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 그립고 아프고… 그래서 우리는 모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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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서정성을 대표하는 시인 정호승이 자신의 시에 얽힌 이야기를 산문으로 풀어냈다.
'우리가 어느 별에서' '슬픔이 기쁨에게'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 등 대표작을 포함해 시 68편을 추렸고, 편당 한 편씩 산문을 짝지었다.
그의 시상에 큰 영감을 줬을 자연 풍경, 부모님의 사랑, 춘천 군 생활 시절, 자신의 시에 노랫말을 붙여 부른 가수 안치환과의 추억 등 다양한 이야기가 시인 너머에 있는 인간 정호승을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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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서정성을 대표하는 시인 정호승이 자신의 시에 얽힌 이야기를 산문으로 풀어냈다. '우리가 어느 별에서' '슬픔이 기쁨에게'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 등 대표작을 포함해 시 68편을 추렸고, 편당 한 편씩 산문을 짝지었다. 시에 대한 문학적 해설이나 분석, 평론이 아니라 고해하듯 털어놓는 회고와 다짐으로 가득하다.
시인은 시와 산문이 따로 떨어질 수 없는 한 몸이라는 비유로 시작한다. 시와 산문을 함께 엮은 책은 오랜 소망이라고 한다. 이번 책은 2020년 출간한 '외로워도 외롭지 않다'에 이어 두 번째 시선 산문집이다. 제목은 김수환 추기경의 말씀 "사랑 없는 고통은 있어도 고통 없는 사랑은 없다"에서 빌려왔다. 시와 산문의 관계처럼 고통과 사랑도 한 몸이라는 게 시인의 생각이다. 1950년생으로 어느덧 70줄의 나이에 접어든 그가 겪어온 고통과 사랑, 그 속에서 피어난 글이 두껍게 쌓였다.
시인에게 큰 기쁨은 자신의 시가 읽힌다는 것일 테다. 그의 대표작 '슬픔이 기쁨에게'는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도 실리며 오랜 시간 많은 이에게 사랑받아 왔는데, 이에 관한 뒷이야기도 흥미롭다. 시인에겐 1979년 발표된 첫 시집의 표제시라는 남다른 의미뿐 아니라 후회도 따라온단다. 당시 고등학교 1학년 담임을 맡고 있을 때라 학생들에게 일일이 사인한 시집을 나눠준 것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반장이 걷어온 책값을 받고 만 것이 인생을 돌이켜볼 때 후회되는 일 중 하나다. 그는 예순이 넘었을 학생들을 다시 만나 진심으로 사과하고 신작을 건네고 싶다고 한다.
그의 시상에 큰 영감을 줬을 자연 풍경, 부모님의 사랑, 춘천 군 생활 시절, 자신의 시에 노랫말을 붙여 부른 가수 안치환과의 추억 등 다양한 이야기가 시인 너머에 있는 인간 정호승을 비춘다. 그는 "사람은 누구나 시인이다. 그 시를 내가 대신해서 쓸 뿐"이라며 보통의 삶과 한 편의 시로 촉촉한 위로를 전한다.
1972년에 등단했으니 이미 50년 넘게 시를 썼다. 남은 평생도 시를 쓰는 데 바치겠다고 다짐한다. 청년 시절 스승인 조병화 시인의 말씀도 가슴에 새겨져 지워지지 않는다. "시는 돈도 명예도 사랑도 아니다. 시는 살아가는 데는 식량이 되지 못해도 죽어가는 데는 위안이 된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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