔래? 누가 뺐기래? 이런 식이지 않나. 김희애가 2020년 JTBC <부부의 세계>로 화제 몰이를 했을 때 여기 또 다른 뻔뻔하기 짝이 없는 불륜녀가 등장한다. 여다경(한소희), 한소희 역시 극중 김희해의 남편인 박해준과 바람이 나는 캐릭터로 일약 스타가 됐다. TV조선 <나의 해피앤드>에서 소이현이 맡은 인물도 절친(장나라)의 남편(손호준)과 불륜 관계다. 둘도 없는 친구의 남편과 바람을 피운다는 점에서 김희애, 송하윤과 같은 설정이지만 소이현의 경우 별 반응이 없다. 심리 스릴러라는데 대본이며 연출, 이야기 전개가 종잡을 수 없기 때문이리라.

<내 남자의 여자>의 김희애, <부부의 세계>의 한소희, 그 뒤를 이어 불륜녀 역할로 뜨기 시작한 <내 남편과 결혼해줘>의 송하윤. 1월 넷째 주 화제성 지수를 보면 <마이 데몬>의 송강, 김유정의 뒤를 이어 송하윤이 7위에 올라와 있다. 악역으로 7위라니! 영화 <도적들> 속 전지현의 대사. '어마어마한 XX 같아', 정수민은 진짜 어마어마하게 나쁜 X다. 사람들이 흔히 하는, 그러나 범죄가 아니라서 단죄는 받지 않는 나쁜 짓이 바로 이간질이 아니겠나.

정수민은 학교 다닐 때부터 꾸준히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흐트러트리는 이간질로 강지원을 왕따로 만들었다. 시간이 흐르는 사이 강지원도 눈치를 채긴 했으나 외톨이가 되는 것이 두려워 내도록 정수민에게 휘둘려 온 거다. 8화에 강지원이 '그동안 내가 양보해줬다고 내 거가 다 네 건줄 아는 게 싫어졌어'라고 선을 긋는다. 그 말에 정수민이 답하길 "니가 먼저 양보해줘서 내가 이렇게 된 거잖아? 니 탓이잖아?"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웹툰대로 전개된다면 앞으로 정수민의 행보는 점입가경일 게다.

송하윤, 이이경, 두 배우 없이 <내 남편과 결혼해줘>가 이런 인기를 누릴 수 있었을까? 박민영과 나인우, 이기광의 삼각구도 러브라인이 있지만 영 캐미가 살지 않는다. 유지혁(나인우)이 대학 시절부터 강지원(강지원)을 마음에 두었다는데, 강지원의 죽음으로 크게 충격을 받았고 그로 인해 회귀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토록 오랜 세월 짝사랑을 했다는 것이, 오매불망 해바라기를 한다는 것이 몰입이 아니 되지 뭔가. 이기광이 맡은 '백은호'도 고등학생 때부터 지원을 좋아해온 설정인데 어째 이기광이 한참 동생처럼 느껴진다. 배우의 사생활과 극중 역할을 별개로 봐야 하는데 이번 경우 그게 영 쉽지 않다.

지난번에 배우 김유정, 이세영의 극중 옷차림 센스가 아쉽다는 얘기를 했는데 박민영도 마찬가지다. 극중 대오각성 후 달라지고 싶은 마음은 이해되지만 누가 그렇게 한쪽 어깨를 드러내고 출근을 하겠나. 하물며 식품회산데.


정석희 TV칼럼니스트 soyow59@hanmail.net

[사진=tvN, SBS,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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