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위기 고조에…국제유가 두달 만에 최고치
지정학적 위기가 장기화 양상을 보이면서 국제유가가 두달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2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77.36달러로 전날 종가 대비 2.27달러(3.0%) 상승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전날 종가보다 1.92달러(2.4%) 오른 배럴당 81.9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와 브렌트유 모두 지난해 11월 29일 이후 종가 기준으로 약 두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른 것이다.
중동 지역 불안으로 홍해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상황이 지속되면서 원유 공급에 대한 불안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 2위 해운선사 머스크는 전날 머스크 디트로이트호와 머스크 체서피크호가 미 해군의 호위를 받으면서 아덴만에서 홍해로 연결되는 관문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지나던 와중에 예멘의 후티 반군으로부터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군은 드론으로 크림반도의 주요 정유시설을 공격해 러시아의 에너지 인프라에 피해를 입혔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19일 러시아 서부 브랸스크 지역의 유류 창고를, 앞선 18일에는 북서부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역의 석유 터미널을 공격하는 등 올해 들어 러시아 에너지 인프라를 노린 공습 빈도를 높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보기관(SBU)은 이번 러시아 남부 에너지 시설 공격의 배후를 자처하면서 향후에도
러시아군에 연료를 제공하는 시설들에 대한 공격을 지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기에 이날 발표된 미국의 원유 재고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도 유가 상승을 부채질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주간 보고서에서 한파 영향으로 상업용 원유 재고가 한 주 전보다 920만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김광래 삼성선물 연구원은 “최근까지의 홍해 이슈들과 이란의 직접 개입,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 2위 원유 생산국인 이라크의 공급 차질 문제까지 더해질 경우 원유 시장은 더욱 혼란스러운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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