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화폐권력과 민주주의

전태훤 선임기자 2024. 1. 2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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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을 위태롭게 보고 있다.

무엇이 문제기에 대한민국이 이런 위기를 걱정하게 됐을까? 최배근 건국대 교수의 신간 '화폐 권력과 민주주의'는 경제사적 측면에서 지금의 한국 경제의 현실을 진단하고 문제를 해결할 해법을 함께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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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권력과 민주주의 /월요일의꿈

심각해진 한국 경제, 우리는 지금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

많은 이들이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을 위태롭게 보고 있다. 무엇이 문제기에 대한민국이 이런 위기를 걱정하게 됐을까? 최배근 건국대 교수의 신간 ‘화폐 권력과 민주주의’는 경제사적 측면에서 지금의 한국 경제의 현실을 진단하고 문제를 해결할 해법을 함께 이야기한다.

저자는 19세기 이른바 ‘대영제국 시대’를 이끈 원동력에 주목한다. 역사가들은 유럽에서 왕권이 가장 취약한 절대왕정(영국)이 가장 강한 국가가 되었다는 역설을 이야기한다. 왕권이 가장 취약했던 영국은 어떻게 대영제국으로 거듭날 수 있었을까? 저자는 “오늘날 미국의 최대 경쟁력이 군사력이고, 그 군사력을 가능케 한 것이 경제력이고, 경제력을 상징하는 것이 바로 달러를 찍어내는 힘이듯, 영국 군사력은 영국의 경제력으로 가능했고, 그 경제력은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기술혁신이 바탕이 됐다”며 “이런 기술혁신을 가능케 한 것은 근현대 세계라는 새로운 세상을 연 사회혁신이었고, 그 바탕엔 민주주의와 불환화폐 시스템(중앙은행 시스템과 사실상 동의어), 그리고 유한책임 회사 등으로 구체화하는 혁신이 뒷받침됐다”고 말한다.

저자는 오늘날 대한민국 경제가 놓치고 있는 문제의 핵심이 ‘공공금융(Public finance)’의 역할을 해야 할 사회몫이 ‘재정’이라는 개념으로 축소된 것에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공공금융이 재정으로 축소되면 국민이 민간금융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다”며 “이는 근본적으로 민주주의가 금융 자본에 의해 잠식된 결과며, 오늘날 자산 불평등이 갈수록 심화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꼬집는다. 대한민국이 ‘부동산 카르텔 공화국’으로 전락하고 불평등과 양극화를 겪는 인구소멸 1순위 국가에,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전철을 밟아가는 의문이 드는 건 우리나라의 화폐 권력이 공공금융으로서의 존재 이유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책은 “은행 시스템의 잘못된 설계는 기본적으로 정치의 실패이자 민주주의가 작동하지 않은 결과”라며 “불평등의 증가는 다시 민주주의 체제의 사회적 구조를 위협하고 세금을 통한 전통적 형태의 재분배조차 망가뜨린다”고 주장했다.

최배근 지음ㅣ월요일의꿈ㅣ224쪽ㅣ1만8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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