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에 2일 이상 두통 땐 3개월 안에 병원을 찾으라

김태훈 기자 2024. 1. 2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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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고통 ‘두통’
1월23일 ‘두통의 날’

두통은 경험하지 못한 사람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두통으로 병원을 찾는 이들도 많지 않은데, 만일 평소와는 다른 심각한 수준의 두통이 지속할 경우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두통의날’인 1월23일에는 ‘1주일에 2일 이상 두통이 있으면 3개월 안에 병원을 찾으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두통을 일으키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두통은 ‘일차성 두통’과 ‘이차성 두통’으로 나뉘는데 일차성 두통은 뇌질환, 외상 등 특별한 원인이 없는 경우를 말한다. 일차성 두통 중 대부분의 두통 환자가 속하는 긴장형 두통은 스트레스나 과로, 심리적 문제가 원인이다. 때로는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기도 한다.

일차성 두통 중 편두통은 ‘머리가 깨질 것 같은’ 증상이 대표적으로 나타난다. 보통 편두통이라 하면 머리의 한쪽에서만 나타나는 두통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지만, 실제로는 양쪽 머리가 동시에 아픈 경우가 더 많다. 혈관이 뛰는 것 같은 맥박성 두통과 함께 머리가 욱신거리거나 찌르는 듯한 통증이 함께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편두통은 우울증과 불안, 수면장애 같은 정신건강과 관련된 질환이나 과민성대장증후군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만성 편두통 환자 중에는 우울증 또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을 같이 앓고 있는 환자들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잦은 두통이 우울 또는 복부 불편감을 유발하고, 이 같은 신체·정신적인 증상 때문에 다시 두통이 악화되는 악순환이 나타나는 셈이다. 이들 질환은 여성에게 더 많이 발생하고, 50세 이전에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는 특징이 있다.

이렇게 비슷한 특성이 있으면서 서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둘 이상의 만성질환에 대해선 동시에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김도형 대전을지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가령 불안이나 우울증이 편두통과 함께 있다면 편두통뿐만 아니라 불안과 우울증에 대한 치료도 함께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주 2회 이상, 한 달에 8회 이상 두통이 나타난다면 편두통이 만성화될 수 있는 위험신호가 켜진 셈이므로 참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편두통과 함께 나타나는 증상 중 유독 어지럼증이 반복적으로 동반될 땐 ‘전정편두통’을 의심해볼 수 있다. 전정편두통은 재발성 어지럼증의 원인 중 가장 흔다. 어지럼증 때문에 병원을 찾은 환자의 약 20~30%가 전정편두통으로 진단될 정도다. 어지럼증의 양상과 지속시간은 다양하다. 주변이 빙빙 도는 느낌인 자발성 현훈 증상이나, 자세를 바꾸면 생기는 체위성 현훈, 걸을 때 발생하는 자세 불안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한 환자에게서 이런 양상이 매번 다르게 발생하기도 한다.

전정편두통의 특징인 어지럼증은 메니에르병, 이석증, 기립성 어지럼증 등 원인 질환이 다양하므로 정확한 원인이 무엇인지 감별하는 진단이 필요하다. 박지현 세란병원 신경과 진료부원장은 “반복적인 두통과 어지럼증의 주원인 중 하나인 전정편두통은 여러 환경적 요인으로 악화하며, 가족력과 일부 음식이 중요한 유발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전정편두통은 뇌혈관질환 등의 요인이 없어야 진단할 수 있으므로 원인이 될 만한 다른 질환이 없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차성 두통은 뇌종양·혈관박리·동맥류 등의 뇌혈관질환이나 뇌수막염 같은 감염성 질환이 원인이 되므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이전에 없던 갑작스러운 심한 두통이 느껴지거나, 만성 두통 환자라도 과거에 경험한 적이 없는 새로운 두통이 나타났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 이차성 두통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갑작스럽게 머리를 무언가로 얻어맞은 것처럼 극심한 두통이 느껴진다면 뇌혈관이 막히거나 손상돼 발생하는 뇌경색 또는 뇌출혈 증상일 수 있으므로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조현지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일차성 두통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호전되지만, 이차성 두통은 그렇지 않다”며 “가벼운 두통이라고 생각하고 진통제를 오남용하게 되는 경우도 많은 만큼 환자 스스로 판단이 어려울 때는 반드시 정확한 진단 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반적인 두통의 예방에는 스트레스 완화와 수면 조절, 운동요법 등이 도움이 된다. 커피나 홍차처럼 카페인이 많은 음료를 피하고, 치즈, 초콜릿, 양파, 적포도주, 호두 등에 함유된 아민 성분도 두통 환자에게 좋지 않을 수 있으니 주의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이들 식품이 모든 환자에게 일관되게 두통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므로 자신에게 두통을 유발하는 요인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편두통은 특히 환자마다 각기 다른 유발 요인을 찾기 쉽도록 ‘두통일기’를 쓰는 것이 도움이 된다. 김도형 교수는 “평소 편두통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을 피하거나 조절할 수 있도록 생활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기적인 신경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생활습관을 점검하고 적절한 약물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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