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 협상 시작…가자 전쟁 뒤 ‘반미 감정’ 고조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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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가자 전쟁 이후 '반미 감정'이 강해진 이라크에서 철군하는 일정을 정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25일 성명을 내어 "미국과 이라크 정부는 며칠 내로 고등군사위원회(HMC) 실무 회의를 시작해 지난해 공동안보협력대화(JSCD)에서 약속한 절차를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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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가자 전쟁 이후 ‘반미 감정’이 강해진 이라크에서 철군하는 일정을 정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25일 성명을 내어 “미국과 이라크 정부는 며칠 내로 고등군사위원회(HMC) 실무 회의를 시작해 지난해 공동안보협력대화(JSCD)에서 약속한 절차를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나라는 지난해 8월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연합군의 주둔 일정을 정하는 고등군사위원회 창설에 합의한 바 있다.
오스틴 장관은 “이 회담은 지난 여름 합의한 고등군사위원회의 일부”라며 이를 통해 “양국이 지속적인 양자 안보 파트너십으로 전환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 회담에서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병력 규모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라크 외교부도 같은 날 성명을 내어 이번 회담은 “이라크 내 국제연합군의 주둔 기간을 명시하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시간표를 수립하고, 이라크 영토에서 (연합군의) 점진적이고 신중한 감축을 시작해 궁극적으로 연합군의 임무가 종료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에이피(AP) 통신은 이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양국 대표단이 27일 만나 회담 준비 절차를 시작한다고 전했다.
2003년 이라크를 침공한 미국은 2011년 이곳에서 병력을 완전히 철수했다. 하지만, 이슬람국가(IS)가 중동 정세를 뒤흔드는 위협으로 떠오르자 2014년 80여개국과 국제연합군을 만들어 현재 2500여명의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다.
상황이 급격히 변한 것은 지난해 10월7일 가자 전쟁이 시작된 뒤다.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세력은 가자 전쟁에서 이스라엘을 일방적으로 편드는 미국에 반발하며 미군 시설을 약 60회 이상 공격하고 있다. 그러자 이라크에선 미군이 이제 그만 철수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지난해 8월 미 연합군 철수 협상이 시작됐지만, 친이란 무장세력의 공격이 이어지자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모습이다. 미 국방부는 이 회담 개최가 지난해 처음 논의됐고 최근 공격과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라크 정부는 5일 성명을 내어 미군 철수 추진을 공식화했다. 또 모하메드 시아 수다니 총리는 18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를 계기로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 나서 미 연합군이 이라크에 주둔할 명분이 없다고 밝혔다. 나아가 이라크군이 남은 이슬람국가 세력과 맞설 수 있다며 “우리는 주권 국가이기 때문에 이러한 입장을 취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이것은 국민의 요청이고 이라크는 민주주의 국가”라고 강조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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