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팬이 대수인가요? 맛있고 싸면 되지”…한국선 오히려 ‘예스 재팬’ 신드롬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bykj@mk.co.kr) 2024. 1. 2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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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맥주 1위 탈환…유니클로·무인양품 회복세
여행객으로 붐비는 일본 나리타 공항.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일본 여행은 물론 일본 상품이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관련 기업들의 실적 회복도 빨라지는 추세다. 지난 2019년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란 문구를 내세운 노 재팬(No Japan) 운동이 일어난 지 5년여 만이다.

오히려 일본 제품을 선호하는 ‘예스 재팬’ 현상까지 두드러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사케가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끈 데 이어 일본 맥주가 수입맥주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지난해 일본 맥주 수입액은 5552만달러(약 740억원)로, 전년 대비 283.3% 급증했다. 1년 만에 4배 가까이 수입액이 늘어난 것이다.

불매운동 직전인 2018년 7830만달러 수준이었던 일본 맥주 수입액은 일본의 수출 규제로 노 재팬 운동이 확산되면서 2019년 3975만6000달러까지 급감했다. 이에 따라 2018년 공고한 1위 해외 맥주였던 일본 맥주는 2019년 2위, 2020년과 2021년 각각 9위로 크게 떨어졌다.

이후 2022년부터 회복세에 들어간 일본 맥주는 지난해에 불매운동 직전의 70% 수준으로 회복하더니 1위 자리를 다시 찾았다. 지난해 중국 칭다오 맥주의 무단방뇨 영상이 퍼진 것이 영향을 끼쳤다.

아사히의 힘도 컸다. 지난해 국내에 정식으로 선보인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맨주캔’은 생맥주처럼 거품이 올라와 캔 뚜껑을 완전히 개봉하는 방식이 눈길을 끌면서 품절 대란을 일으켰다.

사케 역시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사케 수입액은 2138만달러로 전년 대비 12.6% 뛰었다. 이는 통계가 잡힌 2000년 이후 최고액이다.

수입량 또한 불매운동 전인 2018년(5444t) 이후 가장 많은 4298t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0% 넘게 늘어난 수치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맥주.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국내에 팬층이 많은 유니클로 역시 실적 회복에 나섰다. 유니클로의 국내 운영사인 에프알알코리아의 2022회계연도(2022년 9월~2023년 8월) 매출은 전년 대비 30.9% 뛴 921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23.1%와 42.8% 급증했다.

일본 불매운동 이후 적자를 보여온 무인양품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무인양품의 2022회계연도(2022년 9월~2023년 8월) 매출은 1499억원으로 전년 대비 20.89% 증가했다. 불매운동이 불기 전인 2018년 매출액(1378억원)보다 많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억원으로 전년(영업손실 43억원)보다 이익을 크게 회복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당기순손실 역시 전년(67억원)보다 줄어 10억원에 그쳤다.

유니클로 매장.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장기화되는 일본 불매운동에 소비자들이 피로감을 느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생활물가의 높은 증가세에 유니클로, 무인양품 등 가성비를 내세운 상품에 소비자가 환호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치킨 한 번 시켜 먹을 돈으로 유니클로 히트텍을 샀다’거나 ‘일본 물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해 일본에서 쇼핑만 잘해도 항공권 값은 본전 뽑는다’라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일본에서 한국인이 쓴 돈은 13조원에 이를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지난해 일본 방문객 3명 중 1명은 한국인이었다.

일본 기업의 이익도 늘어가고 있다. 불매운동 당시 4000억원대에서 지난해 5000억원대로 매출이 오른 데상트코리아는 2년만에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데상트코리아 지분은 일본 본사가 100% 보유하고 있다.

배당액은 지난 2021년 243억원, 지난해 300억원으로 각각 순이익 144억원, 402억원과 비교하면 배당성향은 169%, 75%에 달한다. 불매운동 전인 2018년 46%보다 고배당이 이어지는 셈이다.

유니클로 운영사인 에프알엘코리아도 2022회계연도에 순이익(528억원)을 웃도는 1800억원의 고배당을 실시해 배당액이 일본 유니클로 본사와 롯데쇼핑에 절반씩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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