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덕희' 염혜란,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는다 [인터뷰]

최하나 기자 2024. 1. 26.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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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덕희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얻는다. 배우 염혜란은 언제 올지 모르는 기회를 위해 늘 준비된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염혜란이 많은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었던 건 이렇듯 염혜란의 준비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24일 개봉되는 영화 ‘시민덕희’(감독 박영주)는 보이스피싱을 당한 평범한 시민 덕희(라미란)에게 사기 친 조직원 재민(공명)의 구조 요청이 오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추적극으로, 염혜란은 극 중 보이스피싱 총책을 잡기 위해 덕희와 중국에 동행하는 친구 봉림을 연기했다.

염혜란이 ‘시민덕희’를 선택한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 건 라미란이었다.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를 당한 뒤 직접 친구들과 총책을 잡기 위해 중국으로 향하는 덕희의 감정선을 라미란이 연기하면 관객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염혜란은 라미란에 대한 깊은 믿음을 보였다. 염혜란은 “미란 언니가 가진 장점은 내 주변에 있을 것 같은 인물이라는 점이다. 여자 친구들이 함께 떠나는 이야기들이 재밌겠다 싶어서 선택한 것도 있다”고 했다.

라미란뿐만 아니라 ‘시민덕희’의 소재와 이를 다루는 박영주 감독의 시선도 좋았단다. 염혜란은 “보이스피싱이 점차 정교해지고 만연해지다 보니까 자칫 소재로만 끝날 수 있다. 그런데 감독님이 이 소재를 진지하게 다루려고 노력했다. 친구들이 함께 연대한다는 이야기가 신선했다”고 말했다.

이어 염혜란은 “용기가 필요한 보통 사람들에게 위로와 힘이 될 수 있는 영화가 되겠다 싶었다. 지금도 그 피해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분들도 계시지 않나. 실제 사건 당사자 분이 영화를 보시고 너무 위로받았다고 하더라. 이 영화를 통해 저희가 그런 위안은 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염혜란과 박영주 감독은 봉림은 여타 작품에서 흔하게 봤던 연변 출신의 모습으로 그려내지 않길 바랐다. 여성으로서 자신을 사랑하고 연애도 하고 싶어 하는 여성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염혜란은 “지금까지 연변 출신 캐릭터를 그린 방식은 기본적인 생존에 대한 욕구가 강하고 센 캐릭터로 그리지 않았나. 저희는 봉림을 조금 더 사랑스럽게 그려보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봉림과 박병은이 연기한 박형사와의 ‘케미’는 염혜란이 봉림을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표현하기 위해 집중한 부분이기도 하다. 염혜란은 “박형사와의
‘케미’들을 깨알같이 어필하고 싶었다. 박병은 배우가 너무 잘 받아주셔서 그 부분 재밌게 찍었다”라고 했다.

또한 염혜란은 덕희를 돕기 위해 봉림이 동생과 숙자(장윤주)를 데리고 중국으로 가게 되는 과정에 대해서도 설득력 있게 그려내기 위해 노력했다. 염혜란은 “봉림은 이들이 중국으로 떠날 수 있게 정당성을 만들어주는 인물이다. 생계 때문에 직장이 중요한 사람이 친구를 위해 중국에 따라갈 수 있을까 계속 의심의 눈으로 봤다. 그 정당성을 봉림이가 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어 연기는 꽤 큰 난관이었다. 염혜란은 “큰일 났다 싶었다. 한국 출신이 중국말을 배워서 하는 것과 다른 느낌이어야 하지 않나. 기초부터 해야겠다 싶었다. 성조를 다 표시해 가면서 처음부터 하다 보니까 시간이 걸리더라”고 설명했다.

연변 출신인 봉림의 서울말 대사도 중국어 교사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염혜란은 “저는 선생님이 쓰는 게 진짜일 테니까 선생님이 하시는 걸로 가려고 했다”면서 “저는 즉각적으로 배워서 바로 현장에서 할 수 있는 배우가 아니다. 필요한 애드리브도 다 상정해 놓고 했다”라고 중국어와 연변 사투리 연기에 대한 고충을 전하기도 했다.


여러 고충들이 있었지만, 현장 자체는 염혜란에게 행복한 기억으로 남았다. 라미란을 비롯해 장윤주 안은진 등과 함께 했던 현장은 대화가 끊이지 않을 정도로, 그야말로 극 중 인물들처럼 실제로도 ‘케미’가 넘쳐났다고. 염혜란은 “대기 시간이 굉장히 유쾌하고 행복했던 작품이었다. 촬영이 끝나고도 배우들끼리 모임을 계속했다”고 말했다.

“코로나 때문에 개봉이 밀렸잖아요. 시사회에서 보니까 예전에 촬영한 작품 같지 않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시더라고요.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드디어 이 영화를 선보일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에요.”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더 글로리’ ‘마스크걸’, ‘경이로운 소문’ 시리즈 등 매 작품마다 얼굴을 갈아 끼운 듯한 완벽한 캐릭터 소화력으로 이제는 명실상부 믿고 보는 배우가 된 염혜란이다. 염혜란은 지금, 늘 준비된 상태로 있기 위해 몸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경이로운 소문’ 시리즈를 촬영하며 액션을 할 때 몸이 준비되어 있어야 하는 필요성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이에 염혜란은 “몸을 제 마음대로까지는 아니어도 움직여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그러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몸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면서 다음 작품에 대한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쇼박스]

시민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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