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지지 높지만 정작 당 지지율 정체…"꼴찌반서 전교 1등 상황" [애널라이즈 정치]

이성대 기자 2024. 1. 26.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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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정치 전면에 나선지 오늘(26일)로 한달째입니다.
최근 여론조사 흐름을 보면, 한동훈 위원장에 대한 주목도는 급격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매일같이 뉴스의 중심에 섰기에 당연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국민의힘 지지율은 박스권에 갇혀있고, 정권 심판여론도 여전히 높은 상태입니다.
한 위원장 '개인'에겐 좋지만, '당'에는 좋지 않은 지지율 괴리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이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선 “전체적으로 공부를 못하는 꼴찌반에서 전교 1등이 나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습격당한 배현진 의원 병문안 마치고 나온 한동훈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 응급실에서 치료 중인 배현진 의원을 병문안 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배 의원은 이날 강남구 신사동 거리에서 괴한에게 습격당했다. 2024.1.25 pdj6635@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당 지지율과 분리된 한동훈…“꼴찌반에서 전교 1등 나오는 격”


한국갤럽이 지난 23∼25일(1월 4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천1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6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한 위원장에 대한 긍정 평가가 52%, 부정 평가가 40%를 기록했습니다.

국민 절반이 한 위원장을 긍정적으로 본다는 겁니다. 이같은 결과는 '선거의 여왕'으로 불렸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같은 수치입니다.
한국갤럽의 최근 10여년간 보수계열 정당 대표 긍정률에 따르면, 2012년 3월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은 긍정 52% 부정 24%를 기록했습니다. 뒤이어 김무성 전 대표는 긍정 41%, 부정 37%(2015년 7월), 이준석 전 대표가 긍정 37%, 부정51%(2021년 8월)를 기록했습니다.

앞서 엠브레인퍼블릭ㆍ케이스탯리서치ㆍ코리아리서치ㆍ한국리서치가 지난 22∼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1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25일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한 위원장의 직무 수행에 대해 '잘하고 있다'는 평가는 47%, '잘못하고 있다'는 평가는 40%로 집계됐습니다.
다시말해 한 위원장이 10여년만에 박근혜 비대위 아성에 맞먹는 주목도를 받고있는 셈입니다.

반면, 한 위원장이 임기를 시작한 지난 한달간 정권 심판론 흐름은 크게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갤럽 조사에선, 이번 총선에서 '정부 견제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한다'는 응답이 51%로, '정부 지원 위해 여당(국민의힘)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한다' 35%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습니다.

한국갤럽은 “양론 격차는 지난해 12월 크게 벌어졌고(6%포인트→16%포인트), (한동훈)비대위 출범 후에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습니다.

한국갤럽

NBS조사에서도 '정부 견제론'이 48%로 '정부 지원론' 42%보다 높았습니다. 이는 같은 조사에서 2주전보다는 좁혀진 결과지만(11%포인트→6%포인트) 한 위원장 오기 전보다는 오히려 증가했습니다(2%포인트→6%포인트)

결국 한 위원장 개인의 인기나 주목도는 지난 한달간 높아졌지만, 정작 당 지지율은 정체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거나, 정권심판론도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상황인 셈입니다.

이에 대해 김봉신 메타보이스 이사는 JTBC 통화에서 “한 위원장과 국민의힘이 디커플링(탈동조화)되는 상태”라며 “한 위원장이 갑자기 위에서 떨어지다시피 비대위원장이 됐기 때문에 전당대회같은 컨벤션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고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선거의 여왕' 박근혜 지지율 한동훈…“대통령과 차별화 더할 것”


당대표에 대한 지지율이 당 지지율을 견인하지 못하는 현상이 이어지자 전문가들의 분석도 갈립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JTBC와 통화에서 “국민의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오랫동안 축적됐고, 한 위원장이 당 전반을 완전히 장악한게 아니기 때문에 여론이 100% 한동훈 당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며 “한 위원장에 대한 기대가 당을 견인하는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내다봤습니다.

반면, 한 위원장이 지난 한달간 여론이 듣고싶어하는 이슈보다 자신의 이미지 구축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당보다 한 위원장 개인의 문제가 크다는 겁니다.
김봉신 이사는 “김건희 여사 문제처럼 당 지지율을 올릴만한 주요한 이슈에 대해선 언급을 하지않고 이미지만 관리하는 상황이 여론조사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한 위원장 입장에선 자신에 대한 기대치만큼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커플링 작업이 시급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때문에 한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차별화에 더 나설 거란 예측도 나옵니다.

윤희웅 센터장은 “한 위원장이 정치인 개인으로서 용산과 차별화하는 모양새는 일단 구축했다”며 “당 지지율 견인을 위해 추가적으로 차별화하려는 시도를 계속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여권 “한동훈으로 권력 이동하는 궁정 쿠데타 진행”


한 위원장과 당 지지율이 괴리를 보이는 가운데, 여권에선 윤 대통령에서 한 위원장으로 권력이 급속히 전이되는 '궁정 쿠데타'가 벌어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의 멘토로 불렸던 신평 변호사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 위원장으로 권력 이전이 일어나고 있는데 어떤 면에서 일종의 궁정 쿠데타”라고 말했습니다.

악수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24.1.23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zj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그는 “똑같은 권력 기반 안에서 어떤 한 권력자를 다른 권력자가 교체하는 것을 궁정 쿠데타라고 할 수 있다”며 “윤 대통령의 지지 기반, 열성적인 활동가들이 한 위원장측으로 대부분 옮겨간 것이 거의 명백한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것을 전국적으로 조직하는 세력이(있고) 전문가의 지도 하에 조직화가 이뤄져 왔다고 본다”며 “(궁정 쿠데타가) 아직 성공했다고는 볼 수 없지만 상당 부분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국갤럽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16.7%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NBS전국지표조사는 무선 전화 면접 100%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7.7%,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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