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FA 모두 사인 앤드 트레이드라니'... 롯데 복귀한 김민성, KBO 최초 역사가 됐다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김민성(36)이 친정팀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했다. 14년만 복귀다. 그런데 두 번의 FA 계약을 모두 사인 앤 트레이드로 해 놀랍다.
김민성은 26일 LG와 2+1년 최대 9억원(계약금 2억원, 연봉 5억원, 옵션 2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바로 롯데로 트레이드 됐다. 롯데 내야수 김민수와 맞바꾸는 1대1 트레이드다.
김민성은 덕수정보고를 졸업하고 2007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13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데뷔했다. 이후 2010년 넥센 히어로즈로 트레이드 됐고 9년을 뛰었다. 2018시즌 후 FA가 된 김민성은 2019년 3월 5일 키움 히어로즈에서 3년간 총액 18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총 12억원, 옵션 총 3억원)에 계약한 뒤 현금 5억원에 사인 앤 트레이드 형식으로 LG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었다.
김민성의 역할을 백업 내야수였다. 주 포지션인 3루 자리는 문보경에게 내줬으나 내야 전 포지션을 백업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지난 시즌 알토란같은 활약이 돋보였다. 주전 유격수 오지환이 시즌 초반 옆구리 부상을 당하자 그 자리를 김민성이 메웠고, 2루수 서건창이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간 뒤에는 2루도 책임졌다. 이밖에 1루, 3루도 가끔씩 뛰며 주전들의 휴식을 부여했다.
수비 이닝을 보면 1루수(105⅔이닝), 2루수(280이닝), 3루수(135이닝), 유격수(145이닝)까지 내야 전 포지션에서 모두 100이닝을 넘겼다.
김민성의 존재는 LG에 큰 힘이 됐다. 그리고 29년만 우승까지 맛볼 수 있었다. 김민성의 지난해 성적은 112경기 타율 0.249(273타수 68안타) 8홈런 41타점 2도루 출루율 0.326 OPS 0.703이었다.
시즌 종료 후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김민성은 원소속팀 LG와 협상을 진행했다. LG는 당연히 올해도 김민성의 존재가 필요했기에 잔류시키려 노력했다. 지난 1월초 조율 끝에 LG는 지도자 연수 부분이 포함된 '최종안'을 제시했고 김민성의 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기류가 달라졌다. 롯데가 뒤늦게 관심을 보인 것이다. 그러면서 사인 앤드 트레이드 방식이 논의됐고, 롯데행이 성사됐다. 김민성 개인으로서는 두 번의 FA 이적을 모두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했다. KBO리그 역사를 봤을 때 사인 앤드 트레이드 사례가 적을 뿐더러 FA 계약으로만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한 경우는 오직 김민성 뿐이다.
차명석 단장은 25일 마이데일리와 통화에서 "며칠 전 롯데 측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김민성에게 관심이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김민성을 만나봐라'고 했다. 합의를 해야 사인 앤드 트레이드가 되든지 말든지 하는거 아닌가"라고 했다. 오후 6시가 조금 넘는 시간이었다.
김민수는 롯데가 사인 앤드 트레이드를 문의하면서 제시한 명단 중 한 명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차명석 단장은 "롯데로부터 몇몇 (트레이드가) 가능하다고 들었다. 그 명단에 김민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빠르게 합의가 이뤄졌고, 김민성의 롯데행, 김민수의 LG행이 확정됐다.
김민수에 대해 LG는 "청소년 대표 출신으로 경찰청에서 병역을 마쳤으며, 타격에서의 장점이 큰 내야수로서 핸들링이 우수하고, 준수한 송구 능력을 가지고 있는 유망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LG로서는 김민성이 롯데로 가더라도 내야 자원이 있어 큰 타격은 받지 않을 전망이다. 일단 신민재가 주전 2루수로 자리잡은 가운데 지난해 말 구본혁이 군대(상무야구단)에서 제대했다. 이밖에 손호영, 김주성 등이 내야 백업을 받을 예정이다. 여기에 김민수까지 가세하기 때문에 크게 아쉽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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