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의 가창신공] 아이유 '러브 윈즈 올' 어떤 특장점이 있을까?

조성진 기자 2024. 1. 26.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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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중음악사 또 하나의 명작 탄생 예견
예쁘고 특색있는 음색과 딕션 잘 살린 우아‧아름다운 곡
다채로운 색감의 톤은 역대급
호흡 소리도 적극 프레이즈화 ‘호소력 짙게’
후렴구 최고음 ‘반가성 팔세토’ 처리 탁월
목이 눌리거나 조여지기 쉬운 위치도 잘 소화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편곡도 돋보여
가사로 설득하며 지성미 절제된 창법 ‘진일보한 음악세계’
사진=아이유 'Love wins all' 뮤직비디오 캡처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현 단계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노래 좀 한다는) 젊은 여성 솔로가수, 아이돌 가수 등 모든 걸 통틀어 발성가창, 음악과 스타일 모든 면에서 아이유(IU이지은)의 상징성은 매우 크다.

202138일 자 스포츠한국 '조성진의 가창신공'에서 2000년대 한국 대중음악계 여성 아티스트/보컬은 아이유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다고 썼듯이 현역 가수들 중에서 아이유는 가장 다양하고 폭넓은 장르와 스타일을 오감은 물론 보컬 창법이 감성이라는 가창자 고유의 어법과 맞물리며 가야 할 최종 단계, 그 꼭지점에 위치해 있다.

보컬과 음향 면에서 온통 덧칠에 또 덧칠을 하며 기술적 과부하가 걸린 K/대중음악씬에서 아이유는 기본적으론 어쿠스틱 마인드의 무공해에 발을 딛고 있다. 거기에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극소량의 덧칠을 액센트로 추가하는 정도다. 이건 코린 베일리 래나 노라 존스 등 무공해 청정수역을 추구하는 해외의 몇몇 음악가들을 좋아하는 아이유의 취향도 다소 반영돼 있다고 본다.

기기에 의존하기보단 어쿠스틱 마인드로 자신이 가진 발성과 가창을 1차적으로 보여주려 한다는 건 그만큼 노래에 자신이 있다는 것이고 특히 감성적으로 남다르단 것이기도 하다. K팝 및 전 세계 대중음악 발성의 주류가 된 '트왱(twang)' 기술이나 난이도 높은 '보컬프라이' 등 트렌드 창법에 동조하지 않고 아이유식 감성을 톤과 프레이즈화하고 있다. 그만큼 음악과 가창에 있어선 고지식할만큼 타협을 모른다.

데뷔 무렵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이유는 "생각이 들어가는 음악을 하고 싶다""여러가지를 해보며 내 주관을 확실히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불과 16살 때 했던 인터뷰다. 아이유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이러한 방향성을 견지해 오고 있는 것이다.

아이유가 새 앨범 발매에 앞서 'Love wins all'을 지난 24일 오후 6시 선공개했다.

'러브 윈즈 올'은 발매 1시간 만에 멜론 톱100 정상을 차지했다. 20218월 멜론 차트 개편 후, 여자 가수 중 가장 빠른 속도의 1위 기록이다. 또한 25일 오전 8시 기준 지니, 벅스 등 온라인 실시간 음원차트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이외에 아이튠즈 톱송 차트에서 체코, 핀란드, 홍콩,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사우디아라비아, 싱가포르, 대만, 태국 등 전 세계 23개 지역 1위에 올랐다. 아이유의 막강 음원 파워를 보여주는 예다.

영단어 'win''(경쟁갈등에서)승리하다' '이기다'라는 뜻이다. 캠브릿지(케임브리지), 옥스포드, 웹스터 등 유명 사전에 의하면 '노력을 통해 성공하거나 무언가를 달성하다' '행동이나 설득을 통해 누군가의 지지호의를 얻다' '획득, 도달, 설득, 영향을 미치다'라는 의미도 내포한다.

'러브 윈즈 올'을 들으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이유는 이미 월드스타지만 그럼에도 음악적으로 누군가의 지지호의를 더욱 많이 얻으며 갈수록 영향력이 더 크게 확대되리란 걸.

'러브윈즈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톤이다. 우아하고 아름답지만 일견 단호하게 다가오는 다양한 색감의 톤은 그간 아이유가 노래한 곡 중 역대급으로 손색없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도 더욱 짙은 호소력으로 가슴을 적신다. 공간계 음향이 살짝 걸린 보컬은 호흡 소리를 요소요소에 삽입해 프레이즈화시키고 있는 것도 주목된다. 최근 건강 이상 등 염려되는 컨디션이 있었음에도 '성대 이상무'라고 외치듯 미세하게 체스트가 동반된 상태로 위쪽 소리를 무리없이 잘 띄우며 극중 캐릭터에 몰입하듯 완벽한 '아이유표' 연기(빙의)를 보여준다.

아이유는 데뷔 이래 지금까지 시간이 갈수록 무르익는 가창과 음악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아이유라는 우주는 또 다른 확장과 업그레이드를 위해 쉼 없는 빅뱅이 이어지는 중이다. 그래서 아이유가 '지금' '' 공개한 음악은 '현재' 최상위의 작품 중 하나지만 여전히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든다. 

'러브 윈즈 올'은 아이유가 작사했다. 아이유 특유의 남다른 감성과 다의적 의미가 깃든 노랫말이 인상적으로 가슴을 울린다.

작곡과 편곡은 서동환이 맡았다. 음악 프로듀서이자 작곡가 서동환은 정승환과 작업하며 2020'안테나' 소속 아티스트로 인연을 맺었다. 정승환 외에 권진아, 샘김, 곽진언, 옹성우, 정진우 등 여러 가수와 작업한 서동환은 요즘 가장 감각적인 곡 쓰기로 정평 높은 젊은 작가 중 하나다. 아이유 유튜브 채널의 고정 코너 '아이유의 팔레트' 하우스밴드 멤버(건반)로 활동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추후 아이유 새 앨범 관련해선 발매 즈음 '조성진의 가창신공'에서 심층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동아방송예술대 실용음악과 오한승 보컬 주임교수는 '러브 윈즈 올'에 대해 "도입부에 연속 두 번 나오는 글리산도가 너무 매혹적이고 고급스럽다""가사가 추상적이고 개인적인데, 보편적이며 냉정하고 균형감 있는 사랑에 대한 아이유의 시각을 나타낸다"고 평했다. 오한승 교수는 "아이유는 어렸을 때 웅변을 했던 가수로 어느 시점부터 너무도 자연스럽게 가사의 단어들로 사람들을 설득하고, 지성적인 노래와 절제된 창법으로 자신의 음악을 '입증'하는데 이번엔 그것이 더 진일보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오한승 교수는 "노래는 가볍게 찌르기만(punchy)하고 가성과 진성을 연결시키며, 이전 '아이와 나의 바다'에서처럼 두터운 코러스(백보컬)의 합창으로 클라이막스를 주지도 않는다""후렴부의 최고음('나쁜 결말~일까/길 잃은~')을 반가성 팔세토로 처리하는 방식에 있어서 가수들이 낼 수 있는 가장 앞쪽 위치에서 발성하는데 이것이 너무도 아찔하게 좋다. 대부분 목이 눌리거나 조여지기 쉬운 위치이기 때문에 이는 매우 어려운 것이다. 이런 기교와 방식으로 노래하는데 디즈니의 사운드트랙 느낌이 나지 않고 자신의 세계관이 느껴지도록 노래할 수 있다는 것이 대단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나얼, 성시경, 김범수, 브라운아이드소울 등 많은 가수와 작업한 편곡자 겸 음악감독이자 '봄 안녕 봄', '첫 겨울이니까' 등을 작업한 강화성은 "곡의 전개가 뚜렷하다. 감정선의 상승폭이 후반부에 갈수록 더 극대화가 되면서 이야기는 절정에 이르게 된다. 편곡적으로도 과하지 않게 감정을 더 폭발시킬 것 같으면서도 절제하는 의도가 돋보여서 인상적"이라고 평했다. 또한 강화성 감독은 "마치 동화나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한 서사가 곡에 담겨있으며, 요즘 좀처럼 보기 힘든 사운드와 스타일이라 편곡자의 한 사람으로서 더욱 반가웠다""아이유만이 가진 예쁘고 특색있는 음색과 딕션을 잘 살린 우아하고 아름다운 작품"이라고 엄지척을 아끼지 않았다.

아이유&김연아 '얼음꽃'을 세션한 명 기타리스트 김세황은 '러브 윈즈 올'에 대해 "음악적으론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마치 고급스러운 만화영화 중 극적인 부분을 음악적으로 표현한 듯한 분위기가 한국적인 그리고 아이유 특유의 색깔로 깊이 있게 표현됐다"고 평했다. 이어 "아름답고 소박하게 시작하다가 화려한 편성의 극적인 구성으로 이어지는 아이유만의 내공을 엿볼 수 있다"고 했다. 또한 김세황은 "한국의 수많은 아이돌 아티스트 틈을 뚫고 최고의 걸작 신보를 통해서 그녀의 완성도는 '역시'"라며 "다시 한번 아이유가 자신의 재능을 멋지게 표현한 곡으로 팬들을 찾아와 너무 기쁘다"고 덧붙였다.

'러브 윈즈 올' 이 한 곡만으로도 2월 발매 예정인 아이유 새 앨범은 한국 대중음악사에 빛날 또 하나의 명작의 탄생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corvette-zr-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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