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경합주서 ‘삼성’ 언급…“난 투자 유치, 트럼프는 일자리 유출”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2024. 1. 26.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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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임기 최대 경제성과 중 하나로 한국 반도체·배터리 기업 등의 미국 투자 유치를 꼽았다. 대선 본선 체제를 조기 가동한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경쟁에 최전선이 될 경제 이슈에서 한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를 앞세우며 최대 경합주 ‘러스트벨트(Rustbelt·쇠락한 미국 북부 공업지대)’ 표심 잡기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경제성과에 대한 여론에서 열세를 보이던 바이든 대통령은 예상을 뛰어넘는 지난해 미국 경제성장률 지표가 발표되자 다시 ‘바이드노믹스(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정책) 띄우기’로 승부수를 던졌다.

● 바이든 “트럼프보다 경제성과 좋아”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위스콘신주 슈피리어에서 열린 인프라 투자계획 발표 및 바이드노믹스 홍보 행사 연설에서 “경제성장은 우리가 트럼프 행정부 시절보다 더 강했다”며 “미국과 미국 제품에 투자하고 미국을 건설하는 것, 그것이 바이드노믹스”라고 강조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전임자(트럼프 전 대통령)는 임금이 높은 일자리를 해외로 보냈다”며 “우리는 공장을 재건하고 있으며 일자리가 미국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제조업 부활을 위한 외국 기업의 미국 첨단산업 투자의 사례로 한국을 들었다. 그는 “우리는 한때 반도체 생산의 40%를 차지했지만 갑자기 하나도 없어졌다. 그래서 어떻게 했는 줄 아나? 나는 비행기를 타고 한국을 갔다”고 했다. 이어 “참모들은 ‘도대체 뭘하는거냐’고 했지만 나는 한국 지도자에게 ‘삼성이라는 반도체를 많이 만드는 곳이 있던데 미국으로 오라’고 했다“며 ”그리고 삼성뿐 아니라 총 500억 달러(약 67조 원)가 미국에 공장을 짓기 위해 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은 그동안 수차례 한국 기업들의 투자 유치를 대표적인 경제성과로 부각해왔다. 백악관은 지난해 11월 보도자료에선 “바이드노믹스가 전 세계, 특히 아시아태평양 기업들의 투자를 촉진했다”며 삼성과 SK하이닉스, 한화, LG화학, CS윈드 등의 투자를 부각했다. 한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는 556억 달러로 바이든 행정부가 아시아태평양 기업에서 유치한 투자 총액의 4분의 1수준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의 미국 투자를 부각한 것은 미국 중서부와 북동부 일대 제조업 중심지 표심이 재선에 결정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 방문에 이어 24일엔 미시간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전미자동차노조(UAW) 연례행사에 참석해 공개지지 선언을 받았다.

● 재판 증언 나선 트럼프 “이건 미국 아냐”

바이든 대통령이 바이드노믹스를 경합주 공략의 핵심카드로 들고 나온 것은 예상을 뛰어넘는 경제성장률 등 경제지표 호조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4분기(9~12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3.3%로 지난해 미국 연간 경제성장률은 2.5%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던 전문가들의 우려를 뒤집고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률을 보인 것.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26일 위스콘신 방문에 앞서 이날 시카고 경제클럽연설에서 “역대 최상의 경제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바이드노믹스에 대한 지지율은 지난달 초 36%에서 최근 40% 중반까지 높아졌다.

하지만 이날 로이터통신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가상 양자대결에서 34%의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40%)에게 6%포인트 뒤처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에서 열린 E. 진 캐럴 성폭행과 관련한 명예훼손 재판에 나서 정치적 박해 주장을 반복하며 사법리스크 대응에 집중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재판에서 3분간 증언에 나서 “나는 단지 나 자신과 가족, 그리고 솔직히 말해 대통령직을 지키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증언을 마치고 재판정을 나서면서 반복해서 “이건 미국이 아니다”고 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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