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수술 입원 실손 인정 안된다
실손보험 집단소송 보험사 승소
法 “6시간이상 입원 인정 어렵다”
업계 “불필요한 수술행태 없어질것”
백내장수술 후 입원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했다며 실손의료보험 가입자들이 보험사들을 상대로 낸 집단소송에서 법원이 보험사 쪽의 손을 들어줬다. 최대 쟁점이었던 입원 여부와 관련해 입원한 사실이나 그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업계에서는 백내장수술에 대해서는 통원 기준으로 보험금을 지급하라는 법원의 일관된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36부(부장 황순현)는 24일 실손보험 가입자 137명이 11개 보험사(손보 9개·생보 2개)를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앞서 실손보험 소비자권리찾기 시민연대(실소연)는 2022년 7월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을 통한 백내장수술을 받은 뒤 통원보험금을 지급받거나 입원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한 가입자들로 소송인단을 구성해 최대 5000만원인 입원보험금을 지급하라며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의 쟁점은 입원 여부였다. 재판부는 해당 보험약관과 대법원 판례 법리, 보건복지부 고시 내용을 종합 검토한 결과, 입원의료비를 보험금으로 지급받기 위해서는 수술한 의사의 판단으로 환자가 6시간 이상 입원실에 머무르면서 의료진의 관찰·관리 하에 치료를 받았어야 한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원고들의 진료기록부 등에 따르면, 입·퇴원 시각을 알 수 없거나 6시간에 현저히 미치지 못하는 경우, 수술 시각·종료 시각이 정확하게 기재되지 않은 경우가 다수 있었다. 수술 직후 부작용이나 합병증이 발생했거나 이를 치료했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었다. 재판부는 이를 토대로 “이 사건 수술을 받고 6시간 병원 내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수술을 진행한 병원들은 홈페이지에 백내장수술 당일 산동제 투여 후 동공 확대까지 1~2시간이 소요되며 수술실에 들어가 수술을 하는 데는 약 15~20분 정도면 끝난다는 취지로 안내했다며 “6시간 이상 의료진의 관찰·관리나 입원이 필요한 수술에 해당한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수술을 진행한 대부분의 병원이 의료법상 ‘의원급 의료기관’으로 주로 외래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의료기관이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상으로도 대부분 입원실이나 병상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며 원고들이 입원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가능한지 의문이라고도 지적했다.
원고들은 이번 소송에서 보험사가 종전까지는 동일 유형의 백내장수술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했다가 입원 실질 등의 요건을 근거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보험계약자 평등 대우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는 주장도 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들이 과거에도 보험금 지급에 있어 치료 필요성 및 실질적 입원치료 인정 여부를 판단해 입원보험금을 지급해왔던 점, 보험사들이 최근 관련 심사를 엄격하게 한다는 점을 들어 피고들이 보험계약자마다 차별적으로 약관을 해석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로 백내장수술에 대해서는 통원 기준으로 보험금을 지급하라는 법원의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보고 있다. 앞서 대법원은 2022년 6월 부작용·합병증 등 입원치료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 백내장수술 보험금을 통원 보장 한도에서 지급하라는 취지로 판결한 바 있다.
특히 그간 백내장과 관련한 과잉진료가 실손보험금 누수를 유발시켰던 만큼, 일관된 법원의 판단이 향후 과잉진료를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2022년 백내장수술에 대해 지급된 실손보험금은 7083억원으로 비급여 항목 중 물리치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에 이어 최근 집단소송에서도 법원은 일관된 입장을 재확인했다”며 “일부 의료기관의 실손 입원보험금 청구를 목적으로 한 불필요한 수술 행태가 사그라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승연 기자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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