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신곡 뮤비, 아쉽다 말 나오는 이유…“장애 없어야 행복한 세상?”

[헤럴드경제=감유진 기자] 가수 아이유의 신곡 ‘Love wins all’의 뮤직비디오 속 장애 묘사를 두고 사려깊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디스토피아 속 등장인물은 장애를 가진 것으로, 행복한 세계의 등장인물은 장애가 없는 모습으로 묘사한 부분이 ‘장애 인권 감수성’에 대한 가난한 상상력이라는 비판이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연출한 엄태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번 뮤직비디오는 지난 24일 공개됐다. 영상에서 아이유는 수화를 사용하고, 방탄소년단 뷔의 한쪽 눈은 백색으로 묘사된다. 디스토피아에 사는 두 사람은 말할 수 없고 제대로 볼 수 없는 설정이다. 두 사람의 장애는 이들이 캠코더로 바라보는 유토피아 속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유토피아 속 아이유는 목소리를 내 노래할 수 있고, 뷔는 양쪽 눈의 색이 같다.

해당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뒤 일부 누리꾼들은 장애·비장애를 이분법적으로 묘사한 연출 방식이 편협했다고 지적했다. 비극적이고 처참함을 강조하기 위한 도구로 장애를 끌어다 사용했다는 지적이다. '더 글로리'에서 숨진 학폭 피해자의 모친이나 '나의 아저씨' 속 불우한 아이유(극중 이지안)의 조모가 수화를 사용하도록 했던 것처럼, 장애를 '불행'을 강조하는 최루성 재료로 소비했다는 일침이다.

이같은 해석은 달라진 인권 감수성 수준을 따라가지 못한 대중 문화콘텐츠를 향한 비판으로 풀이된다. 앞서 아이유 신곡은 ‘Love wins all’이 아닌 ‘Love wins’라는 제목으로 티저가 공개됐다. 이후 해당 제목이 퀴어 운동의 상징적인 해시태그 문구인 ‘Love wins’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을 받자 제목을 변경했다.

관련 논란이 지속되자 일각에선 해당 뮤직비디오가 '악의'를 가지고 장애인을 비하한 것도 아닌데, 장애인 혐오자처럼 매도하는 것은 지나친 비난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감독이 따로 있는데 이것도 아이유를 탓해야 하느냐”, “아이유 안티들이 이때다 싶어 과도하게 공격하는 건 구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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