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 “한국, 더 공정해지길”…檢 “불기소 가능했는데 아쉬워”
조씨 “억울했는데 깨달아” 사과…변호인 “한동훈 딸은?”
수사 공정성 지적에 검찰 “의심없이 입증된 것만 기소”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검찰이 입시비리 혐의로 기소된 조국(58)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32)씨에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구형했다. 조씨는 법정에서 자신과 가족 일로 더 이상의 분열이 없기를 바란다고 사과하면서 재판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검찰은 '표적 수사' 지적을 반박하며 조씨가 수사 초반 혐의를 인정했다면 불기소 처분도 가능했다는 입장을 냈다.
검찰은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이경선 판사 심리로 열린 조씨의 허위작성공문서행사, 업무방해,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 결심 공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성실히 노력하는 많은 사람에게 허탈감과 실망을 야기하고 입시제도에 대한 기대와 믿음을 저버리게 하는 것"이라고 규정하면서 "이기주의를 조장해 사회 기강을 무너뜨리는 범죄"라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조씨) 부모가 모두 실형을 선고받았고, 의사면허 등이 취소됐으며 최근 범죄 사실을 인정한 점 등을 감안했다"고 집행유예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최후진술에 나선 조씨는 "이 사건으로 고통받은 많은 분, 제가 누렸던 기회를 보면서 실망과 좌절을 한 분들께 사과를 드리고 시작하겠다"며 운을 뗐다.
조씨는 "처음에는 (적용된 혐의와 관련해) 적법한 것으로 봐서 억울했다"며 "고대도 좋은 학점으로 졸업했고 의학전문대학원을 이 악물고 졸업해 의사면허를 취득하는 등 의사의 꿈을 이룬 것은 온전히 제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제가 다른 학생들보다 수월하게 공부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법원에서 판단한 부분은 겸허하게 수용해 제 노력 유무를 떠나서 졸업장과 의사면허 등을 내려놓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떤 판결을 받게 될지 모르지만 겸허히 수용해 사회에 어떤 방식으로 기여하며 살지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저와 가족 일로 우리 사회에 더 이상 분열이 없었으면 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나라가 더욱 공정해졌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조씨는 어머니 정경심(61) 전 동양대 교수와 함께 2014년 6월 10일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관리과에 허위로 작성한 입학원서와 자기소개서, 위조된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제출해 평가위원들의 입학사정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3년 6월17일 서울대 의전원에 허위로 작성된 자기소개서와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장 명의의 인턴십 확인서, 동양대 총장 표창장 등 위조된 증빙서류를 제출한 혐의도 받는다.
조씨 변호인과 검찰은 이날 구형을 앞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변호인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딸과 관련한 여러 의혹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수사조차 되지 않았다며 '표적 수사·기소'를 거듭 강조했다.
변호인은 "검찰은 부모들을 기소했는데 피고인에 대해서는 3년 넘게 시간을 끌며 인질로 잡아뒀다"며 "이후 서울중앙지검 고형곤 차장검사는 피고인의 기소를 조 전 장관의 입장을 듣고 결정하겠다고 압박했는데, 이는 헌법이 금지하는 연좌제"라고 주장했다.
또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것은 한동훈(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딸 스펙 의혹"이라며 "피고인이 조 전 장관의 딸이 아니고, 조 전 장관이 검찰 개혁을 주장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가혹하게 수사하고 기소 재량을 남용했을까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조국 부부가 진술을 거부하거나 회피해 피고인의 가담 정도가 확정되지 못했다"며 "이후 관련 증거가 재판에서 나왔고 부모의 선고로 구체적인 형량이 확인돼 이를 바탕으로 의심 없이 입증된 부분만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또 "과거 수사 당시 조 전 장관과 정 전 교수, 그리고 피고인이 본건 조사처럼 범행을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말했다면 부모를 기소하면서 가담 정도를 보고 불기소를 했을 수도 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고 부연했다.
조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3월22일 선고 공판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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