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 협상 시작한다…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영향

손우성 기자 2024. 1. 26.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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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 국방장관 “수일 내 실무 회의 개시”
2014년 IS 격퇴 목표 파병…2500명 주둔
최근 전쟁 불길 번지자 철군 여론 거세져
이라크 친이란 민병대 ‘하셰드 알샤비’ 대원들이 25일(현지시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미군 공습으로 숨진 동료의 장례식을 진행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철수를 위한 협상을 조만간 시작할 예정이라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계기로 이라크 내에서 활동하는 친이란 민병대와 미군의 충돌이 점점 격화하자 미국이 철군 시간표를 앞당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과 이라크 정부는 수일 내로 고등군사위원회(HMC) 실무 회의를 열고 양측이 지난해 공동안보협력대회에서 약속했던 절차를 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국은 지난해 8월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동맹군의 이라크 주둔 일정을 결정할 고등군사위원회를 창설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라크 외교부도 성명을 통해 “국제동맹군의 이라크 주둔 기간을 결정하는 구체적인 시간표를 작성할 예정”이라며 “주둔 병력의 점진적이고 신중한 축소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2014년 이라크와 시리아에 똬리를 튼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기 위해 80여개국과 국제동맹군을 결성했다. 현재는 미군만 이라크에 2500명, 시리아에 900명이 주둔하고 있다. 미국은 2011년 이라크 전쟁을 마무리하며 현지에 파견했던 병력을 모두 철수시켰지만, 전쟁 이후 IS가 혼란한 틈을 타 세력을 확장하자 이라크 정부의 요청을 받고 다시 파병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7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불길이 이라크까지 번지자 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라크 미군 기지를 겨냥한 카타이브 헤즈볼라 등 친이란 민병대 공격이 펼쳐졌고, 이에 미군이 보복 대응하면서 이라크의 불안정한 상황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 15일엔 이란 혁명수비대가 이라크 북부 에르빌 인근에 있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첩보 본부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최소 4명의 민간인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불붙은 이라크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이에 무함마드 시아 알수다니 이라크 총리는 최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하며 “미국과의 관계를 재편할 필요가 있다”며 “이라크 내에서 공격이 계속 벌어지지 않도록 신속하게 철군 시기를 논의해야 한다”고 미국을 압박했다.

오스틴 장관은 일단 “IS의 위협과 작전·환경 요구 사항, 이라크군 역량 등을 고려해 철군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다만 알자지라는 “이란이 지원하는 무장단체가 이라크 미군 기지를 매일 공격하고, 미국의 보복이 계속되자 이라크 정부는 국제연합군 주둔이 오히려 안보에 해가 된다고 판단했다”고 진단했다.

뉴욕타임스(NYT) 또한 “이라크 정부는 IS가 더는 이라크 영토를 통제하지 않고, 이라크군이 국제 지원 없이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평가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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