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발표] '3000만원→1억원' KIA 최지민, 구속만큼 연봉도 수직상승 '최고 인상률' 찍었다! 김도영-이우성도 첫 억대 연봉 돌파
KIA는 25일 "2024 시즌 연봉 재계약 대상자 46명과 계약을 마무리했다. 재계약 한 가운데 인상된 선수는 24명이며, 동결 9명, 삭감 13명"이라고 밝혔다.
조금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투수 25명 중 인상 11명, 동결 5명, 삭감 9명이었다. 포수에서는 한준수(25)만이 연봉 인상 대상자가 됐고 한승택(30)과 주효상(28)은 연봉이 소폭 하락했다. 야수에서도 18명 중 12명이 인상, 동결 4명, 삭감 대상자가 2명으로 활화선 같았던 2023년 타선의 위세를 짐작케 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수직 상승한 최지민의 연봉이다. 최지민은 3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233% 인상돼 팀 내 최고 연봉 인상률을 찍었다. 그는 강릉율곡초(강릉리틀)-경포중-강릉고 졸업 후 2022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5순위로 입단해 2년 연속 최저 연봉인 3000만 원을 받았다. 데뷔 첫 해 6경기 평균자책점 13.50으로 부진한 탓에 연봉이 인상될 이유가 부족했다.
그러나 시속 130㎞ 중후반에 머물던 구속을 최고 152㎞까지 크게 끌어올리면서 1년 만에 극적인 반전을 이뤄냈다. 구속을 크게 끌어올리면서도 기존의 강점인 제구력과 슬라이더 완성도를 유지하면서 단숨에 필승조로 떠올랐다. 2023년 최지민은 정규시즌 58경기에 출전해 6승 3패 12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2.12, 59⅓이닝 44탈삼진을 마크했다. 팀 내에서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으로 KBO리그에서도 리그 3위에 해당하는 놀라운 수치였다.
이러한 성적을 바탕으로 지난해 10월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도 승선해 한국이 금메달을 수확하는 데 일조했다. 이어진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도 필승조로 활약하며 한국이 준우승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일본과 결승전에서 양 팀이 2-2로 맞선 8회말 1사 1, 2루에 마운드에 올라 안타와 볼넷 없이 2개의 삼진으로 무실점으로 1⅔이닝을 틀어막은 장면은 압권이었다.
APBC를 마무리한 후 일본 도쿄에서 만난 최지민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하면서 내년을 버틸 수 있는 힘을 기르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 구속은 지금 이상으로 욕심 내지 않으려 한다. 이번 대회를 통해 구속보다 정교한 제구력이 더 중요하다고 느꼈다. 커맨드에 더 집중해서 2024년에는 이기는 경기에 많이 나가 팀의 승리를 지키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불펜에서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던 임기영은 그간의 헌신을 화끈한 연봉 인상으로 보상받았다. 시작은 아쉬움이 남을 법했다. 6년간 주로 선발 투수로 활약했던 임기영은 구단의 판단에 따라 지난해 불펜으로만 한 시즌을 소화했다. 선발과 불펜의 몸 관리와 루틴은 다르기에 초반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결국 64경기(82이닝) 4승 4패 16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2.96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때와 상황을 가리지 않고 등판했다. 멀티 이닝을 소화하지 않는 횟수가 35차례에 불과했고, 득점권 상황에도 어김 없이 등판해 위기를 막아내곤 했다. KIA는 그런 임기영에게 지난해 1억 5000만 원에서 66.7% 오른 2억 5000만 원에 재계약하며 활약을 인정했다.
KBO리그 수비상을 수상하고 골든글러브 후보에 오르며 커리어하이를 보낸 박찬호(29)도 2억 원에서 50% 오른 3억 원에 재계약했다. 이로써 박찬호는 비 FA 재계약 대상자(외국인 선수 제외) 중 최고 연봉자가 됐다. 2014년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 50순위로 입단한 박찬호는 프로 10년 차에 커리어 첫 3할 타율을 기록했다. 매년 수비는 뛰어나다고 인정을 받았으나, 타격이 아쉬웠다.
2019년부터 주전으로 올라섰고 2020년에는 141경기 타율 0.221, OPS 0.548로 규정 타석을 소화한 선수 중 리그 최악의 타격생산성을 보이며 그대로 수비형 유격수로 이미지를 굳히는 듯했다.
그러나 매년 타격에서 진일보하는 모습을 보였고 마침내 지난해에는 주전 유격수 및 리드오프로 활약하면서 130경기 타율 0.301, 3홈런 52타점 73득점 30도루, 출루율 0.356 장타율 0.378로 OPS 0.7을 돌파했다. 가장 큰 장점이었던 수비도 여전해 지난해 처음 신설된 KBO리그 수비상 유격수 부문에서 오지환(LG)과 함께 공동으로 수상자가 됐다.
지난해 KIA의 재발견으로 불리는 이우성(30)도 5500만 원에서 136% 오른 1억 3000만 원에 계약하면서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억대 연봉자가 됐다. 이우성은 전반기 65경기 타율 0.289(190타수 55안타) 5홈런 24타점 24득점, OPS 0.761로 활약하면서 KIA는 6월 말까지 종아리 부상으로 이탈한 핵심 타자 나성범(35)의 공백을 잊을 수 있었다.
한철 활약도 아니었다. 8월 타율 0.325, 10월 타율 0.340으로 꾸준히 활약하면서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경기(126)와 타석(400)을 소화하고 타율 0.301(355타수 107안타) 8홈런 58타점 39득점 OPS 0.780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전반기 활약을 인정받아 프로 데뷔 처음으로 올스타전에도 출전하는 기쁨도 누렸다.
올 시즌에는 1루수 도전에 나섰다. 이우성이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먼저 코치진에 의사를 타진했고 김종국 KIA 감독이 이를 수락하면서 이뤄졌다. 프로 입단 12년 만의 억대 연봉 진입은 후배 선수들에게도 귀감이 된다. 이우성은 대전유천초-한밭중-대전고 졸업 후 2013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15순위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했다. 2016년 1군 무대를 밟고 NC 다이노스와 KIA를 거쳐 프로 11년 차인 지난해 마침내 꽃을 피웠다.
절망적인 부상에도 돌아와 임팩트 있는 활약을 남긴 '제2의 이종범' 김도영(21)도 5000만 원에서 100% 오른 1억 원에 사인하며 데뷔 3년 만에 억대 연봉자에 이름을 올렸다.
김도영은 광주대성초-광주동성중-광주동성고 졸업 후 2022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한 후 매년 부상에 시달렸다. 데뷔 첫해에는 스프링캠프 도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진으로 프로 무대 적응을 위한 가장 중요한 시기를 놓쳤다. 고등학교 시절 재능만으로 프로 무대에 도전했음에도 후반기 36경기 타율 0.283, 4타점 8득점 6도루, OPS 0.802로 가능성을 보여줘 2000만 원 오른 5000만 원에 도장을 찍었다.
야심차게 시작한 지난해도 개막 2경기 만에 왼쪽 중족골 부상이란 불운을 겪었다. 3개월의 재활 동안 나성범과 함께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체격을 키워 더 단단해져 돌아왔다. 6월 말부터 나오기 시작해 84경기 타율 0.303, 7홈런 47타점 72득점 25도루, 출루율 0.371 장타율 0.453으로 정규시즌을 마치면서 풀타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첫 태극마크를 단 2023 APBC 대회에서 왼손 엄지 중수지절관절 내측 측부인대 파열 및 견열골절 진단을 받았으나, 순조로운 재활 끝에 호주 스프링캠프 출국을 눈앞에 두고 있다.
데뷔 첫해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해 완주한 2023년 신인 윤영철은 아쉽게 억대 연봉 진입에 실패했다. 창서초(서대문구리틀)-충암중-충암고를 졸업한 윤영철은 202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번으로 KIA에 입단했다. 평균 직구 구속이 시속 137.6㎞에 불과함에도 KIA의 5선발로서 25경기 8승 7패 평균자책점 4.04, 122⅔이닝 74탈삼진으로 로테이션 한 축을 책임졌다. KIA도 그 성과를 인정해 무려 신인 최저연봉 3000만 원에서 무려 200% 오른 9000만 원에 재계약했다.
기대를 받은 것은 윤영철만 있는 건 아니다. 변우혁(24)이 3500만 원에서 2500만 원(71.4%) 오른 6000만 원, 포수 한준수가 3100만 원에서 1900만 원(61.3%) 오른 5000만 원에 도장을 찍으며 KIA의 높은 기대치를 짐작케 했다. 지난 겨울 트레이드로 한화 이글스에서 KIA로 합류한 변우혁은 6월 한 달간 타율 0.324, 2홈런 6타점, OPS 0.918로 폭발적인 타격감을 보였다. 이후 꾸준함 모습을 유지하지 못해 정규시즌을 83경기 타율 0.225, 7홈런 24타점, OPS 0.664로 마쳤으나, 타격에 실마리를 찾은 것 같다는 평가를 받았다.
포수 중 유일한 연봉 인상 대상자로 꼽힌 한준수는 차세대 안방마님으로 주목받는다. 광주서석초-광주동성중-광주동성고 졸업 후 2018년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해 그동안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주전 포수들의 잇따른 부상과 부진에 마침내 그에게까지 기회가 도달했고, 48경기 타율 0.256, 2홈런 12타점, OPS 0.684로 가능성을 보였다.
삭감자 중에서는 좌완 불펜 김대유(33), 마무리 정해영(23), 1루수 황대인(28) 등이 눈에 띈다. 김대유는 지난해 박동원(34)의 보상 선수로 LG에서 KIA로 이적했다. LG에서 마지막 2년간 필승조로 활약했던 김대유였기에 많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KIA에서 첫해는 41경기 동안 승리 없이 2패 4홀드, 평균자책점 5.11을 기록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그 결과 2023년 연봉 1억 6000만 원에서 31.3% 삭감된 1억 1000만 원에 도장을 찍었다.
정해영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에 연봉이 2억 3000만 원에서 2억 원으로 13% 소폭 삭감됐다. 2021시즌 KIA의 수호신으로 떠오르며 2년 연속 30세이브를 거둔 정해영이었으나, 지난해 부침을 반복하며 52경기 3승 4패 1홀드 23세이브, 평균자책점 2.92, 49⅓이닝 30탈삼진의 성적을 남겼다. 그러나 2023 APBC에서 호주 타자들을 추풍낙엽처럼 삼진으로 돌려세워 희망을 발견했다. 이후 KIA 구단의 주선으로 이의리(22), 윤영철, 곽도규(20) 등과 함께 미국의 유명 트레이닝 시설인 드라이브 라인으로 향하면서 2024시즌을 향한 기대감을 높였다.
2022년 91타점 맹타로 첫 억대 연봉자가 됐던 황대인은 1년 만에 그 타이틀을 반납했다. 지난해 60경기 타율 0.213, 5홈런 26타점, OPS 0.618에 그치면서 KIA 1루의 춘추전국시대를 초래했다. 올해도 치열한 1루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겨울 결혼을 하면서 책임감이 한층 더 생겼다. 결혼 발표 당시 황대인은 "가정을 꾸린 만큼 더욱더 책임감을 가지고 선수 생활을 이어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대유, 정해영, 황대인 등 삭감자 모두 여전히 팀 내 핵심이 돼 줄 선수로 평가받는 만큼 내년 연봉 협상에서는 달라진 모습으로 나설 수 있을지 기대된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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