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명 "'모래꽃'으로 저도 꽃 피워…앞으로 만개하기를"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모래에도 꽃이 핀다'는 저에게 희망을 의미하는 것 같아요. 어떤 꽃인지는 몰라도 저도 이번 작품으로 꽃을 피우긴 피웠고, 그래서 저한테는 그런 꽃 같은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네요."
ENA 드라마 '모래에도 꽃이 핀다'(이하 '모래꽃')의 배우 이주명은 26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첫 주연을 맡은 이번 작품이 어떤 의미인지를 설명했다.
이주명은 "연기를 하면서 벽에 부딪히고 '이렇게 하는 게 맞나?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정말 많이 해왔다"며 "그런데 이번 작품에선 꼭 정해진 길이 있는 건 아니라는 걸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두식(오유경의 어린 시절 이름)이라는 인물이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꽃을 피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제목에 '꽃이 핀다'는 말이 들어간 건 희망이 중요한 키워드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런 그에게 삶에서 꽃을 만개한 순간이 찾아왔는지 묻자, 이주명은 "아니라고 믿고 싶다"고 대답했다.
"앞으로가 더 희망찼으면 좋겠고, 기대감을 안고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요. 앞으로 한 송이 한 송이 더 만개해나가고 싶어요."
'모래꽃'은 가상의 지역 거산군을 배경으로 군청 씨름단 김백두(장동윤 분)와 그의 어린 시절 친구이자 짝사랑인 오유경(이주명)이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청춘 로맨스다.
유명 씨름 선수의 딸인 유경은 어린 시절 남성적인 '오두식'이라는 이름이었고 남자아이들과 맞붙어도 지지 않으며 골목대장 노릇을 했는데, 어느 날 모종의 사건 때문에 쫓기듯 거산을 떠난다.
유경은 오랜 세월이 흘러 어린 시절 살던 집에 이사를 오는데, 이름을 바꾼 데다 도회적인 외모, 서울 말씨 때문에 누구도 그가 두식인 것을 알아채지 못한다. 그를 한 번에 알아본 사람은 그의 단짝이었던 백두뿐이다.
이주명은 이런 설정에 대해 "뜬금없이 두식이가 유경이가 돼서 찾아왔는데도 백두는 어린 시절 두식이와 함께한 기억이 강렬했기 때문에 한 번에 알아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인물의 이런 특징 때문에 이주명은 사실상 두식과 유경 두 인물을 연기하다시피 했다.
유경은 거산에서 발생한 의문의 살인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군청 씨름팀 팀장으로 위장한 채 은밀하게 수사를 진행하는 형사다. 유경은 도회적이며 표준어를 쓰지만, 백두와 있을 때만은 두식으로 돌아가 친구와 티격태격하고 진한 경남 사투리를 쓴다.
부산 출신인 이주명은 "제가 지금까지 맡았던 역할들은 사투리의 '사' 자도 모를 것 같은 인상이라서 제 사투리 발음을 녹음해서 (드라마 제작사에) 보내드리면서 출연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고 캐스팅 뒷이야기를 털어놨다.
그는 "처음 대본을 봤을 때 너무 재미있어서 꼭 출연하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모든 캐릭터가 다 유쾌하고 각자 진지하면서도 웃겼다"고 설명했다.
이주명은 표준어와 경남 지방 사투리를 오가면서 상반된 두 성격을 표현한 것에 대해 "워낙 차이점이 명확해서 오히려 너무 다르게 보이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같은 사람인데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연기하면 시청자들이 의아하게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서 두식이에게 유경이가 묻어있게 연기하려고 했다"며 "(두식은) 엉뚱하고 과격하지만 사랑스러운 모습이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인물에 대한 세밀한 해석을 바탕으로 이주명은 '모래꽃'에서 유경과 두식을 모두 사실감 있게 연기해 호평받고 있다.
특히 이주명은 괄괄한 두식의 모습을 연기하면서 수시로 백두의 이마를 손으로 세게 때리는 장면도 거침없이 소화했다. 그는 "때리는 장면을 찍는 게 좋지는 않았다. 처음엔 거의 눈물을 머금고 때렸다"고 털어놨다.
다만 유경이 백두와 투덕거리면서 서로 자잘한 몸싸움을 하거나 하는 모습은 대부분 이주명과 장동윤 두 배우의 애드리브로 채워졌다고 한다.
이주명은 상대역인 장동윤을 두고 "가장 친한 친구와 함께 일하는 느낌을 받았다"며 "특히 (장동윤이) 백두라는 인물과 닿아 있는 부분이 많아서 서로 자연스럽게 장난을 치면서 애드리브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두 배우가 호흡을 맞춘 덕에 당초 1.5%로 출발한 시청률은 최근 2.8%로 두 배 가까이 올랐다. 당초 인터뷰 전날 종영할 예정이었던 '모래꽃'은 방송사 사정으로 이달 31일로 종영이 미뤄진 상태다.
이주명은 2017년 웹드라마 '샤워하는 남자'에 출연하며 연기를 시작했고 드라마 '국민 여러분!'(2019), '카이로스'(2020) 등을 거쳐 '스물다섯 스물하나'(2022)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맡아 얼굴을 알렸다.
차기작이 정해지지 않은 이주명은 앞으로 맡고 싶은 배역이 있는지 묻는 말에 "요즘 일본 애니메이션에 꽂혀서 SF나 주술, 초능력을 쓰는 판타지물에 출연하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또 "다른 종류의 로맨스물에 출연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변함이 없다"며 "어릴 때는 예쁜 장소와 배경, 인물이 나와야만 낭만적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 현실 속에서도 낭만이 있다는 걸 느끼고 있어서 그런 낭만을 보여드리는 로맨스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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