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번·왕이, 26~27일 방콕서 회동···“대만·홍해 긴장 등 논의”

김유진 기자 2024. 1. 26.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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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도발 등 한반도 관련 논의도 주목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 AFP연합뉴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26~27일 태국 방콕에서 만날 예정이다. 양국 안보 사령탑의 대면 회동은 지난해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대만을 둘러싼 긴장과 양안 관계,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 북한의 도발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25일(현지시간) 설리번 보좌관과 왕 부장의 26~27일 회동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는 지난해 11월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전략적 소통을 유지하고 관계를 책임감 있게 관리하기로 한 합의의 연장선”이라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도 왕 부장의 26~29일 태국 방문 기간 설리번 보좌관과 회동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설리번 보좌관과 왕 부장의 회동은 지난 13일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반중 성향의 라이칭더 민진당 후보가 당선된 이후 약 2주 만에 이뤄지게 됐다. 양측은 대만 총통 선거 이후 양안 간 긴장 고조 문제에 대해 양국의 기존 입장을 강조하며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설리번 보좌관과 왕 부장의 회동 가능성을 보도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양측이 미·중 관계 안정화를 목표로 비공식 대화를 통해 소통하고 있다면서 특히 이번 회동은 대만 새 총통 취임을 둘러싼 중국의 반응을 미국이 주시하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설리번 보좌관과 왕 부장은 최근 홍해 상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이 잇따르고 이로 인해 글로벌 물류 교란이 일어나는 데 대해서도 논의할 전망이다. 미국은 특히 중국 정부가 후티 반군을 지원하고 있는 이란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압력을 행사하는 등 중동 지역 긴장 완화를 위한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중국 신임 외교부장으로 유력한 류젠차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최근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도 이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해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하는 한편, 홍해 위기가 가자지구 충돌에서 파생된 것이라며 전쟁 수습이 급선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또한 미·영의 후티 반군 기지 등에 대한 공습을 겨냥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무력 사용 승인을 받지 않았다면서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번 회동에서 북한의 계속되는 미사일 발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남 ‘전쟁 위협’ 발언 등으로 긴장이 커진 한반도 상황에 관한 논의가 얼마나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미·중은 지난해 정상회담을 계기로 2022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 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단절됐던 양국 군사 대화를 재개하는 등 표면적으로 관계 안정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규제 강화 조치 등으로 첨단기술 분야의 양국 간 대립은 고조되고 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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