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리틀 이대호' 전격 상무 지원→합격 땐 6월 입대... 한동희 갑작스런 군 복무 결정 왜?

양정웅 기자 2024. 1. 26.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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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한동희. /사진=롯데 자이언츠
한동희(오른쪽). /사진=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의 차세대 거포로 기대받고 있는 한동희(25)가 갑작스럽게 상무 야구단에 원서를 넣었다. 어떻게 이런 결정이 나오게 된 걸까.

롯데는 26일 "내야수 한동희와 투수 이태연(20), 이진하(20)가 2024시즌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지원했다"고 밝혔다. 구단에 따르면 서류전형을 통과하면 2월 체력평가를 받고, 3월 최종합격 명단에 들어가면 6월 중 입대한다. 이후 2025년 12월 전역 예정이다.

눈에 띄는 이름은 한동희다. 투수 두 명은 지난해 신인으로 1군에서 많은 경험이 없었던 반면 한동희는 수년간 주전 3루수로 활약했기 때문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미국으로 건너가 개인훈련에 돌입할 정도로 2024시즌을 향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특히 김태형(57) 신임 감독은 한동희에 대해 많은 기대를 표시했다. 지난해 10월 취임 후 가진 상견례 자리에서는 볼을 어루만져주며 힘을 불어넣었다. 김 감독은 당시 "본인도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이다. 올해보다는 잘하지 않겠나. 아무리 못해도 올해보다는 잘할 거라는 마인드로 하면 좋은 결과를 낼 것이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런 한동희가 시즌 중 갑작스럽게 군 복무를 시작할 수도 있게 됐다. 왜 이런 선택을 한 것일까. 롯데 관계자는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한동희가 현재로서는 올해 6월까지 뛸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복귀시점에 대해 고려했다. 2026시즌 처음부터 뛸 수 있는, 선수 본인이나 구단이나 최적의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롯데 한동희.
한동희의 나이는 올해로 어느덧 2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 동년배 남성들은 이미 현역 복무를 마칠 시점으로, 본인 역시 입대를 더 미룰 수 없는 상황이었다. 마침 상무 야구단에서 입영자원 모집에 들어갔고, 선수와 코칭스태프, 구단이 상의 끝에 이를 결정한 것이다.

현재로서는 큰 문제만 없다면 한동희의 상무 합격은 유력하다. 어느 정도 검증된 선수이기 때문이다. 경남고를 졸업하고 2018년 롯데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한동희는 지난해까지 6시즌 동안 1군에서 647경기에 출전, 타율 0.262(2058타수 539안타), 75홈런 382타점 348득점, OPS 0.732(출루율 0.332, 장타율 0.400)의 성적을 기록했다. ''리틀 이대호'라는 별명과 함께 차세대 거포로 주목받았다.

데뷔 첫 시즌부터 1군에서 87경기에 나오며 많은 기회를 받은 한동희는 타율 0.232 4홈런 25타점 OPS 0.639의 성적을 기록했다. 2019년에는 타율 0.203, OPS 0.554로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이듬해 처음으로 100경기 이상 출전하며(135경기) 타율 0.278 17홈런 67타점 OPS 0.797을 기록하며 잠재력을 터트렸다. 이어 2021년에도 17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핫코너를 든든하게 지켰다.

2022년의 한동희.
이어 2022년에는 초반부터 대폭발했다. 4월 한 달 동안 24경기에서 타율 0.427 7홈런 22타점 OPS 1.249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고, 생애 첫 월간 MVP를 수상하는 영광도 안았다. 이대로라면 데뷔 첫 20홈런도 꿈이 아닐 수 있었다. 하지만 7월(타율 0.346)을 제외하면 월간 타율이 3할이 넘는 기간이 없었다. 금방이라도 밟을 것 같던 10홈런 고지도 전반기 막판(7월 6일 SSG전)에야 점령했다. 그래도 4월의 활약 덕분에 한동희는 12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7 14홈런 65타점 OPS 0.817을 기록, 생애 첫 3할 타율을 달성했다.

이렇듯 한동희는 매년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며 많은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모습은 실망스럽기만 했다. 108경기에 출전한 그는 타율 0.223(319타수 71안타) 5홈런 32타점 30득점 OPS 0.583의 성적에 머물렀다. 4월 한 달 동안 타율 0.169에 그치는 등 스타트가 좋지 않았고, 이후로도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따 놓은 당상'이라 여겼던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대표팀에도 탈락했다.

시즌 후 한동희는 "올해(2023년)는 많이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이제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고, 올해 잘 안 되면서 배운 게 더 많다고 생각해서 (앞으로는) 더 잘할 것이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그는 군 복무를 택하며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를 선택했다.

2023 KBO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롯데로 이적한 오선진(왼쪽)과 최항. /사진=OSEN
롯데는 이번 겨울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오선진(35)과 최항(30), FA(프리에이전트) 사인 앤드 트레이드를 통해 김민성(36)을 데려왔다. 당시 직접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 역시 한동희의 군 문제와 연관된 부분이었다. 김태형 감독과 구단이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논의에 들어갔고, 이 부분을 염두에 두고 대안을 영입하며 전략적인 대응에 들어간 것이다. 박준혁 롯데 단장은 2차 드래프트 당시 "향후 유망주 선수들이 1, 2년 후에 군 전역해서 나올 경우 경쟁할 수 있는 구조가 됐을 때, 오선진이 큰 역할을 해줄 것이다"고 기대했다.

2008년 한화에 2차 4라운드 지명을 받은 오선진은 삼성 라이온즈를 거쳐 올 시즌을 앞두고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통해 한화로 돌아왔다. 통산 110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1, 18홈런 229타점 49도루 OPS 0.609의 성적을 올렸다.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유틸리티 플레이어다.

박 단장은 "오선진의 경우 내야 전 포지션에 다 설 수 있을 정도로 안정감을 가진 선수다. 그래서 시즌을 운영하면서 내야 포지션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 같다. 주전 선수들이 풀타임을 뛰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할 상황이 있을 것이다. 그럴 때 충분히 유틸리티 플레이어가 돼줄 것이다"고 밝혔다.

2012년 SSG의 전신 SK에 입단한 최항은 우투좌타의 내야수다. 1군 통산 304경기에서 타율 0.273, 11홈런 94타점 OPS 0.725의 성적을 올렸다. 올해 퓨처스리그 42경기에서 타율 0.375를 기록할 정도로 타격에서는 인정을 받았다. 또한 1, 2, 3루수 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박 단장은 "최항은 기본적으로 타격에 메리트가 있는 선수다"며 "장타력 보강에 고민이 있는 상황이다. 향후 우리 선수들이 군대 가는 것도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2009년 롯데 자이언츠 시절의 김민성. /사진=롯데 자이언츠
26일에는 LG 트윈스와 계약 기간 최대 3년(2+1년), 총액 9억원(계약금 2억 원, 연봉 5억 원, 옵션 2억 원)에 FA 계약을 맺은 김민성을 사인 앤드 트레이드 방식으로 영입했다. 2007년 2차 2라운드 전체 13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의 지명을 받아 입단해 2010년 7월 2:1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로 이적한지 14년 만의 귀환이다. 통산 성적은 1696경기에서 타율 0.269, 131홈런 725타점 OPS 0.740이다.

지난 시즌에는 112경기에서 타율 0.249, 8홈런 41타점 34득점 OPS 0.703의 타격 성적을 거뒀다. 시즌 초 오지환의 부상 때는 유격수를 맡았고, 이후로는 내야 전 포지션을 돌며 구멍을 메웠다. 데뷔 16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우승도 차지했다. 롯데는 김민성에 대해 "프로 선수로서 책임감이 강하고, 내야의 전 포지션을 소화 가능한 김민성이 젊은 선수단에게 귀감이 되는 리더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지난해 주전 유격수였던 노진혁(35)의 3루수 전향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지난 시즌 옆구리 부상 등 몸 상태가 좋지 않았기에 NC 다이노스 시절 경험이 있는 핫코너로 돌릴 수도 있다. 또한 지난해 말 상무에서 전역한 '천재타자' 나승엽(22)도 대안이다.

롯데 노진혁.
롯데 나승엽이 1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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