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렇게 사느냐” “인생이 불쌍” 14세 여중생에게 폭언한 교사

김명진 기자 2024. 1. 26.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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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법 청사 전경. /인천지법

열 네살 중학생 제자에게 “왜 그렇게 사느냐” “인생이 불쌍하다”라며 폭언한 40대 교사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1단독 임진수 판사는 아동학대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국어 교사 A(43)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22년 4월 18일 오후 2시쯤 인천의 한 중학교 교실에서 제자 B(14)양에게 욕설이 섞인 폭언을 하는 등 정서적 학대를 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당시 수업 시간에 교과서를 갖고 오지 않은 C(14)양을 나무라다가 C양이 교실 밖으로 나가자 B양에게 “학생이 교과서를 가져오지 않는 것이 말이 되느냐”라고 물었다.

B양이 그 말에 ‘온라인 주간이라 교과서를 가져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취지로 대꾸하자, A씨는 “너네 반 애들은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 내가 병X 같으냐”라며 폭언을 시작했다.

화가 난 A씨는 B양에게 “너도 C처럼 가고 싶니? 네가 전학을 온 이유를 안 봐도 알겠다. 내가 이 지X하는 이유는 정신머리 있는 애들이 없어서야”라며 “너는 왜 그렇게 사는 거냐?, 네 인생이 불쌍하다”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C양의 무례한 태도로 인해 극도로 흥분한 상태에서 일시적으로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면서 “피해자가 아닌 반 학생 전체를 상대로 말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임 판사는 그러나 “당시의 상황 및 경위, 피고인의 감정상태 등을 종합해 봤을 때, 해당 발언은 단순히 일시적으로 감정을 조절하지 못했다거나 반 전체 학생들에 대한 훈계 목적의 발언의 수위를 넘어서 피해자의 정신건강과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할 가능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했다.

임 판사는 다만 “A씨가 이제까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어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고 쉽사리 단정하기 어렵다”면서 A씨에 대한 취업제한명령은 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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