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쌍둥이가 같은 직장에서 배우자 만날 확률은?
세쌍둥이로 태어나 모두 같은 직장에 다니고, 같은 직장에서 배우자를 만날 확률이 얼마나 될까. 경남 고성군에는 이처럼 흔치 않은 사례의 세쌍둥이 자매가 존재한다. 마치 ‘평행이론’처럼, 외모만큼이나 똑 닮은 인생을 살아가는 사실이 알려져 이목을 끌고 있다.
26일 경남 고성군에 따르면, 이 같은 사연의 주인공은 29세 세쌍둥이 자매 첫째 장서은, 둘째 장서연, 셋째 장서진 씨다. 현재 모두 고성군청에 근무 중이다. 2015년 10월 둘째 서연 씨가 가장 먼저 공직 사회에 발을 들였고, 1년 뒤엔 첫째 서은 씨와 셋째 서진 씨가 나란히 임용됐다.
이렇게 같은 날 태어나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게 된 세쌍둥이는 사랑의 방향도 비슷하게 흘렀다. 이들 모두 같은 직장에서 배우자 인연을 만났다. 첫째 서은 씨와 셋째 서진 씨는 각각 임용 동기인 김영석·하태규 씨와, 둘째 서연 씨는 같은 부서에서 친하게 지내던 동료 오규형 씨와 사내 연애를 시작했다. 이들 모두 같은 직장에 근무하다 보니 업무적으로 서로 도움이 많이 됐다고 한다.
가끔은 곤혹스러운 상황도 있다. 서연 씨는 “비밀연애를 하던 당시 크리스마스에 부산으로 놀러 갔는데 마침 군청에서 근무하는 직원과 우연히 마주쳐 처음 들켰다”며 “당시에는 연애 사실이 들통날까 조마조마했지만 지금은 웃으며 회상하는 추억이 됐다”고 말했다. 서진 씨는 “당시 남편의 상사가 외할머니와 같은 동네 주민이었는데 외할머니께서 연애 사실을 소문내는 바람에 곤혹스러웠던 적도 있다”고 했다.
그렇게 연애를 이어가던 세 자매는 결혼도 정확히 1년 간격으로 했다. 첫째 서은 씨는 2019년 11월, 둘째 서연 씨는 2020년 11월, 셋째 서진 씨는 2021년 11월에 결혼했다.
세쌍둥이는 자녀 계획 시기도 비슷했다. 먼저 첫째 서은 씨가 2022년 첫 아이를 가졌고 셋째 서진 씨가 이듬해 건강한 아들을 출산했다. 둘째 서연 씨는 현재 임신해 올해 출산을 앞두고 있다. 1년 간격으로 결혼한 세쌍둥이가 출산도 1년 간격으로 진행 중인 셈이다.
다만 세 자매가 쌍둥이라고 모든 게 똑같은 건 아니다. 세 자매는 “세쌍둥이라고 해서 텔레파시가 통하는 건 아니다”라며 “한 명이 아프다고 해서 세 명이 다 같이 아픈 건 아니고, 식성도 조금씩 다르다. 세쌍둥이도 특별할 것 없이 다 똑같은 사람”이라고 했다.
남편들 역시 “결혼하고 나서 처음 만나는 분들께서 ‘아내가 세쌍둥이라서 헷갈리는 경우가 있냐’고 질문을 하시는데, 헷갈리면 큰일 난다”라며 “뒷모습만 봐도 누구인지 구분할 수 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상근 고성군수는 “세쌍둥이 자매가 함께 고성군청에서 근무하는 것도 흔히 있는 일이 아닌데, 고성군청 내에서 인연을 만나 이제는 한 아이의 부모가 됐다”며 “결혼해서 아이 낳아 살기 좋은 고성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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