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위성 달에 보내주겠다" 美 제안에 예산 없다며 거절한 정부

2022년 11월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아르테미스 계획의 일환으로 달에 우주 탐사 거점기지를 짓는 3차원(3D) 프린터 기술을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과학동아 DB

미국이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계획'의 일환으로 한국이 만든 큐브위성을 달에 보내주겠다고 제안했지만 정부가 예산이 없다며 거절해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지난해 10월 말 한국을 비롯해 아르테미스 계획에 참여하는 국가들에 현재 개발 중인 '아르테미스 2호'에 각국의 큐브위성을 실어 달로 보내는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큐브위성은 초소형 위성의 한 종류다. 가로·세로·높이가 모두 10㎝인 정육면체를 하나의 '유닛'으로 규격화한 위성이다. 최근에는 기술력이 발달하면서 달나 화성 탐사에도 쓰이고 있다.

NASA는 우주비행사를 싣고 달 궤도를 도는 것을 목표로 하는 아르테미스 2호에 여분의 공간이 확보되면서 각국 기관이나 기업에 달을 탐사할 큐브 위성 탑재를 제안했다. 약 100억원 규모 비용과 함께 큐브위성을 제작해 조달하면 이를 달에 실어 보내주겠다는 내용이다. 위성을 보내는 예산으로는 경제적인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하지만 제안을 받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시간이 촉박해 예산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NASA에 참여가 어렵다고 답했다. 결국 참여가 불가하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정부 예산안이 이미 국회에 제출된 상황으로 과기정통부에서 국회에 추가 예산을 제안했지만 결국 국회에서 최종 예산 반영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개발할 수 있는 곳을 찾는 등 검토를 해서 예산을 만들어야 하는데 10월 말이면 국회 상임위 심사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우선순위상 다른 것들이 많아 최종 반영이 못 된 것 같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학계에선 정부가 미국 등 주요국과 우주 협력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예산 반영 등에는 미온적 태도를 보이며 아르테미스 계획을 비롯한 우주 협력에 참여할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최근 과학기자단 대상 간담회에서 "아르테미스 계획 참여 논의를 시작한 게 2017년부터였지만 아직 별다른 계획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우주 선진국들과의 협력 성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과기정통부는 최근 조성경 과기정통부 1차관이 NASA와 만나 아르테미스 참여 확대를 논의한다고 밝힌 가운데 일각에선 구체적 협력 계획은 나오지 못할 거란 비판도 제기된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