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비치에 2195일 만에 패배 안긴 이 남자, 호주오픈 결승行
남자 테니스 세계 4위 얀니크 신네르(23·이탈리아)가 ‘호주오픈의 사나이’ 노바크 조코비치(37·세르비아·1위)의 대회 34연승을 저지하고 커리어 첫 메이저 대회 결승에 진출했다. 조코비치가 호주오픈에서 진 건 2195일 만이다.
신네르는 26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남자 단식 4강전에서 조코비치를 세트스코어 3대1(6-1 6-2 6-7<6-8> 6-3)로 물리쳤다. 그는 조코비치와의 역대 전적에서 3승4패를 기록하며 격차를 좁혔다.
신네르는 첫 세트부터 스트로크 싸움에서 우위를 보이며 3-0으로 치고 나갔고, 시속 205km를 넘나드는 강한 서브로 조코비치를 무력화했다. 조코비치가 이번 대회 들어 세트에서 단 한 게임만 따낸 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두 번째 세트에서도 신네르는 기세를 이어갔다. 신네르는 스트로크 대결을 주도하고 실책(4-14)도 줄이는 안정적인 플레이로 조코비치를 압도했다. 조코비치는 전매특허 포핸드 샷이 번번이 네트에 걸리자 못마땅하다는 듯 고개를 내젓기도 했다.
세 번째 세트에서 조코비치는 타이 브레이크 끝에 처음 가져오며 힘을 냈지만, 한 번 흐름을 탄 신네르의 신바람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신네르는 네 번째 세트에서 다시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며 3시간 22분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신네르가 이날 승리하며 조코비치가 이어온 호주오픈 무패 연승 행진도 ‘33′에서 멈추게 됐다. 이미 호주오픈에서 10회 우승한 조코비치는 코로나 백신 접종 거부로 불참했던 2022년 대회를 제외하곤 2019년부터 이 대회에서 진 적이 없었다. 조코비치가 마지막으로 호주오픈에서 패배한 건 2018년 1월 22일 대회 16강전에서 당시 한국의 정현(28)에게 0대3으로 졌을 때다. 그날 이후 무려 2195일이 지난 후에야 다시 고배를 마시게 된 셈이다.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에서 남녀부 통틀어 최초의 4대 메이저 대회(호주오픈·프랑스오픈·윔블던·US오픈) 25번째 타이틀을 겨냥했으나 신네르에게 막히며 일단 다음 대회인 프랑스오픈(5월)을 기약하게 됐다.
신네르는 최근 조코비치의 ‘천적’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해 11월 남자 프로테니스(ATP) 투어 파이널스 조별리그에서 조코비치를 2대1로 처음 꺾은 그는 이후 같은 달 열린 데이비스컵에서도 2대1 승리를 거머쥐며 자신감을 얻었다.
그리고 이날도 승리 깃발을 꽂으며 커리어 첫 메이저 대회 트로피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이 대회 전까지 신네르가 메이저 대회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준결승 진출(2023년 윔블던)이었다. 이때 조코비치에게 0대3으로 지며 탈락했다.
신네르는 이번 호주오픈 1회전부터 8강까지 5경기에서 모두 3대0으로 이기는 공격적인 테니스를 구사하고 있다. 조코비치와의 4강전에서 처음으로 한 세트를 내줬다. 오는 28일 열릴 결승전 상대는 다닐 메드베데프(28·러시아·3위)-알렉산다르 츠베레프(27·독일·6위) 경기의 승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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