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인사이드] 1위보다 치열한 'ETF 3위' 싸움…KB·한투 인력 빼내기 '신경전 '

조슬기 기자 2024. 1. 26.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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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선두 싸움 못지않게 눈길을 끄는 중위권 싸움이 연초부터 여의도 증권가에서 펼쳐지고 있습니다. 

작년 한 해 무려 54%라는 역대급 성장세를 보였던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3위권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ETF 시장의 양강 체제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1위 다툼보다 시장 점유율 3위와 4위인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 간 경쟁 구도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펀드 명가' 재건을 외치며 2021년 말 삼성운용 출신 배재규 대표를 영입해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 온 한투운용이 3위 KB운용 자리를 넘볼 정도로 격차를 줄이자, KB운용도 곧바로 한투운용 내 핵심 인력을 영입해 조직을 정비하며 반격할 채비를 마치고 3위 수성에 나섰는데요.

양사 간 점유율 격차가 불과 1년 새 4%p대에서 2%p대로 줄어들 정도로 한투운용과 KB운용이 만든 창과 방패 구도가 뚜렷해진 모습입니다. 

'ETF 3위' 타이틀 수성 KB운용…경쟁사 인력 영입 및 조직 재정비  
업계에서는 ETF 시장 내 정체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KB운용이 먼저 방아쇠를 당겼다고 보고 있습니다.

새로 취임한 김영성 대표가 곧바로 조직 개편을 실시하고 주요 부서인 글로벌 멀티에셋, 부동산 등 주요 사업본부 임원을 선임한 뒤 마지막 퍼즐인 ETF 사업 총괄 담당자를 경쟁사 한투운용 인력으로 채워서입니다.

배 대표와 함께 한투운용의 ETF 브랜드를 'KINDEX'에서 'ACE'로 교체하는 작업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진 김찬영 디지털 ETF마케팅 본부장을 최근 KB운용의 ETF 사업 총괄로 영입하는 데 성공했는데요. 

운용사 고유의 색채에 맞는 ETF 상품 라인업을 구성하는 데 강점을 갖고 있는 인사로 평가받았던 만큼 딱히 내세울 만한 분야가 없어 밋밋하다는 평을 받아 온 KB운용에 자신의 장기를 발휘할 것이라는 평이 많습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후발 주자 입장에서는 2차 전지나 로봇처럼 빠르게 변모하는 투자 트렌드를 잘 포착해야 하는데, KB운용은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했다"며 "채권형 상품으로 몸집을 어느 정도 유지했어도 눈길이 갈 만한 ETF 상품 라인업이 부족했던 만큼 이를 메울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투운용이 지난해 ETF 마케팅에 비용과 인력을 쏟아부어 점유율을 많이 늘린 것에 자극받아 해당 인사를 영입해 격차를 다시 벌리는 카드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만년 3위 사업자임에도 무색무취하다는 평을 벗어나기 위한 고민도 반영된 움직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ETF 점유율 확대 나선 한투운용…'펀드 명가' 재건 목표  
한투운용도 KB운용의 이러한 움직임에 맞서 지난해 일군 나름의 성과를 올해도 꾸준히 이어가겠다는 목표 하에 3위 탈환을 위한 공세를 늦추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지난해 시장 내 킬러 상품 중 하나였던 ACE 미국채 30년 ETF를 비롯해 포스코 그룹주 ETF 등 특색 있는 상품 발굴을 올해도 지속해 나갈 방침입니다. 

펀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마이너스(-) 15%까지는 후순위 투자자가 손실을 먼저 떠안고, 이익이 발생했을 때는 10%까지 선순위 투자자의 이익으로 우선 배정하는 손익차등형 펀드를 내놓은 게 대표적인 예입니다. 

아울러 포스코 그룹주 ETF처럼 K팝 열풍을 주도하는 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4곳에 집중 투자하는 'ACE KPOP 포커스 ETF'도 한투운용 특유의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평가받습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후발 주자로서 ETF 시장 내 점유율을 끌어올리려면 차별화된 테마 ETF 상품 라인업은 필수"라며 "빠르게 변하는 시장 내 투자 트렌드를 정확하게 읽어내는 능력과 유의미한 수익으로 고객들에게 평가받겠다는 각오로 읽힌다"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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