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연수 다양화·해외 ‘원격 진료’까지…언어·문화·종교의 벽 허문 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은 국내에서 암과 장기이식, 심장 등의 분야에 걸쳐 가장 많은 중증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국내를 넘어 해외 중증환자들이 찾는 ‘글로벌 4차 병원’의 위상 또한 공고히 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발표한 세계 250개 병원 종합 순위에서 서울아산병원은 세계 29위, 국내 1위를 차지했다. ‘임상 분야별 세계 최고 병원’ 평가에서는 내분비 분야 세계 3위를 비롯해 비뇨기 4위, 소화기 5위, 암 6위, 신경 8위를 차지하며 미국의 메이요 클리닉, 클리블랜드 클리닉 등 세계 최정상급 의료기관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전인호 서울아산병원 국제사업실장(정형외과 교수)은 25일 “서울아산병원이 쌓아온 진료 경험과 노하우가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한국 의료의 글로벌 브랜드를 강화해 세계 의료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서울아산병원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2만86명으로, 2022년(1만7835명)보다 11%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미국(24%), 아랍에미리트연합(UAE·18%), 몽골(13%) 등의 순으로 많았다.
서울아산병원은 외국인 환자가 지속해서 늘어남에 따라 언어·문화·종교와 관련해 느끼는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2018년부터 전문적인 진료 외 서비스(컨시어지)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자가 병원 방문 전 문의를 해오는 단계부터 입국과 진료, 방문 후 관리 및 응급 상황에 이르기까지의 전체 프로세스에 통역을 포함한 컨시어지 서비스를 지원한다. 현재 중국, 몽골, 러시아, 아랍, 베트남 등 국가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동 등 이슬람권에서 오는 환자에겐 입원 시 할랄 음식이 제공되며 기도실 사용도 가능하게 했다.
서울아산병원은 현지에서 치료가 어렵지만 한국에 방문하지 못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외국인 대상 비대면 진료도 활발하게 시행하고 있다. 외국인 대상 비대면 진료는 환자 사례를 검토하고 영상을 판독하는 ‘사전 상담’을 거쳐 환자의 외래진료를 국제진료센터에서 대신 받아주는 ‘대리 진료’로 이어진다. 이후 의료진의 소견서를 서면으로 제공하는 ‘2차 소견’과, 환자와 현지 의료진,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을 화상으로 연결해 협진하는 ‘원격진료’가 진행된다. 지난해에는 총 234건(원격진료 198건, 2차 소견 36건)을 진행했으며 국가별로는 베트남, 카자흐스탄, 러시아, 몽골 등의 순으로 많았다.
상담 질환은 주로 간암, 간경화, 뇌종양, 췌장암, 폐질환 등으로 중증질환의 비율이 높았다. 이 가운데 현지에서 이식 또는 수술을 받기 어려운 38명의 환자는 서울아산병원으로의 내원을 결정했다. 해외 환자들이 치료 계획을 세우게 된 데에는 비대면 진료가 실질적인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아산병원은 현재 미국, 중국, 몽골, 베트남, UAE를 비롯한 17개 국가의 40개 기관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등 글로벌 거점 기관을 지속해서 발굴하고 있다. 또 해외 비대면 진료 활성화를 위해 글로벌 진료협력센터(ARC)도 운영하고 있다.
한편으로 해외 환자뿐 아니라 병원을 방문하는 해외 의학자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10년간 미국, 중국, 몽골, 사우디아라비아 등 90여개국에서 3700명이 넘는 의학자가 서울아산병원의 선진 의술과 최신 의료 지견을 배우고 돌아갔다. 작년 한 해에만 53개국 467명의 해외 의학자가 서울아산병원에서 연수를 받았다. 선진 의료 시스템을 배우기 위한 해외 의료 관계자들의 방문도 크게 늘었다. 2022년에는 팸투어(체험여행) 36건, 방문객 259명을 기록했는데, 지난해엔 팸투어 116건, 방문객 960명으로 각각 3배 이상 증가했다.
더 나아가 서울아산병원은 2026년 UAE 두바이에 65병상 규모의 소화기 전문병원을 설립해 우수한 의료 시스템을 수출할 예정이다. 위암과 대장암 등 소화기암, 간이식 관리, 고도비만수술 등 고난도 치료를 제공하게 된다. 먼 타국을 찾아 치료받아야 했던 UAE와 중동 국가 중증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의료 기술 전수를 통해 현지 의료 수준을 향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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