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회장 “지하철 적자는 요금 싸서” 이준석 “교통약자 버스비 지원”

손덕호 기자 2024. 1. 2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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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일 “한강의 기적 이룬 노인에게 국가유공자 차원 우대해야”
이준석 “4호선에서 경마장역이 무임승차 비율 가장 높아”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왼쪽)와 김호일 대한노인회장. / 뉴스1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 논쟁이 1년 만에 다시 점화된 가운데, 26일 이 제도 폐지 후 교통비 지원 정책을 내놓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폐지에 반대하는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이 공개 토론을 벌였다. 김 회장은 노인이 무임승차하더라도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고, 적자는 요금이 싼 게 원인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지하철이 없는 지방과 비(非)역세권에 거주하는 노인들에게 버스비를 지원하는 개혁신당의 공약이 더 도움이 되는 정책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는 전두환 대통령 때 도입됐는데, 노인 인구 비율이 그때와 지금이 크게 차이 난다”며 “무임승차 비율이 올라가며 지하철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고 했다. 현재 각 도시에서 지하철을 운영하는 공기업은 채권을 발행해 손실을 메우고 있는데, 적자가 누적되어 자본잠식 상태가 되면 국세로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지하철 적자와 노인 무임승차와 관계가 없다”며 “승객 승차 여부와 상관 없이 열차가 운행하기 때문에 무임승차가 있더라도 실질적으로 비용이 증가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서울 지하철은 보통 (1편성이) 10량으로 다닌다. 러시아워 때 한 칸에 200명씩 탄다. 차량 (한 칸 무게가) 20t인데 200명이 타면 사람 무게가 12t”이라며 “무임승차에 따라 실제 운행 시 전기요금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어 “화장실 청소 비용, 쓰레기 치우는 비용, 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 운영 비용은 무임·유임을 가리지 않아 비용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개혁신당이 지난 18일 발표한 대중교통 관련 총선 공약은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적용되는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를 없애고, 대신 매달 1만원씩 충전되는 선불 교통카드를 모두에게 지급하겠다는 정책이다. 1만원을 다 쓰면 버스·지하철을 40%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 대표는 개혁신당 공약이 현행 제도보다 공정하다고 했다. “서울과 광역시에 지하철이 도입됐지만, 역세권이나 대도시권이 아닌 곳에 거주하는 노인분들은 제값 다 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전남 순천에서 매일 시내버스를 타고 출퇴근하는 노인들은 버스비를 60만~70만원 쓰는데, 개혁신당의 공약이 적용되면 절반 정도는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무것도 지원받지 못하는 교통약자에게 지원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회장은 “경기 화성시나 충남 홍성군 등 거의 절반 정도 (지자체가) 버스도 무임을 실시하고 있다”며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에서 정책 협의를 해서 올해 중으로 전 도시에 버스를 무임으로 하는 제도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주는 택시비까지 5000원씩 준다”고 했다.

이 대표는 “화성시는 (국가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지 않는) 불교부단체로 세수 자체가 많은 곳이다. 다른 데서 되는 게 아니어서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경주에서 지원되는 것들은 전형적인 매표(買票)”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지하철 적자에 대해 “요금이 싸다든지, 방만한 경영으로 필요 없는 인건비가 나간다든지가 요인”이라고 했다. “지하철(요금)은 1400원, 이번에 올려서 (하반기부터) 1550원으로 하려고 하는데, 프랑스는 2550원, 캐나다는 2980원, 미국은 3400원, 영국은 3790원을 받는다. 우리는 너무 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서울 지하철 요금 인상 폭이 얼마나 국민들에게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졌는지 모르시는 것 같다”며 “1250원에서 1550원으로 올라가는 과정이 고통스러웠다”고 했다. 이어 “노인 무임승차 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서울 지하철 요금 기본요금을 2200원대까지 올리자는 주장을 하는 게 아니라면 수송원가 얘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 가지고 10대 경제 강국을 만든 노인한테 국가유공자 차원에서 우대를 안 하는 건 안 되는 이야기”라고 했다. 이 대표는 “(서울 지하철) 4호선 51개 지하철역 중 가장 무임승차 비율이 높은 역이 경마장역(경마공원역)”이라며 “이게 젊은 세대에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한번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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